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긋불긋한 색동 저고리와 빨간 갓을 쓴 무당이
미친듯이 칼을 흔들며 춤을 추더구나.
나는 무당의 굿이 사기나 쇼같다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무당의 격렬한 춤에 쓴웃음만 지었어.
그런데 그 춤사위가 점점 빨라지고 격렬해 지더니,
무당이 괴성을 질러대는 거야.
그리곤 순식간에 입에 개거품을 물고 푹하고 고꾸라지는거야.
나는 대단한 연기력이군 하고 생각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그 쓰러진 무당을 바라보고 있었어.
한 1분간 그러고 가만히 있었나...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중년의 아주머니의 목소리라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어린 아이의 찢어지는 목소리로 소리를 치는 거야.
" 아...악.. 아파 죽겠어... 제발... 아....악... 목이....
윽... 여기에..... 나쁜....... 있어.... 나쁜..... "
대충 이런 소리를 지르더니, 다시 쓰러지는 거야.
몸에는 땀이 비오듯 흐르고 있고.
조수가 달려나가더니 그 무당의 땀을 닦아주며 부축하는 거야.
제 정신이 돌아왔는데도 그 무당은 헐떡 거리며,
이상야릇한 말을 했어.
그 애는 자기 죽음의 이유를 알았어요.
그래서 한을 가지고 여기에 남아 있는 거예요..
아마 그 한을 풀고 여기서 사라질 거요..
내 역할은 여기까지가 전부요.
그 애의 혼령은 너무 어려 달랠 수도 없어요.
단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싶어할 뿐이요.
바로 복수요.
아무도 무슨 얘기인지 감을 잡을 수 없었어.
특히 많은 돈을 들여 굿판을 벌였던 그 동 주민들은
그 말도 안되는 무당의 헛소리에 허탈해 하기까지 했어.
나는 사람들의 실망하는 소리와 비웃음속에 묵묵히
떠나가는 무당 일행의 뒷모습을 보고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잠시뿐이었어.
그 엘리베이터 소동은 뜻하지 않은 곳으로 영향을 미쳤어.
어느날 집에 돌아오다가 엘리베이터 옆에 있는
게시판에 붙어 있는 내용을 생각없이 보다가
엘리베이터 관련 소식을 보게 되었어.
관리 사무소에서 붙여 놓은 것인데,
우리 아파트에 있는 모든 엘리베이터를
안전상의 이유로 교체한다는 것이었어.
동대표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 거라며 층 별로
앞으로 부담해야 될 비용에 대해 나와 있는 게시물이었어.
생각없이 집에 들어와 어머니께 그 얘기를 꺼냈지.
어머니는 불만스런 표정으로 지으시면서 말씀하셨어.
낡았다곤 하지만 아직 10년도 채 안된 엘리베이터를
전부 교체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가신다고..
그렇게 일찍 교체하려면 처음부터 잘못 설치한 회사에서
책임져야지 주민들이 책임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하셨어.
또 안전이 그렇게 중요했으면 진작 교체했어야지
아까운 어린 목숨이 희생된 다음에야
부랴부랴 교채한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하셨어.
층마다 부담이 다 다른데 6층인 우리집도
한달에 6만원씩 2년간 내야 한다는 것이었어.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엘리베이터 제조 회사에서 그렇게 로비를 하고
엘리베이터교체를 재촉했으나, 주민들이 반대하다가
이번 사고로 교체가 결정되었다는 거야.
나는 처음에는 좋았지.
이제 전혀 소리 안 나는 안전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니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
그런데 막상 공사를 시작하니까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어.
공사 기간은 한달이 넘었고,
시끄러운 소음에 엘리베이터는 전혀 사용할 수 없었어.
우리야 6층이니까 견딜만 했지
고층 사람들의 불편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어.
고층에 사는 사람들은 옆 입구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천장으로 돌아 내려와야 했어.
하긴 우리도 짐이 있을 때는 6층까지 올라가기 불편했지.
여하튼 공사는 마무리되었어.
그러나 문제는 앞동 엘리베이터에서 발생했어.
너무하시네여 저처럼 안본분 있을것 같아서 올리는데....
유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