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편치 않아 톡에 들어와 봤어요.
요즘에 이상하게 남자친구가 어딘가 맘에 들지 않고 성에 차지 않아서 불만이 해소되지 않고 계속 쌓여가는 터였거든요. 권태기는 아니고, 사소한 데에도 못마땅한 상태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은 어떤가, 어떻게 해결해 나가고 있나 글을 하나 둘 씩 읽기 시작했죠.
내 남자친구는 바람도 펴 본 적이 없고, 이제까지 여자 문제로 신경 쓰이게 한 적 거의 없고,
같이 있을 때 장난도 많이 쳐 주고 날 많이 생각해주는데..?
읽다보니, 문제 될 게 없는데 혼자만의 망상으로 남자친구를 맹비난하고 있었던 거에요.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나기 전에
바람둥이 남자친구, 날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았던 남자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인 것도 있고
항상 생각으로는 지금의 남자친구는 얼마나 억울할까. 내가 과거에 그런 남자를 만났다는 것
때문에 의심하거나 못미더워하는 상황이 .. 라고 생각은 하지만, 마음처럼 어느 정도 습관이 되어버린 것을 고치기가 쉽지가 않더라고요.
근데 또, 남자친구만 그런 것에 괴로운 것이 아니라 정작 제일 괴로운 건 나였어요.
혼자 드라마, 소설 쓰고. 거기에 맞는 이야기를 끼워 맞추고, 괴로워하는 주인공까지 맡아서 하고. 만약 남자친구가 내가 상상했던 모든 걸 알게 된다면, 내가 남자래도 질렸을 거 같아요.
지금부터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어요.
남자친구가 연락이 좀 늦더라도 엉뚱한 상상하지 않고, 내가 원하는 만큼 표현하지 않고 서툴더라도 '일하느라 너무너무 바쁘구나, 전화오면 힘들겠다고 말해줘야지'
전화 받자마자 ' 왜 이제 전화해? 아까 문자 보냈는데!' 라고 하지 말아야지. 라고 ..
남자친구한테 불만을 많이 말하곤 하지만, 정말 엄밀히 말하자면,
처음에 만났을 때 내가 남자친구한테 보였던 애정, 정성이 저도 시들해졌고.
처음처럼 저도 보여주지 않았던 거 같아요.
처음 만났을 때는 사소한 관심, 친절에도 감동하고 칭찬해주고 고마워해주고
내 칭찬을 들으면 '머 이런 걸로 이렇게 좋아하나' 하며 수줍어 했던 남자친구였는데
지금 나를 보니 '왜 이거 안해줘' ' 이렇게 해주란 말이야' '꼭! 해야해?' 하며
받는 것은 당연시 하고, 받아도 고맙단 말도 잘 안하고.
부족한 것만 눈에 들어오고 계속 요구하고 닥달하는 뻔뻔한 여자가 된 거 같더라고요.
정말 이렇게 쓰고 보니.. 남자친구한테 미안해지네요.
사실, 제일 잘해주고 배려를 해줘야 하는 가장 소중한 상대인데.
편하다고 너무 편하게만 마음대로 했어요. 생각을 이렇게 다르게 해보니까
마음이 편해졌어요. 앞으로 (이런 바뀐 생각으로) 어떻게 관계가 달라질 지 기대도 되고요.
함께 즐거워할 시간이 생각만큼 길지 않으니까 같이 있는 동안이라도 더 잘 하고
있을 때 잘하란 말을 좀 실천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