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가을이었습니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왔던 대학친구녀석이 저에게 전화를 해서 맘이 답답하다고..바다가 보고싶다고 같이 가자고 했더랬죠.
그당시 전.....현역여군이었죠..-.-;
저는 그날 주말 외박을 나온상태였고 그녀석은 휴가중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녀석을 A라고 하겠습니다.>
뭐..같은 군바리로써 다시 복귀해야하는 그 답답한 맘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기에 저는 흔쾌히 승낙했구요..단, 저는 그날 20시까지 복귀해야하기때문에 복귀시간에 안늦게 해준다는 조건을 전제로..
갤로퍼였던걸로 기억하네요.
앞자리엔 A가 보조석에 탔고, A의 친구가 운전을 하면서 가장 가까운 서해바다를 향해 우린 떠났습니다. 오랫만에 바다를 보니 참 좋더군요..(바다를 전혀 볼수없는 충북에 살고 있습니다.-.-;)
도착해서 바닷가도 거닐고 뭐 군대얘기도 하면서 바다를 실컷 만끽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저의 재촉으로 우리는 차를 차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이 일욜일이었던 것입니다.
일욜 오후에 도로가 얼마나 막히는지 우린 생각을 못했던것입니다..정말 바보같이...
저는 계속 어떡하냐고..나 제시간에 복귀못하면 너 죽여버릴거라고 난리를 쳤습니다.
그랬더니 나보다도 더 안달이 난 A녀석이 걱정말라며, 저를 안심시키고 원래는 저를 천안쪽에 내려주기로했었는데 그러기엔 너무 턱없이 부족한 시간때문에 저를 부대앞까지 데려다주기로 했죠.
나름대로 머리를 쓴다고 국도를 이용해서 이리저리 어찌어찌해서 거의 목적지 근방까지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목적지를 약 20분정도 남겨놓고 길이 또 엄청 막히는 곳에 다다랐습니다.
우리는 큰길로 진입을 하려고 하는 상황이었고 큰길에서 직진하는 차량도 엄청 밀려있는 상황..
그래서 큰길직진차량 1대가 지나가면 큰길로 진입하려는 차량 1대가 지나가고 또 직진차량 1대가 지나가면 진입차량 1대가 지나가고... 운전자들 스스로 이렇게 순서대로(?) 무언의 질서가 이루어지는 상황이었죠..(이해가 가시나요? 설명을 어떻게 해야할지...죄송)
그렇게 한대한대씩 천천히 지나가고 드뎌 우리차가 진입할 차례였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직진차량 한대가 지나가고 우리가 진입할려는 찰나 뒤에 있던 직진차량 한대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먼저 지나가버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오우~ 그거 별거아닌데 디게 화나던데요..
우리는 차안에서 별의별욕을 다했습니다.
"저런 개나리~ 씨받이~ @$%^&&$#@@!~~~~~"
그리고 나서 우리도 큰도로로 진입을 하고 마침내 그 밀리는 도로에서 우리앞을 새치기했던 그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 A녀석에 창문을 내리더니 그 차에 대고 쌍욕을 퍼붓기시작했습니다.
참고로 이녀석...무쟈게 다혈질입니다. 성격도 급한데다가 게다가 당시 특공대대 소속이었죠. 나름 겁이 없었던것입니다..
뭐..저도 이녀석을 그런면에서 쬐끔은 믿었기에 그런 녀석을 말리진 않았고요..속이 다 후련하더이다.ㅋㅋ
근데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이 되더군요.
문을 열고 나오는 시커먼 양복을 입은 덩치는 산만하며 인상은 험상궂은 사내들....
깍두기였습니다..허걱..
도로는 거북이 걸음을 하는 꽉막힌 상황이라 어디로 도망칠곳도 없었고...
그 무서운 아저씨들은 "너 뭐라고했어? 이 씨@#%%^~" 라며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오우~ 이일을 어쩌란말인가.....내일 아침 국방일보에 크게 "모 여군 일반인과 시비에 휘말려 헌병대 수감, 군명예 더럽혀 조기전역여부 심의" 라고 나오면 어쩌지..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하며 "야! 괜히 욕은해가지고..어떡할거야..좀 어떡해좀 해봐.."
라며 초조해하는 그순간.....
이 A녀석....갑자기 중증뇌성마비장애인 (오아시스에서 문소리가 열연했던 그 장애인) 흉내를 내는것이었습니다..장애인분들께는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만...ㅋㅋㅋ 저는 정말 그상황에서 웃음을 참느라 환장할지경이었습니다. 팔다리를 뒤틀고 고개를 옆으로 젖힌채 초점잃은 눈동자에 혀를 내밀고...정말 너무 리얼하게 진짜 문소리뺨치게 잘하더라구요. ㅋㅋㅋ
저는 그녀석이 하는 그 행동을 백미러로 계속 첨부터 다봤거든요.
하지만 여기서 웃으면 저도 제시간에 복귀못하고 그녀석도 다치고...암튼 저는 정말 처절하게 웃음을 참고 냉정함을 되찾으려 무지하게 애썼습니다.
성큼성큼 걸어오던 그 깍두기아저씨들..
그녀석이 그렇게 연기하는걸 알아챘는지, 아님 진짜 그연기를 믿었는지....
"덜 떨어진놈...."
이한마디 던지더니 어이없어 하면서 돌아가더라구요..ㅋㅋㅋ
그리고 그곳을 벗어날때까지 그녀석은 계속 그러고 있었습니다...
저는 복귀하는 내내 뒤집어졌구요.ㅋㅋ
뭐..암튼 결국은 아슬아슬하게 5분을 남기고 무사복귀는 했습니다만..
정말 그날은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것 같네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