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손바닥에 공룡이 서서 한 바퀴 돌고 있는 것 같죠.”
청년 창업기업인 비타민상상력의 김진겸(27) 대표는 상기된 표정으로 아이패드 화면을 가리켰다. 정말로 웹패드를 책 속의 공룡 그림에 가까이 대자 마치 살아 있는 공룡이 책 밖으로 뛰어 나오는 듯 3차원(3D)의 공룡 영상이 화면 한복판에 나타났다. 손가락으로 이리저리 만지자 화면 속 공룡은 360도 회전을 하고 움직이기도 하는 등 한껏 자태를 뽐냈다.
“3D 콘텐츠와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공룡 그림책과 디지털 기기 화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공룡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게 한 겁니다.”
김 대표가 열띤 목소리로 빠르게 설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보세요. 디지털 기기가 책에서 벗어나도 관찰모드로 자동 변경돼 공룡이 그대로 있잖아요. 디지털 기기를 책에 오랫동안 겨냥하는 게 벅찬 어린이를 위해 저희가 특별히 고안한 기술입니다. 책과 3D 영상을 연결하는 시도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이처럼 편의성을 강화한 기술은 저희가 처음입니다. 현재 특허를 등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경기 시흥시 정왕동 한국산업기술대 TIP동 318호. 문을 밀고 들어가자 강의실을 개조한 방 안에는 3개 창업기업 멤버들이 한창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지난 12일 법인 설립을 마친 비타민상상력은 한국산업기술대를 막 졸업한 김 대표가 후배와 함께 창업한 신생 기업으로 산업기술대 기술지주회사의 투자와 지원을 받은 1호 회사다.
자신도 모르게 5세 때부터 공룡에 ‘꽂혀’ 살아온 김 대표는 공룡 콘텐츠 분야에서 ‘쥬라기 공원’ 영화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로 기억되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꿈을 이제 막 하나 둘씩 실현해 나가고 있다. 지난 5월 3D 증강현실 기술을 응용한 ‘공룡시리즈 1탄 랍토르’ 그림책을 출간했으며, 미국과 중국 수출 계약을 협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행의 도움을 받아 기술신용평가기관(TCB)으로부터 기술신용등급 ‘T3’(우수등급)를 받은 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과 아이디어, 컴퓨터 몇 대가 제 전 재산인데 연이율 2% 수준의 기술금융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면서 “무엇보다 T3 기술신용등급을 받아 공신력을 인정받게 된 것이 앞으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사무실을 찾은 공학박사인 지정근 기업은행 기술금융 연구위원과 만나 내년 봄에 내놓을 증강현실 책 2탄에 대해 한참 상의하고 있었다. 지 박사는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하는 게 아니라 상품 개발 단계부터 마케팅을 병행해야 한다”고 전제한 후 “새롭게 펴내는 증강현실 책의 실수요층이 누구인지를 명확히 하고 이에 맞춰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1탄은 제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려다 보니까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는 것을 간과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2탄은 귀여운 캐릭터 공룡이 화면에 나와 음성으로 글을 읽어주고 티라노사우루스 등과 같은 좀 더 대중적인 공룡들을 시대별로 소개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기업은행의 기술금융 및 각종 컨설팅을 지원받은 창업 및 중소기업은 비타민상상력뿐만이 아니다. 기술력 이 우수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기술금융 전담조직(기술사업팀+기술평가팀)을 운영해 오면서, 기술금융 공급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TCB 기반의 기술금융을 지원한 건수는 총 2672건, 금액은 1조2502억 원이다.
앞서 지난 7월부터 기술보증기금 보증 및 온렌딩(정책자금 활용) 연계 대출 시 TCB 활용을 의무화했으며, 창업 초기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평가 기반 무보증 신용대출’ 등 TCB를 활용하는 자체 상품도 신규로 출시해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은행 자체 금융상품만 해도 총 837건, 4832억 원의 대출을 11월까지 실시했다.
시흥 =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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