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아직 깨가 쏟아지는 신혼이고 임신 5개월째에 접어든 한쌍의 불개미입니다.(우리 집에 불개미가 많아요
)
둘 다 회사가 멀고 일이 힘들어 엄마와 시어머니는 각각 신랑과 저에게 보약을 해주셨어요.
하지만 게으르고 철딱서니 없는 저희는 밤마다 쥐포는 구워먹어도 약은 제대로 챙기지 않아
여지껏 냉장고에 넣고 고사를 지내다가 신랑 보약은 시름시름 앓고 있고 제 보약은 체질이 비슷한
동생에게 주는 불경을 저질렀지요.![]()
우리는 회사가 멀기는 해도 서로의 회사가 멀지않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은 같이 출근하고 같이 퇴근합니다. 어쩔 때 제가 출장이 많아 일주일 내내 신랑이 혼자 출근하면 은근히 외롬을 타더라구요.
같이 퇴근을 하면 신랑이 티비를 보거나 씻는 동안 저는 저녁을 합니다. (잘하면 일주일에 두 번
)
저녁을 다 먹으면 제가 씻거나 티비보는 동안 신랑은 상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죠.
결혼전엔 죽어도 빨래에 관련된 일은 못한다더니 빨래가 차면 전원을 켜는 것부터 서랍에 갖다 넣는 것까지 아주 잘하더라구요.
대신 청소는 자신있다던 사람이 '예전에 혼자 살때는 방이 작아서 금방 했는데 여기는 너무 넓어서 도대체 청소를 할려면 끝이 없어.'라며 안하더라구요. 참고로 저희 아파트 16평입니다.![]()
제가 어쩌다 제법 뽈록 나온 배로 걸레를 들고 설치면 '그렇게 힘든거 하지마. 걸레질이 얼마나 힘든데! 하나도 안 지저분해' 하며 저를 말리고 저는 그럼 못이기는 척 걸레를 놓고 침대로 들어가 정말 힘든척 합니다.![]()
그럼 청소는 언제 하냐구요? 뭐..대강...맞벌이가 뭐 그렇죠...제가 맘먹는 날이 그 날인거죠.
이만하면 알콩달콩 살면서 불만이 없겠다구요?
사실 요새 제가 신랑한테 심술을 부렸습니다.
이유는..열흘이 넘도록 이 남자가 절 안아주지 않는 겁니다.![]()
제가 저만의 '몽글몽글 이불'을 돌돌 말고 돌아누워 '새 여자 생겼지?'하고 추궁하면 '글쎄다 나는 새를 암놈하고 수놈하고 구별못하는데'라는 동문서답이 돌아오고 '바람났어?'하면 금복주 같은 똥배를 흔들면서 '어우야아~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그런 심한말로 나를 상처를 주냐?'하면서 딴에는 애교를 피웁니다.
사실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닙니다. 이 사람은 술을 마셔도 맥주를 마시는 걸 좋아하는데 접대를 하다보면
소주며 양주며 싫어하는 종류의 술을 마셔야 하고
거래처 관리며 페이퍼 워킹이며 업무시간 안에 일을 끝내려면 저보다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 소모가 엄청난걸 알거든요.
그래서 가끔 그가 힘들지 않도록 온갖 서비스로(쥐포 두 마리 굽기등..) 신랑을 편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요새는 저도 심통이 나버린겁니다.![]()
저의 심술에 신랑은 어제 저를 안아주었죠.![]()
그런데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몸을 닦으며 수줍게 이렇게 말하는겁니다
'오랜만에 안아준건데..어떻게 자기가 맘에 들었나 모르겠어..
' 라구요.
너무 귀여워서 이빨이라도 닦아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잠자리에 들어서는 고백을 합니다.
사실 그 동안 자신이 피곤한 것도 있었지만 초음파로 아기가 머리위로 손을 올려 아빠에게 '하이~
'하는 첫 대면식때 부터 뱃속의 아기에게 그러한 행동들이 해가 될까봐 걱정스러웠다구요. 다음날 제가 배나 다른 어디가 아프다고 할까봐요.
인터넷에 보면 괜찮다고 나오지만 자신의 생각엔 아무리 생각해도 괜찮을거 같지 않다구요.
그 말들을 들으며 저는 저도 모르게 소르륵 잠이 들었습니다.
잠이 들랑말랑하면서 느껴지는 행복감을 맛보면서 말이죠.
아아....이렇게 알콩달콩 평생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