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써야 하나를 망설인건 미신을 조금 믿는 성향이 있어서입니다.
그러니까 지난 12월 31일에서 밤이었습니다.
전 삼십 중반의 남자인데.. 뭐랄까... 조금 기감에 민감한 편입니다.
연말이다 뭐다해서 무척 바쁜 날이었는데요. 집이 서울인 저는 직장을 인천쪽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출장이 잦은 일입니다.
연말이라서 지난 금요일부터 새해 전날인 월요일까지 휴무하며 여러군데의
모임을 가져야 했습니다.
대략 서너군데의 모임을 갖고, 고향 친구들 모임이 부천에서 또 있었더랬습니다.
정확히는 부천 역곡인데, 역곡은 제 친구들 몇명이 자리잡고 사는곳이라 평소
자주 들르던 곳입니다. 며칠 전, 월요일 날 초저녁인 7섯시쯔음해서 친구들이
모여 들었고 부부동반한 친구들도 여럿이 있었습니다.
지방서 올라온 이도 있었던 탓에 다음날이 휴일이고 해서 편하게 놀며 쉬다 가려는
목적으로 모텔방 두군데를 잡았습니다.
부부동반한 친구들은 역곡 소재 친구집에서 자기로하고 일부 친구들은 모텔방서
한데 자기로 했습니다.
이차저차 술을 마시고 놀다가 일찍 술을 마신탓에 몇몇 친구들은 밤 11시가 되기전에
취하기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노래방을 가기로 했는데 친구 두명이 너무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라서 잡아놓은 모텔방에 재워두기로 했습니다.
술에 취한 친구 두명을 저와 다른 친구 한명이 부축하고 모텔방을 향했고 곧 잡아놓은
방에 친구들 쉬게 해 줄 수 있었습니다.
5층짜리 오래된 모텔방이었는데... 친구 두명을 방에 두고 엘리베이터로 내려오다가
같이 동행했던 친구에게 양치질을 하고 간다고 하며 먼저 보냈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는데 이상하게 등골이 서늘하고 춥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방안엔 희미한 보조등... 어두운 현관과 환한 화장실... 침대방이 아니고
넓은 온돌방이라 더욱 넓게 보인 방이었는데... 그 섬뜩한 느낌에 고개숙이고 있던 전,
얼굴을 들고 벽에 걸린 거울을 보았습니다... 헉...!!!!!!!!
아주 조금만 보았습니다.
분명 긴 생머리와 창백한 얼굴 아랫부분... 하체부분은 보이지가 않았고.. 그 서늘한 냉기
만 온몸을 휘돌았는데 정말 섬칫하고 무서웠습니다.
그 순간 떠오른 예전 생각 하나가 있었습니다. 작년 가울 때 바로 그 모텔에서 자게 된적이
있는데(다른방) 자다가 몸 한쪽이 춥고 소름이 돋는다는 느낌이 들어 술에 취해 자다가 새벽
3시쯤에 부스스하게 일어나 현관쪽을 바라보다가 기겁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방안엔 모텔 밖에서 비춰드는 흐릿한 불빛이 전부였는데 하필 현관이 창문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어서 확실히 보았습니다.
긴 생머리하고 짙게 화장을 했을법한 새하얀 얼굴과 붉은 입술... 절 노려본것은 아니고
지긋이 바라본다고 해야 하는지... 하여간 그렇게 절 보고 있더랬습니다. 그런데 잠결에
인식하지 못하고 멍하게 귀신(?)을 바라보던 전 정말 잠자리서 튕기듯 일어나야만 했습니다.
세상에... 귀신인지 뭔지 그게 허리 아래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짧은 검은색 계통의 원피스는 확실한데 방바닥에서 붕 떠있는듯한? 지금도 너무 생생합니다.
너무 섬뜩하여 치약을 꿀꺽 삼키고 눈에 힘을 주었습니다. 몸이 굳었는데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찔해져와 쓰러질뻔하다가 마침 방안에서 잠든 친구의 전화벨 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되어
다시 현관을 바라보니 귀신(?)은 온데간데 없고.. 전 꿈인가 했습니다.
다시 친구들에게 돌아가 어울리다가... 몇몇 친구에게 그 일을 이야기했고 별일 아닌듯
잊고 즐기다가 술에 취한 채 모텔로 돌아와 자게 되었는데..
그 방에서 잤던 두명의 친구가 아침늦게 일어나 남자들끼리 하는 말을 했습니다.
"야! 어제 어떤 새* 끼 *가 여자 붙혀줬냐?"
그때 전 그 말을 듣고 멍하게 그 모텔 방향을 바라보았습니다.
같은 모텔서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그런 일을 겪게 되다니.. 아직 너무도 생생합니다.
돌이켜 보니 귀신(?)은 분명 여자고 무척이나 이쁜 얼굴이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한게 있는데 그 모텔 바로 옆 건물 지하에 폐쇄된 공간이 있는데 예전에
큰 술집이었다네요. 그런데 그 술집이 오래전에 불이 나 페쇄된지 육칠년 쯤 되었고
건물 자체가 너무 오래되어서 세를 놓거나 수릴 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역곡 친한친구에게 놀러갈 때 마다 그 모텔서만 잤었는데 그 두번의 경험을 하고 나니
새삼 가슴이 떨려옵니다.
친구에게 그 말을 하니 절 보고 웃기만 하는데... 이걸 어떻해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하여간 지난 해가 이상한 경험을 주고 지났네요.
여러분은 지금 귀신을 믿고 계십니까? 연말에 귀신본것이 좋은 조짐이라고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데... 나쁜 경험이 아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