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勞使政)이 23일 노동시장 구조 개선의 원칙과 방향에 합의하고 내년 3월까지 노동시장 이중 구조 문제(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문제) 등 노동시장 3대 과제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기로 함에 따라 3자 간 '줄다리기'가 본격화됐다. 내년에 정부가 추진할 노동시장 구조 개혁 정책도 일단 탄력을 받게 됐다.
당초 노사정 안팎에서는 지난 19일 합의가 결렬되면서 합의문을 내더라도 선언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 그러나 22일 한국노총 산하 대표자들이 합의 권한을 김동만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하면서 합의가 급물살을 탔다. 한국노총은 "정부의 일방적인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일단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합의문은 이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영배 경총 회장 직무대행,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등 노사정 대표 10명의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이번 합의는 매우 역사적인 일"이라며 "이를 토대로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 같은 대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는 1982년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일자리를 나눠 경제 위기를 극복했다.
◇3대 과제 기한 정해 집중 논의
노사정은 무엇보다 3대 과제에 대해 기한을 정해 논의가 무한정 늘어지는 것을 막았고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정년 연장 등 현안 문제도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기로 했다. 3대 과제는 노동시장 이중 구조 문제, 임금·근로시간·정년 등 현안 문제, 실업급여 제도 개선 문제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3대 과제는 우리 국민들이 가장 절실하게 생각하는 문제 중 하나"라며 "그래서 기한을 정해 집중 논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을 설득해 큰 틀의 합의를 끌어내는 데 주력하다 보니 구체적이고 민감한 내용은 대부분 빠지거나 두루뭉술해졌다.
정부와 경영계가 요구했던 정규직 과보호 해소 등 노동시장 유연성 문제는 '노동 이동성 및 고용·임금·근무방식 등 노동시장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정도로 정리됐다.
◇29일 비정규직 대책 발표가 관건
본격적인 논의는 이제부터라는 것이 노사정의 공통 의견이다. 당장 29일 열리는 노사정위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가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노사정은 그 자리에서 각자 구체적인 안을 내놓고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기본 합의는 노사정이 원하는 원칙과 방향을 균형 있게 담은 것이고 이제부터가 진짜 싸움"이라고 말했다. 경총 관계자는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최대한 담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29일 특위에서 비정규직 보호 대책과 노동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정부안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날 정부안에는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연장하고 파견 허용 업종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노총이 이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라 논의에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노사정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민주노총은 이번 합의를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억지 명분과 정치적 발판을 제공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ㆍ오랜 내공에서 우러나는 깊은 맛… 서울 '최고령' 골목 ㆍ씹는 데만 쓰는 줄 알았는데… 기억력·혈관에도 영향
최종석 기자
[모바일 조선일보 바로가기] [조선일보 구독하기] [인포그래픽스 바로가기]
[블로그와 뉴스의 만남 블로그뉴스 바로가기]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