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톡을 너무 즐겨라 보는 이제 갓 결혼한 새댁입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가슴에 맺히는 게 있어서 이렇게 한자 적어봅니다.
시집 오기 전부터 먼저 시집 간 언니들이나 친구들한테 시댁 신구들은 친정 식구랑 다르다는 말은 들어봤어요.
그런데, 제가 사랑하는 남자의 부모님이시기에 아무리 저와 맞지 않거나 저에게 섭섭하게 대하셔도 참고 이해하며 살아야겠단 다짐을 하고 결혼을 했지요.
그런데, 저희 결혼식 일주일 전에 시아버님께서 위암 3기말이라는 판정을 받으셨어요.
사실 저희는 그때까지만해도 신혼집도 다 얻어놓고,
이제 다가 올 신혼 생활의 단꿈에 젖어 있었을 때였는데,
마른 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죠.
맞며느리이기에 아버님 병 간호를 해야한다셔서 신혼 집도 취소하고,
6년간 다녀 온 제 직장도 포기를 해야했습니다.
시댁과 직장이 너무 멀었거든요.(고속도로 타고 2시간 반 정도 거리...)
이미 다 정해놓은 결혼식 일정을 바꾸기엔 너무 늦은 시기여서 결혼식은 강행을 했어요.
시댁 어른들께서 신혼 여행은 가지 말라고 하셔서
돈도 다 냈고, 예약도 다 끝낸 신혼 여행은 포기를 했었죠.
신혼 여행 당일날 갑자기 돈 낸게 아까우니 다녀오란 말씀을 하셔서
가방도 어떻게 쌌는지 모르게 다녀왔드랬습니다.
그래도 저는 한편으론 죄송한 마음에, 또, 한편으론 감사한 마음에 그랬어요.
신혼 여행 후 시작된 시댁 살이는 정말 듣던대로 친정에서 살 때와는 달랐어요.
뭐, 이미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가끔 서러운 게 북받쳐 오르더라고요.
아버님 수술은 잘 되었고, 위암 수술 환자가 집에 있기 때문에 식단에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었어요.
제 나름대로 인터넷 검색도 해보고,
위암 환자를 위한 식이요법 책도 사가면서 애를 쓰고 있는데,
아버님께서 다시 술, 담배를 하시고 계시단 사실을 알았어요.
가족들은 저녁 식사중에 반주로 술을 곁들이시는 아버님께 소리, 소리를 질러댔지만,
저는 그냥 가만히 있을 수 밖에 도리가 없더라고요.
갓 시집온 며느리가 거기서 같이 거들어서 아버님을 공격하면 안되겠단 생각이었어요.
그리곤, 한편으론 이제 사시고 싶으신 의욕마저 없으신건가...싶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저희 친아빠도 제가 4살 때 위암으로 돌아가셔서,
사실 시아버님에 대한 애정이 좀 각별히 있었어요.
우리 아빠라고 생각하고 더 잘해드려야겠단 생각에 어색하고, 쑥스럽지만,
더 살갑게 대해드릴려고 노력했었고,
위암 관련된 서적은 있는대로 사다 드리고, 인터넷 검색해서 좋다는 것은 다 뽑아 드리고 그랬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살 의욕이 없으신 건 아니시더라고요.
본인도 걱정은 되시는지 위암에 좋다는 음식에, 한약에 챙기실 것은 다 챙기세요.
가게도 어머님께만 맡겨두시고, 아버님은 집에서 쉬시느라 어머님께서 고생이 많으시죠.
그리고, 어머님은 새벽같이 가게 문 여시느라 나가시는데도 아버님은 늦잠 주무시느라고, 어머님 마중 조차 안하십니다.
오후 늦게 일어나셔서 차끌고 나가셔서는 피자며, 중국 음식이며 드시고 싶으신 것 다 드시고 오시고, 노곤하시다면서 찜질방까지 다녀오십니다.
그렇게 몸에 좋지 않으니 드시면 안된다고 말씀드려도 도무지 안통하고...
속으로 화가 가끔 날때가 있어요.
우리 아빠는 그렇게 살고 싶어서 애를 썼다고 들었는데...
마지막까지 가시는 길도 끝내 지켜주지 못한 가족들에대한 미안함때문에 눈도 편히 못감으셨다는데...
이제 의학이 좋아져서 수술하고 조금만 조심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는데...
본인이 아니라 남은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살아야 할텐데...
왜 저렇게 하고 싶은 것만 하시면서 가족 생각은 안하시고... 본인 생명에대해 가볍게 여기실까...
생각하니 설움이 북받칩니다.
몇 주 전에는 집에서 있으려니 심심하다시면서 저더러 화방엘 같이 가자세요.
집에서 그림을 그리셔야겠다고요.
