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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기에게~

지운맘... |2008.01.16 16:23
조회 652 |추천 0

안녕하세요?

저희 미혼모 시설에 있던 자매가..

아기에게 쓴 편지입니다..

 

이 편지글이 임신으로 힘들어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글을 올립니다...

물론 본인의 동의하에 올리구요...^^

www.cyworld.com/01050492730

 

나의 아가야.

우선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너무 고마워...

 

엄마 뱃속에 있는 동안 엄마가 잘 못해줘서 미안하구나.

불안하고 초조하고 늘 걱정만 하는 엄마가 널 신경쓰지도 못해서

또 미안해.

내심 네가 사라지기를 바란적 있던 것도,

너에 대해 나쁜 감정 갖고 있었을 때도 다 ..미안해..

널 내 품에 안아주지 못하고 젖 한 번 못 물려 본 것도

미안해..

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너와 함께 보게 되었다는 것이

감사하구나. 비록 바로 옆에 살을 맞대고 잊지는 못하겠지만

눈부신 5월을 너에게 선물해 준거라고 위안삼아 본다.

 

네가 태어나줘서, 이 세상에 존재해줘서 감사해..

앞으로 네가 겪게 될 많은 일들이 너무나 궁금하구나.

그게 너에게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되길, 아주 간절히 바래..

네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의연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이성적인 사람이 되길 바래. 또 한편으로는 그런 사실에

괴로워하다가 날 만나고 싶어지는 그런 연약한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너무 딱딱한 사람이 되지 않길..가슴이 뛰는 따뜻한 사람이 되어주길 바래..

너무 바라는 게 많지?

내용도 좀 뒤죽박죽이네..

생각나는 대로 평소 너에 대한 생각을 그대로 적느라

내용이 엉망이구나..

그런데 이건 꼭 설명해줘야겠구나. 엄마가 널 보낸 건 널 혼자

키울 수가 없어서란다. 너의 친부와 난 3년 교제 후 너의 존재를

알았는데 그 때 엄마와 아빠는 사이가 좋지 않았단다.

더구나 난 사회초년생이라 돈이 없었어. 너의 친부는 집에 빚이

많아서 일을 많이 해도 하루 세끼 먹는게 힘들다고,

널 키울 자신이 없다며 나에게 미안하다고 했지.

그 때 알았단다. '미안하다'는 말은 참 잔인한 말이라는 걸.

그렇게 엄마는 부모도 속이고 미혼모시설에 들어왔지.

그리고 널 입양기관으로 보낸 후 다시 널 만나러 갔었어.

그 때 마지막으로 네 얼굴을 보는 순간. 네가 웃어주었단다.

얼마나 이쁘고 또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그 얼굴을 평생 기억하고 싶은 이쁜, 아픈 미소였어.

그런데 벌써 희미해지고 흐려져 버렸어.

사람의 기억력이란 그런 형상보다는 체취로 더욱 진해질 수 있는 거 같아.

너의 얼굴보단 체취가 남아있어. 그 체취를 맡을 때

울컥하더라.  내 몸에서도 너의 체취가 나는 데 ...이제는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이 서럽다. 어디선가 다시 느낄 때면

눈물이 나겠지. 참지 않을꺼야.

이렇게 널 보내며 모든 이야기를 흘려보낸다.

난 앞으로 바쁘게 살 생각이야.

네 생각때문에 아플까봐..하지만 생각이 나면

울거야. 펑펑.

그러면 좀 나아지겠지

난 그렇게 살꺼야. 바쁘게

널 가끔 그리며 살게...그러면 너는

그동안 좋은 양부모님 밑에서 사랑받고 건강하게 자라줘.

그러다가 혹시 네가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날 찾아주겠니? 날 찾아와줘, 꼭...

널 실망시키지 않을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께.

꼭 그런 모습으로 있을테니까...꼭 날 만나러 와주길...빌어본다.

지금부터! 바로 이 순간부터..

열심히, 시간을 헛되이 쓰지않고 소중히,소중히 아껴 쓰면서

성실히 살면서 널 기다리고 있을께.

널 만나길 기다리고 있을거야.

 

그 때 너에게 잔인한 말 한마디,

미안하다고 해야겠지?

그 말은 아껴야하는데...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해야하는데...

너에게 할 순 없지만 꼭 너에게 하듯이

내 주변 사람들은 아끼고 사랑하면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많이 많이 말해줄꺼야.

너도 그 두 마디 말을 많이 쓰는 따뜻한 사람이 되어줘.

나도 노력할께..

그럼...사랑하고 꼭 건강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자 우리.

 

너의 엄마가

눈부신 오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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