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 방울
그때의 순수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
* 이외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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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소록도 다녀온다고 무리한 일정을 강행한 뒤로
자주 오른쪽 무릅이 아파 왔다.
(사실은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으로 인한 정신적인 쇼크도 그 이유 중의 하나 인듯 싶은데...)
그 때는 장거리의 운행으로 오래 노출된 에어콘의 냉기 탓에 그냥 시리려니 했었는데...
친정어머니 당뇨로 20여 년이 넘게 투병하시다 결국은 합병증으로 오래도록 다리가 불편하셨던 기억은
이제 겨우 세살박이 늦둥이를 둔 내게 있어 크나 큰 걱정이 아닐 수가 없었다.
예전에 어머님의 주치의가 그러셨다.
가족 서열상... 유전인자상... 체질상...
어머님과 같은 당뇨에 노출될 제일 위험한 인물이 바로 큰 딸인 나 일수가 있다고...
세상에나...
어제 남편에게 등 떠밀려 억지로 끌려간 병원에서는 "류마치스성 관절염 초기 증세"가 왔다고 통보를 하더라구요. ㅠ.ㅠ
이상하게도 요즘 들어 손가락 관절까지도 가끔씩 아프고 저리더라니...
흑흑~~
이제 내 나이 겨우 불혹의 초입인데...
"어른들 말 안들어서 잘 되는 사람 하나도 못 봤다!"
"내 그럴 줄 알았다!"
"도대체가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지..."
"음식 먹는거 보면 어찌된게 아직도 먹는거 보다도 가리는게 더 많으니..."
"진즉에 골다공증 안 온게 신통방통하지!! 참말로..."
(이건, 걱정인지... 악담인지... 고소해 죽겠다는 건지... 울 남편 어제는 제법이나 목에 힘을 한번 줍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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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안 그래도 겉으로 표는 안 내도 속으로의 긴장으로 입술이 바싹바싹 타는 사람을 앞에 두고서
남편의 계속되는 쓴소리... 잔소리에 그만 참았던 울화가 벌컥 몰려들데요.
"이젠 그만 좀 해요!"
"진짜로 열 뻗치는 사람 앞에 두고서는 정말..." ㅠ.ㅠ
하여
오늘 아침부터는 집 근처 ㄷ 대학을 끼고앉은 큰 공원으로 의무적으로도 운동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저마다 생수통을 짊어진 수도없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의 틈에 끼여서,,,
태극권을 배워야 할 지... 단전호흡을 배워야 할 지...
적어도 다음주 까지는 결정을 내리라는 남편의 엄명을 무시 못하게 되어 버렸지 뭡니까?
항상 새벽잠이 깊어 놓치고 살았던 이른 새벽의 활기찬 풍경들...
조를 지어 배드민튼을 치는 사람들... 약수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늘어선 많은 사람들...
빠르게 걷는 사람... 커다란 통나무를 부둥켜 안고는 소리지르는 사람... 철봉에 매달린 사람...
거꾸로 뒷걸음질 치는 사람들까지...
이제껏 눈에 익숙지 않았던 하루를 시작하는 또다른 즐거움이... 참으로 아름답고 흐뭇한 풍경이 되어 가슴 가득한 포만감으로 다가서는 것만 같더라구요.
의사선생님 말씀으론 기초적인 약물복용에 더욱 열심히 운동량을 늘리면... 초기증상은 왠만하면 큰 고생없이 잡을 수가 있다고는 하는데...
문제는 요놈의 고질병인 아주 못 된 "자존심" 이지 뭐예요?
주로 젊은이들은 등산로를 따라 등산을 더 많이 하고...
체육공원에서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어째 모두들 저희 시아버님,시어머님 되시는 연배가 더 많이 눈에 보이던디 말예유... ㅠ.ㅠ
아까 점심 먹고는 큰 맘 먹고 핑크색 츄리닝 한 벌을 장만 했더랬습니다.
내일부터...
ㄷ 대학의 체육공원에서 핑크색 츄리닝 차림으로 어설픈 동작의 태극권 묘기(?)를 보이는 어벙벙한 아줌씨가 한 명 눈에 띄거들랑
님들...
저 인줄이나 아시고... 꼭 손이나 한 번 흔들어 주시고 가십시오!!
아무래도 제겐 태극권이 제일 어울릴 것 같네요!! ^*^
* 바이올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