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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결혼 이야기 하는 애인

cesare |2008.01.05 13:05
조회 956 |추천 0

 

 

눈으로만 즐기는 20대 톡커입니다

제가 제대로 된 연애는 처음이고 경험이 없어서 이렇게 조언 부탁드릴려구요

 

저에겐 애인이 있어요.

나이 차이는 좀 나는. 보통 사람들이 헉!한답니다;; 전 아직 학생이지만 애인은 결혼 적령이거든요.

하지만 너무 좋은 사람이고 저와 잘 맞는 사람입니다.

 

저 안이쁩니다. 네, 안이뻐요. 절대 미인형이 아니죠.

거기다 전형적인 동안형이라 낼 모래 대학교 졸업인데 중고생으로 오인받습니다.

당연히 여성 정장이라던가 어여쁘고 여성적인 옷차림은 못합니다.

(고딩이 언니 옷 훔쳐입고 나와 생쑈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는)

 

그렇다고 제가 몸매가 좋으냐?

몸매가 좋기는 개뿔. 허벅지도 튼실하고 똥배도 나왔고, 가슴도 평균입니다.

키도 160정도 밖에.

나올때 들어가고 들어갈때 나온 몸매에요. 여름이면 작아지는ㅠ

 

성격이 좋지도 않습니다.

습관성 울컥증에 변덕도 있고 어리광 심하고 다른 분들처럼 애교를 부리는 행동도 못합니다;; 외로움도 많이 타구요.

거기다 덤벙거리고 잘 넘어지고(꽈당민정만큼 넘어집니다... 허공에서도 넘어져요), 털털한 것 처럼 보이는데 예민하고, 음악만 틀어줘도 눈물을 줄줄 흘릴 정도로 거주창스러운 감수성에, 뭘 해도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어 꼭 손이가 가게 만듭니다(... 아, 적으니까 슬프다)

 

청소도 제대로 할 줄 모르구요, 밥이나 겨우 짓고 몇가지만 할 수 있지 살림이라곤 적성과 재능 둘다 떨어집니다.(엄마가 가르키다가 포기했으니 말 다했죠) 제 침대 시트 하나 제대로 못 깝니다;;

 

게다가 먹는 양은... 저 남자밥 먹어요(...) 식당에서 당당하게 전 남자밥으로 주세요. 이럽니다.

 

그러면 튼튼하기나 해야되는데 몸은 태어날 때부터 허약 체질이라 유전된게 있어서...

천식있구요, 기관지가 선천적으로 좀...(수술은 제가 거부했구요), 상처도 잘 나는 체질이라 손목만 좀 세게 쥐어도 멍 들구요, 스트레스성 만성 위궤양도 있어요. 조금만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어도 열이 38도까지 막 올라가구요;;

생리통은 얼마나 심한지 원래 예민한데 더 장난이 아닙니다;

근무 중에 몰래 생리대랑 약 사온 애인한테 "XXX가 아니잖아!" 하고는 얼굴에 집어 던지고...

그걸 또 승질 한 번 안내고 한시간 동안 약국을 다 뒤져서 바꿔와요ㅠㅠㅠ

 

저 참 못났죠........

 

근데 애인이 자꾸 결혼 이야기를 합니다...

제 장점이라고 해봤자 단순해서 다루기 쉽다(...), 잘 안삐진다, 잘 웃는다.

귀염성있게 생긴 얼굴이긴 하지만 절대 미인도 아니고

성격도 안좋고

몸도 안좋고

 

저, 집도 가난해요.

저 공부할 돈이 없어서 서울에 있는 좋은 사립대들 추천서랑 원서들 다 포기했어요.

(요즘도 저같은 사람 있답니다. 제 80년대 후반에 태어난거 맞구요.)

학원에서 제발 보내달라고 해도 돈 없어서 학원도 못갔고 학창시절 반장 부반장 할때도 저희 집에서 아무것도 못했어요. 반에 아이스크림 한번 제대로 돌리지 못했어요. 고3때 제발 애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 보내자고 학교 선생님들이 줄줄이 전화가 왔었는데, 저희 엄마 그걸 숨기고 끝까지 저한테 말씀도 안하셨어요. 뭐 사달라는 소리나 뭐 하고 싶다는 소리도 제대로 못하고 컸습니다;;

저 당장 시집간다고 하면 시집 갈 돈도 없을 거에요.

당장 아버지 회사도 그만두시는데요.

 

하지만 애인은 결혼 이야기를 계속해요. 항상하죠.

펀드는 얼마정도 있고 모아 논 돈이 얼마정도 있고, 재개발 되는 아파트는 부모님들이 주시기로 하셨고 나도 그래서 돈을 드리고 있고, 어떻게 어떻게 모아서 어떻게 쓰자, 나이가 들면 여행을 다니자, 난 너랑 같이 늙으면서 다정하게 살면되지 애가 좋지만 안 낳고 싶다.

 

월급받으면 받는대로 명세서 펼쳐놓고 '이만큼은 집세고 이건 내 생활비고 이건 내 펀드 들어갈 돈이고 이건 너 겨울에 가죽장갑 하나 사줄 돈. 너 장갑 없잖아. 너랑 데이트 비용은 이만큼. 부모님께 용돈은 이번달에는 새해니까 좀 넉넉하게 이만큼 드리려고. 나 용돈은 요만큼 쓸게.' 이렇게 다 신고합니다.

 

너무 좋은 사람이죠.

저보다 나이도 좀 많이 많아서 확실히 결혼을 생각해야할 나이입니다.

 

하지만 제가 너무 부족해서 애인이 그런 말을 할 때마다 그냥 웃으며 두리뭉실하게 대꾸하고 마네요. 저희집은 혼수도 예단도 제대로 못할 거구요, 저도 애인에 비해 부족하기만 합니다. 아직 학생이니까요.

 

아무리 제가 아르바이트를 해도 데이트 비용 반쯤 부담하는거, 애인 혼자 사는 집 추울까봐 기름 넣는데 돈 조금 보태는거, 냉장고에 먹을거 조금 채워넣는 것 정도 뿐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미안해요.

 

그리고 냉정하게 말하면

내일 당장 우리가 헤어질지 어떻게 압니까(상상만해도 슬프지만)

 

100점만점에 50점은 커녕 -50점인 저같은 사람과 정말 결혼하고 싶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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