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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 유령 (43)

시간공작소 |2003.10.20 06:13
조회 384 |추천 0

43.

 

"승미학생인가?"

 

"네에..그런데요..누구시죠?"

 

"강력반에서 나왔어."하면서 신분증을 보여주었다.

 

"형사요? 그런데...무슨 일이시죠?"

 

"내가 학생한테 몇가지 물어볼려고 ...선영이라고 알지?"

 

"선영이요?...글쎄요?"

 

"왜?..같은 학교동창이잖아..그리고 2학년때 같은반이고
선영이가 반장이였다는데.."

 

"아하~ 선영이요..네에 기억나요 무슨 일이죠?"

승미가 어찌 선영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짭새가 떴다면 뭔가 안좋은 일이므로
무조건 최대한 뒤로 빼는게 선영을 보호하는길이라는걸
승미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둘이 아주 친한 친구라고하던데.."

 

"누가 그래요.. 친구라고?..
그런 범생이가 뭐가 아쉽다고 나랑 친구 먹나요? "

 

"그러면 최근에 만난적 없어?"

 

"없는데요.."

 

"어디 사는지 몰라?..그 선영이라는 애.."

 

"몰라요.."

 

"그래 잘알았어..."

 

"안녕히 가세요.."

 

승미가 문을 닫으려고 하자
장형사가 문에 발을 쓰윽 집어들어서 문닫는걸 막더니

 

"아참..이건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데...지금 삼화여대에 다닌다면서?
과가 뭐더라..그래..약학과..삼화여대라면 그래도 명문인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을까?
그렇게 학교나가는 날보다 안나가는 날이 더 많은애가
갑자기 결석도 한번도 안하고..그것도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이상하게
선영이가 가출한 시기란 일치하고..어떻게 생각해?"

 

"글쎄요..놀다보니깐 노는게 너무 지겨워서 살짝 공부하기 시작하니깐
그냥 들어가게 되던데요.."

 

"살짝이라..후후 재미있군..알았다..혹시 선영이 보게되면
전화해라.."

하면서 장형사는 연락처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승미는 문을 닫고 한숨을 휴~ 하고 쉬고 전화를 했다..선영에게..


"어..승미네...나쁜기집애. 대학들어갔다고 전화도 자주 안하고 고퇴랑은
안놀겠다는 거냐? 후후...
웬일이야? 나? 지금 술마시고 있지..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은 하는 언니랑.."

 

선영은 어중하게 취해 있었고 서희도 알딸딸하게 기분좋게 취해 있었다.

 

"친구니? 오라고해..다 오라고 해 우리 오늘 세상에 술마셔버리는거야 흐흐...".
서희는 술에 취해서 혀가 꼬부러져서 선영에게 말했다.

 

"뭐어~ 형사가...알았어...응...그래 내가 지금 갈께..그래 알았어.."

선영은 술이 확 깨는듯했다.

 

"언니 큰일났어..짭새가 뭔가 냄새를 맡은것 같아. 승미한테 와서 이것저것
묻고 갔대..아마 그 사건이랑 관련이 있는것 같아.."

 

"괜찮아..겨우 증거라곤 돌멩이 2개인데 장갑끼고 던져서 지문도 없는데..
그걸로 뭘 수사하겠다는거야? 안그래?"

 

"그렇긴 한데..그러면 왜 나를 찾는걸까?"

 

"여기저기 찔러보는거겠지...아니면 너희 엄마가 고용한 사설탐정같은것 아닐까?"

 

"형사라고 했다는데...혹시 내가 초딩때 그사건을 조사하는 것 아닐까?
언니..나 아무래도 불길해..가야할것 같아..나 가볼께..."
선영은 서둘러서 나갈려고 하자

 

"별것 아닐거야..너무 걱정하지마..그리고 집에 도착하면 전화해라.."

 

"어..알았어..그냥 가서 미안해..치워야 하는데 ..."

마루에는 술병이랑 안주거리가 널려있었다.

 

"괜찮아..고수가 있는데 뭐..."
그렇다. 고수는 이제는 완전히 마당쇠로 굳혀져 있었다.-_-;;

 

승미는 전화를 끊고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

 

"아빠 나야 승미"

 

"아이고 우리 이쁜 딸 승미..

니가 웬일이고? 아빠한테 전화도 다하고 용돈 떨어졌냐? 용돈줄까?"
승미아빠는 승미가 대학들어가고 나서는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 딸이 명문 삼화여대 약학과에 다니다고 하도 자랑하고 다녀서
도리어 먼저 주변사람들이 자제분 학교 잘다니죠?하고 묻을정도니..

