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작시간에 좀 여유있게 대기 위해서
아침 6시에 일어나 씻고 밥먹고... 아무튼 모든 준비가 완벽했다.
다른 날에는 늦게 일어나는 통에 항상 허겁지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같이 모든 준비가 완벽한 날에는 주변여건이 안도와주기 십상이다.
지하철이 기다려도 기다려도 안오는거다. 투덜투덜대며 기다리다 간신히 올라타자
이번에는 역 하나마다 신호대기라면서 5분씩 쉬었다 가는거다.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덕분에 영화 시작한지 10분이나 지나서 들어가야 했다. 다행히 조조라서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자리 찾을 필요 없이 아무자리에나 앉을 수 있었다.
자리를 잡자마자 무서운 장면이 나와서 좌우 옆자리에 아무도 없다는게 좀...그랬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 진짜 괜찮은 영화다. 내 취향이라고 해야하나.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신뢰와 소통에 관한 내용이었다. 결국 같은 얘기지만 말이다.
무엇보다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분위기를 깡그리 갈아치운 전지현이 반가웠다.
그렇지만 반면에 박신양의 항상 어눌하게 더듬는듯한 말투는 다소 오버라 느껴졌다.
그의 그런 말투는 다른 영화에서도 숱하게 들어와서 짜증이 날 지경이었다.
조연으로 나온 김여진은 거의 대사가 없지만 상받을만한 연기라고 생각한다.
투신자살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다. 사람간의 단절을 극복할 그 어떤
방법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껴진다면... 문득 얼마전 유명을 달리한 경영자가 떠올랐다.
정연이 말했지. 사람은 경험해서 믿는게 아니라 단지 그걸 감당할 수 있을때만 믿는다고.
그래... 맞는 말이다. 실연하고 나서 도무지 그 사실을 믿을 수 없었던 이유도 도대체가
감당이 되질 않기 때문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정연의 그런 하소연이 옳다 하더라도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바로 그게 범인들의 한계인걸...
이 영화에선 꽉 막힌 도로에 즐비한 자동차들, 그리고 그 속에 앉아있는 무심한 표정들을
자주 잡아주는데 단절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자,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우리가 주의할것은 세 가지다. 차례차례 새겨두자.
1. 앞으로 식탁에 앉아서 혼자 밥먹지 말자. 이 영화 보고 혼자 식탁에 앉는 사람은 강심장이다.
2. 아파트 베란다에 왠만하면 나가지 말자. 추락하는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면 너무 끔찍하지 않은가.
3. 감당못할 진실은 차라리 모르는것이 더 낫다.
이 영화 생각보다 꽤 무서운 영화다. 그렇지만 적어도 장화홍련이나 여우계단보단 낫다.
근데 티져포스터에 전지현 옆으로 누워 "당신 미쳤어" 카피 뜨는건 영 아니다.
물론 그 대사가 나오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