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톡을 즐겨보는 20대 청년입니다.
톡을 읽다보니 문득 지난 여름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그 해 여름, 곧 가을이 다가오는 느낌이 물씬나는 늦여름이었습니다.
저는 선릉역으로 학원을 다니고 있었기에
2호선 지하철을 자주 이용했답니다.
그날은 학원도 일찍 끝나고 이래저래 좀 여유가 있는 오후시간이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지하철을 탔는데도 왠지 좀 한산하더라구요.
기쁜마음으로 집으로 귀가를 하던 중 왠지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듣고있던 엠피3를 빼고 무슨 상황인가 하고 봤더니
소란의 주인공은 어느 여학생이었습니다.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세명의 무리는 정말 눈쌀 찌푸리게 할 정도로 떠들더군요.
제가 엠피3를 뺄정도 였으니까요.
그런데 세명이 같이 떠드는게 아니라 유독 한여학생만 정말 미친듯이 떠들데요.
그 떠드는 방식이....
지하철은 오른쪽 왼쪽 문이 있지 않습니까?
그 양쪽 문을 번갈아 왔다갔다 하면서
밖으로 보이는 지하철 역의 사람들을 보면서
"와~~오빠 멋있다~~~오빠~!!!!! 나좀봐요~~!!!!"
이러고...또 반대편으로 뛰어가서
"오빠!!!!!!!!!너므 므싯다~~~!!" 하는 생쑈를...하더군요.
쑈하면 영화표라도 줄거란 기대인지 뭔지...여하튼 정말 시끄럽게 난리를 치더라구요.
저는 찬찬히 보다가 너무 기가 차서 조용히 입으로
"밋힌뇬.."이라고 웅얼거리고 다시 엠피를 끼고 유리창을 바라봤지요
근데...제 입모양을 난리치던 소녀의 친구가 봤는지 절 가리키면서 둘이 쑥덕대더군요..
제가 그때 저녁엔 좀 추운듯해서 가벼운 봄잠바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걸 가방 사이에 걸치고 있었어요. 그걸 찬찬히 살펴보면서 소녀왈,
"하이구...시파 멋내구 싶으셧나...지는 졸래 멋진줄 알겠지 그치? 아 뮈친..ㅋㅋㅋㅋㅋ"
이러는 거에요 제 등뒤로.
아......순간 꼭지가 돌긴 했다만
공공장소고 같이 싸우기 뭐해서(어리고 더군다나 여자라...) 걍 참았죠..이를 바득 갈면서..
그러다 보다못한 할아버지 한분이 분개하시며 한말씀 날리셨지요
정말 어르신이 예의 없는 아이를 꾸짖는 말이었습니다.
"학생, 공공장소에서는 조용히 해야지 왜이리 떠들어!"
순간.....혼자 난리 치던 그녀....눈빛이 돌변하더니
"이런 쉽하!! 노인네가 깝치네! 야이 씨앙XXXXXXX 아놔xxxx"(듣지 못할 욕설 난무)
전 진짜 그말을 듣고 눈앞이 깜깜.....
갑자기 화가 막 치솟더라구요.
이걸 어찌 할까...하다가 나름(?)의 복수방법을 선택하고는
그녀의 뒤에가서 섰습니다. 지하철 문의 유리로 통해서 그녀의 얼굴이 보이더군요.
그녀도 저를 흘낏 보면서 입모양으로 피식거리면서 욕을 계속 하데요...
아...이미 자제력은 물건너 갔쬬.
문이 열리고....저는 내리면서 시원하게 뒷통수 한대 후려줬습니다.
그녀는 몸이 잠깐 휘청하더니 이내 고개를 들고
걸쭉하니 욕을 쏟아내시더군요......
저는 내리자마자 돌아서서
그녀를 매우 심각한 무표정으로 바라보면서
가볍게 가운데 손가락을 올려주었습니다.
문이 닫히면서 그녀는 더욱 욕을 해댔지만 입모양만 보였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일주일 동안은
지하철 안타고 버스타고 다녔어요.
친구들 데려와서 프락치라도 당하는거 아닌가 해서...덜덜 떨었습죠.
그일을 여친에게도 얘기했었는데...
여자 때렸다고 진짜 엄청 혼났어요.
지금생각해보면 그 소녀가 아무리 잘못을 했다한들
제가 때린건 실수였던거 같네요.
필살 노가리 콤보로 한 3시간 훈계할껄.....하는 후회가 지금 조금 듭니다.
이상.....지난 여름의 알흠다운 추억이었네요..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p.s: 지하철 소녀... 때린거 미안해!! 근데 혹시 앞으로 또 떠들다가 맞지말고 조용히 다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