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도 글을 올릴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다가(악플을 두려워 하는 관계로...)
몇자 적으려고 로그인했습니다.
작년5월에 결혼해서 이제 거의 1년 다되어가는 29살 학생주부입니다.
둘다 결혼을 하자마자 외국으로 박사공부하러 나와서
님들같은 그런 시집살이를 느껴본적은 없습니다만..
우리엄마가 평생 당하셨던 시집살이와..시친결에서 알려주시는 여러가지 상황들 해법들을 보면서 한국으로 돌아가서의 생활들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대비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결혼하기전에 많은 분들이 그러시더군요.
같이 공부를 하러가면은 여자가 포기하고 주저않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절대...임신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집안일에 많은 시간 쓰지말고...
똑부러지게 니시간 써가면서 공부하라고..
안그러면...넌 그냥 남편 뒷바라지에 남은 유학생활을 하게 된다고...
머 지금까지는 잘 지내고있었습니다.
생각밖으로 자상한 남편과..
생각밖으로 집안일을 너무 많이 하는 남편덕분에.
요며칠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감긴가..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는데..
어제 이상하게 눈이 아프더군요.깜빡거릴때마다.
거울울 보니 눈이 새빨갛게 퉁퉁 부어서 고름이 고여있는거에요..
제가 심하게 피곤할때 나타나는 증상인데.
이날따라 특히나 더 아파서 눈을 깜빡이지를 못하겠더라구요.
저녁 8시경..쌓여있는 설겆이를 뒤로하고..
잠깐 눈을 감고있어야지 했는데..그대로 잠이들었나봅니다.
일어나보니..
다음날 오후 1시!!!!!!!!!
몇시간을 잔거지????
근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겁니다..
몸살까지 심하게..
눈은 심하게 부어서 아예 떠지지도 않고있구요...
머리속에는 온통 설겆이..더러운 부엌생각(이상하게 제가 이런것들을 못견뎌하는 성격이더군요..처녀때는 제가 잘 안해서 몰랐었는데...)
일어나보니...
남편은 어디갔는지 없어졌고.
부엌은..
깨끗하게 정돈되어져있고..행주까지 빨아서 널려져있고..
종이한장이 놓여져있더군요.
" 나 후라이드 치킨 포장하러 나가. 좀만 기다리고있어. 약챙겨먹고."
ㅜㅜ
한국에서는 후라이드 치킨 먹고싶으면 그냥 전화해서 시키면 되지만..
여기는 그런거 없습니다..게다가 한국식 치킨은 정말 더 구하기 힘들구요..
한시간 정도 떨어진 한인타운까지 가서..
포장해오려고 나갔나봅니다..
제가..며칠째 노래를 부르고 또부른 후라이드치킨 포장하러...
남편 지갑이 비어있길래 용돈하라고 쥐어준 돈을들고...나갔습니다...
필요한거 사라고 준건데...
그냥....너무 결혼 잘했다는 생각들구요..
둘다 아직 벌이없이..공부만 하는 가난한 유학생이지만...
이런 남편이 옆에있어서...
너무 든든하고 좋습니다...
시친결에서 글을 올리면서./..많이 힘들어하시구..
상처도 많이 받으시는 여러분들께..
저의 이런 작은 행복이..
자랑질따위로 보이는게 아니였음 좋겠네요..
사실 저도 결혼전에 혼수니 뭐니 해가지고
엄청나게 박터지게 싸우고 결혼식장 들어간 케이스라.ㅋ
그때 예단가지고 말만길래 중대결정을 내렸지요
"결혼할꺼면 집에가서 시부모님설득하고 안할꺼면 지금 엎어."라고.
전 소심한 A형 이었지만 먹히던걸요.
머암튼...
제가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렇게 우여곡절끝에 힘들게 결혼해도.
신랑만 잘해주고..한다면..
정말 행복하게 잘살수 있다는거죠...
시댁이 아무리 난리를 치고..괴롭혀도..
우리는 남편만 잘해주면..말한마디만 잘해주면..
봄눈녹듯이..사르르 녹아내리면서..
시댁에 조금더 잘해야겠구나...이런 생각하는 바보같이 착한 존재라는걸..남편들은 왜모를까요.
좀전에 전화왔네요..
무슨맛으로 포장해갈까..하고 물어보네요.
저혼자 닭한마리 부족한거 알고 두마리 튀겨온다는군요.ㅋ
없는 살림에 먹성까지 좋은 와이프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남편..
정말 결혼 잘한거같습니다..감사하고 살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