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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R-타입 컨티넨탈

jp1472 |2003.07.26 16:55
조회 151 |추천 0


롤스로이스의 벤틀리 인수 후 독자성을 잃어가던 벤틀리가 다시 고유한 성격을 되찾는 기폭제가 된 모델로 1950년대 패스트백(fastback) 디자인을 선도하였다. 1931년 벤틀리가 롤스로이스에 인수되면서 벤틀리 차의 성격도 바뀌었다. 인수 이후 처음 발표한 모델은 엔진과 섀시 모두를 롤스로이스가 디자인한 3.5리터였는데, 전형적인 롤스로이스보다는 훨씬 스포티했지만 본질적으로는 벤틀리 고유의 성격을 살린 모델은 아니었다. 벤틀리 설립자로 인수 이후에도 롤스로이스에 자문을 해온 월터 벤틀리(Walter Owen Bentley)는 새로 출시된 모델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자신이 설립한 회사에서 일개 직원으로 일한다는 사실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서 1935년 벤틀리를 떠나 라곤다(Lagonda Cars)社의 기술 이사로 옮겼다. 롤스로이스 공장에서 제작된 벤틀리는 승차감이 부드럽고 스포티했지만, 롤스로이스의 간판 모델 자리는 결코 허락되지 않았기 때문에 2급 자동차로 여겨졌다. 롤스로이스에 인수된 이후 벤틀리의 슬로건은 "조용한 스포츠카"였는데, '월터 벤틀리' 시대에 제작된 벤틀리를 타본 사람이라면 차의 성격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스타일은 살아난 감이 있었다. 1930년대 고급차 제작자들은 주로 섀시만 판매하여 보디는 코치빌더들이 주문자의 취향에 맞게 제작했는데, 벤틀리의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이미지로 인해 유럽의 일류 코치빌더들이 벤틀리 섀시로 멋진 스포츠 세단과 쿠페를 많이 제작하였다. 인수 이후에 생긴 이러한 변화는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하여 다시 한번 변화를 겪게 되었다. 기술은 계속 발전해, 프레임과 보디를 일체식으로 제작하는 모노코크 제작이 핵심 기술이 되었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롤스로이스와 벤틀리는 섀시 뿐 아니라 보디 디자인까지 공유하게 되어 차이점은 라디에이터 그릴밖에 없을 정도가 되었다. 간혹 특별 제작된 보디가 있기도 했지만, 기본 디자인으로 제작된 차들이 너무 잘 팔려서 벤틀리 고유의 개성은 더욱 사라졌다. 컨티넨탈 R타입의 등장 벤틀리 고유의 개성이 점점 사라져 가던 중 1952년 R타입(R-Type)이 선보였다. R타입은 1949년 발표된 롤스로이스 실버 도운(Silver Dawn)을 약간 수정한 모델인데, R타입을 고성능으로 다시 개조해 벤틀리의 스포티한 이미지를 살린 차가 R타입 컨티넨탈(R-Type Continental)이다. 컨티넨탈은 R타입과 실버 도운에 탑재되었던 4.6리터 6기통 엔진을 공유했으나, 속력과 출력이 증대되었다. 압축비가 증가되었고, 카뷰레터가 커졌으며, 고속에서 냉각 효과를 크게 하기 위해 라디에이터도 커졌다. R타입은 1954년부터 자동변속기를 기본 사양으로 장착했으나, 컨티넨탈은 가속력을 좋게하기 위해 기어비를 근접하게 한 수동변속기만 제공되었다. 그리고 '컨티넨탈'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장시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도록 종감속비가 높게 제작되었다. 원래 '컨티넨탈'이라는 이름은 1930년대 롤스로이스 팬텀II(Phantom II)의 고성능 투어링카를 부르던 말에서 빌려왔는데, R타입 컨티넨탈 이후 벤틀리 차에 자주 사용되었고, 요즈음에도 쿠페형 모델 이름에 사용되기도 한다. 최초의 패스트백 컨티넨탈이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부분 영국의 유명 코치빌더인 뮐리너(H.J. Mulliner)가 만들어낸 독특한 보디 스타일 덕분이었다. 길고 시원시원한 2도어 4인승 보디는 특히 일직선으로 경사진 뒷부분이 가장 핵심적인 특징이었다. 뮐리너의 컨티넨탈로 인해 '패스트백(fastback)'이라는 디자인 용어까지 생겨났다. 종종 '스키 슬로프'에 비유되는 이 디자인은 뒷창문에서 트렁크 끝부분까지 선이 연결되면서 지붕부터 뒷범퍼까지 일직선의 경사가 형성되는 것이다. 이는 1930- 40년대에 주류를 이루었던 각진 디자인에서 드디어 유선형의 디자인으로의 본격적인 변환을 알리는 시초였으며, 자동차가 등장한 반세기를 통틀어 가장 멋진 디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뮐리너의 '패스트백' 디자인은 보기에도 멋졌을 뿐 아니라, R타입 4인승 세단보다 상당히 가벼웠다. 높은 출력, 가벼운 보디, 훌륭한 에어로다이내믹 효과로 인해 컨티넨탈은 194kmh 이상의 최고속도를 기록했다. R타입 컨티넨탈은 벤틀리의 개성이 다시 살아났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었다. 단순히 화려함이 덜한 롤스로이스의 이류 모델이 아닌 롤스로이스와 대등하게 경쟁하는 모델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전장이 5,240mm에서 5,370mm에 이르는 2도어 컨티넨탈은 아주 호화로운 투어링카로서, 총 2,320대의 R타입 중 192대만이 뮐리너 디자인의 패스트백형 컨티넨탈로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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