그래서 같이 가 드렸죠.
20만원이 넘는 미술 재료를 한아름 안고 오시면서 좋아하시길래 저는 또,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 그래~ 집에서 많이 적적하셨나부다. 그림이라도 그리시면서 취미 생활 하시면 정신 건강에도 좋고, 잘 됐다...'하고요...
그랬더니, 그 미술 용품들은 이제 저희집 장식품이 되있어요.
사놓고 한번을 건들이지를 않으시니까요.
그리고, 병원 가실때는 큰아들, 그러니까 우리 신랑...을 꼭 데리고 가셔야해요.
그러니, 매번 우리 신랑은 병원 가시는 날이면 자기 스케줄 다 접고, 자기 할 일 못하면서 따라가 드리고, 그것 때문에 상사한테 여러번 욕도 먹고, 회사도 짤릴 뻔 했는데, 다행히 사장님이 좋으셔서 많이 봐주시나봐요. 감사하신 분이시죠.
아침에 어쩌다가 일찍 좀 일어나시는 날이면 어김없이 저희 신랑을 깨우시고...
저는 주말이라도 좀 더 자라고 일부러 안깨우고 일어나는데, 참 희한하게도 주말이면 꼭두 새벽부터 깨셔가시고는 별 것 아닌 일부터 신랑을 시키십니다.
저희 신랑이 참 착하고, "노"를 잘 못하는 성격이라 그렇지, 옆에서 보는 제가 다 귀찮고, 성가실 정돈데도, 효도하는 아들한테 하지말라고 말을 하겠어요.
큰 아들이라 좋으셔서 그러는 아버님한테 왜 그러시느냐고 하겠어요...
이래저래 제가 속으로 끙끙 앓다보니 저도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나봐요.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하더라구요.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니 경제적으로도 힘들어지고,
또, 제 자신이 한없이 초라해보이기 사작했어요.
이렇게 살라고 우리 엄마가 힘들게 고생해서 대학 공부 시켜주고 시집보낸 게 아닌데...
생각을 하니까 우울증도 겹치고, 하혈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병원에 갔다가 뜻하지 않게 작은 수술을 해야 한다셔서 수술을 마치고 집에 왔는데
저녁 상에서 어머님은 병원비가 너무 비싸다고 타령이시고...
아버님은 먹다 남은 음식들을 내미시며 안먹으면 버려야 하니까 먹어치우라고 하시더군요.
서러워서 눈물이 나는데도 꾹 참고 밥 먹고, 아픈 배를 움켜쥐고 과일 깍아서 대령하고, 설거지까지 다 하고 고무 장갑을 벗는 순간...
어머님의 한마디에 눈물이 왈칵 솟았어요.
"다했으면 들어가서 쉬어라. 몸도 아픈데................................."
방에 들어와서 얼마나 혼자 울었던지, 울음 소리 새나갈까봐 소리도 못내고 우는 제 자신에게 화가 치밀더라구요.
"내가 뭘 잘못했지? 원래, 며느리한테 이런 증상이 있으면 내 몸 걱정은 안해주시더라도, 나중에 손주는 볼 수 있는거냐고라도 물으시는게 시댁 어른들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밥 먹고나면 상 치우는 사이에 다들 티비 앞으로 가셔서 늘 치우다 말고, 과일 깍아다 드리고, 과일 드시는 동안 전 설거지 하고 그랬어요.
지금껏 한번을 "너도 한번 먹어봐라. 이것 먹고 설거지 해라."말씀을 안하셨던지라 기대도 안하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그것도 그렇게 서럽더라고요.
남의 시아버님들은 며느리에게 "아가야.." 라고 부르시거나 적어도 이름은 불러 주신다던데...
우리 시아버님은 저를 부르시는 호칭이 "야!" 예요.
들을때마다 걸려도 그냥 "네..." 하면서 대답은 해도 속으로는 생각하죠.
무식하신건가.... 예의가 없으신건가...
어제는 제 친구가 억울한 사연때문에 법원에 설 일이 있어서 같이 가 달라기에 따라가 주느라 부득이하게 저녁상을 못봐드렸어요.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상을 차리는데,
아버님께서 " 오늘 저녁은 뭐할꺼냐? 지난 번에 장봐온 거 오늘 다 써버려라." 하시면서 점심이 아닌 저녁 상부터 걱정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점심은 뭐해드릴까요?" 했더니,
"나가서 먹을꺼야." 이러십니다.
어제 저녁 안해드렸다고, 아침에 저 보시자 마자 오늘은 저녁밥 하란 뜻에서 말씀을 하신건지...
참다~ 참다....
속이 새까맣게 다 타들어가는 같아서 이렇게 글 한번 남겨봐요.
아~~~ 시집 살이는 다 이런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