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거절 잘 못해서 남자친구가 걱정을 많이 했더랬지요...
결국 이런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네요...
직장다닌지 몇개월밖에 안된 새내기 사회인입니다.
이제 막 돈쓰는데 재미가 들린 아이이지요.;;
엄마가 몸이 안좋아서 수술을 하여 간병하러 병원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평소에 늘 늦게오던 버스를 어제도 열심히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해는 기울어 어둡고 한적한 버스정류장이었죠...
안경쓰고 서류가방 하나 든 멀끔한 아저씨가 정류장 주위를 기웃기웃거리더니,,(차림은 평상복)
내게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을 더듬으면서 부끄러워 하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창피하다면서 이야기를 꺼내었는데,,
경기도에서 사는 사람인데 차를 타고 제가 살고있는 대구까지 왔다는 겁니다. 지갑을 집에 놔두고!!
고속도로 통행요금을 낼때가 되어서야 지갑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것이지요...
그곳 정류장 바로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에 친구가 살고있는데 어째어째 친구집에 찾아갔더니 친구가 집에 없더랍니다. 게다가 그 아저씨의 폰은 수리중이라서 어디에 연락할 길도 없더랬지요....
그 친구집에 찾아갔을때는 할머니가 계셨는데 그 할머니께는 차마 부탁을 못하고 그냥 나왔다고...
그리고는 기름이 없어 차를 타고 다시 가지도 못하겠고....
기차 무궁화호를 타면 저렴한 가격에 그 아저씨가 사는 경기도(정확히 어딘진 기억이 안남ㅠ)까지 갈 수 있을것이라고 기차값 2-3만원만 빌리면 안되겠냐고 하더라구요.
다음날 회사에 가야하기 때문에 오늘 저녁에 올라가야한다고...
마침 엄마 병원비때문에 지갑에는 돈이 넉넉히 십만원 가량 들어있었습니다.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듣고는 거절하기도 뭣하고, 아저씨의 외모와 어눌한 말투가 저를 현혹시켰습니다. 이 거절못하는 성격!!!!!
별 꺼리낌도 없이,, 연락처 하나 적어달라고 해서 폰에 받아적고, 그 아저씨는 제 폰번호를 적어 가셨습니다. 연락처는 031-217-5147!! 회사 전화라고 했지요...폰은 수리중이라서....
이 번호를 불러주며 직통전화라는 말까지 했다는..-_-
3교대로 일을 하고 있다면서 2시반쯤 되면 교대시간이라고 그 시간쯤에 자기가 연락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친절하게 그럼 그때 전화하면 계좌번호 알려줄테니 입금해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더욱더 친절하게 그 아저씨를 보내며 조심히 가세요 라고 인사까지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늘 내내 폰을 들여다 보며 전화를 기다리다가 그 아저씨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없는 번호랍니다!!!-_-;;
아무리 생각해봐도 제가 한심합니다.
그냥 원래 없는 돈이려니 생각하려고 하는데,.....돈은 둘째치고, 속는 내가 너무 불쌍하기도하고 한심하고,...
이렇게 험한 세상을 어찌 살아갈런지...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