 

"용돈은 있어..그게 아니고 오늘 짭새 아니 형사가 왔다 갔는데.."

 

"뭐어~ 짭새가.. 니 옛날처럼 사고쳤냐? 애 팼냐?"

 

"아빠는 내가 아직도 고딩인가? 아니..내가 아니고 선영이.."

 

"선영이가 왜?"

 

"몰라..아무튼 형사가 와서 집쩍대는걸 보니깐 뭐 좋은일은 아닌것 같아.."

 

"그래? 음..알았다..무슨일인지 몰라도 선영이 가게에 며칠 나오지 말라고 하고
그리고 너가 알아서 잠수시켜라..여기는 내가 입단속시킬테니깐...알았지?"

 

"응..알았어.."

 

"공부하느라고 힘들지..약사공부 힘들다고 하던데..
니 에미가 너 대학다니는걸 봐야하는건데..."
승미아빠는 목소리가 잠긴다.

 

"아빠 또 그런다...공부 할만해..괜찮아..그리고 아빠사랑해."

 

"그래 아빠도.."

 

승미아빠는 젊었을때 한때 조직에서 행동대장으로 몸담은적이 있었다.
그래서 감빵을 마치 제집인양 들락날락했는데
물론 집안일은 남의 일처럼 신경도 안쓰고 승미엄마 혼자만 어떻게 하면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다가 승미아빠가 감빵에 있는 동안에 간암으로 약도 변변히 쓰지 못하고
그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쳤다.
그때부터 승미아빠는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하는일이 룸싸롱이라서 그런지 승미가 사춘기가 되자 조금씩 삐뚤어지기
시작해서 항상 마음에 응어리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승미도 제자리를 잡았고...

 

"아니 이게 뭐야?"

집으로 들어서던 고수는 흠칫 놀랐다.
술병이 여기저기 넘어져있고 안주감 위에서 뒹글뒹글 서희가 자고 있었다.

 

"아니..아니.. 이게 뭐야?.."

어이없는듯 고수는 한참을 쳐다보다가 발로 톡톡 서희를 차면서

 

"야야~ 일어나.. 이 웬수야 일어나라고...일어나서 안치워?
이것이 자는척하네..야~ 내가 한번 속지 두번 속냐?"

 

"아니..이것이 정말 안일어나네.."

 

고수는 서희를 굴려서 한쪽에 몰아놓고 청소를 하기시작했다.

 

"정말 자는건가?"

 

고수는 서희를 안아서 침대에 옮겼다.
침대를 옮기고 머리카락에 묻은 안주거리를 떼어주면서
찬찬히 서희 얼굴을 봤다.

 

'눈뜨면 밉상만 부리는데 이렇게 자는 모습은 너무 예쁘네..
서희 너 아니? 너는 내곁에 있어 행복하다는걸..'

 


장형사는 승미가 뭔가 알고 있다는걸 10년 짬밥을
들먹이지 않아도 충분히 직감적으로 알수있었다.
문제는 어떻게 승미로부터 선영까지 접근할것인가였다.
장형사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한가지 방법을 떠올랐는데..

 

핸드폰이였다.

 

분명히 장형사가 왔다갔다는걸 선영한테 알렸을테고
만일 승미가 그것을 핸드폰으로 했다면 그 내역이 통신사로 남고
그것으로 역추적하면 선영이 거주지까지 손쉽게 얻을수 있으나
하지만 문제는 절차였다.
예전같으면 그냥 통신사에 협조공문 하나 띄우면 만사오케이였는데
요즈음은 통신보호법으로 영장없이 그것도 안되고

 

'젠장 형사짓도 갈수록 힘들어지는군..할수없지 뭐..고전적이지만..'

 

장형사는 그날부터 승미집 근처에 차를 대고 잠복을 했다.

 

다음날
어제까지 그렇게 내리던 비는
어느새 맑은 햇살이 되어 도둑고양이처럼 슬금슬금 집안 곳곳으로
그 발자욱을 남긴다.

 

"안녕하세요..은진씨 저 고수입니다.."

 

"네에..안녕하세요.."

 

"헤헤.."

 

"왜 웃으세요?

 

"그냥요...날씨가 너무 좋아서 기분좋네요."

 

"정말 그렇군요..이런 날이면 그냥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면 좋겠다."

 

"그래요? 그러면 떠날까요?"

 

"그러고 싶은데 어떻게 그래요?...일해야죠.."

 

"네에...맞아요..일해야죠..음..아쉽네요..아쉽다.."

 

"그러네요..아쉽다."

 

고수는 잠시 생각하더니

 

"아하~ 그러면 되겠다. 우리 소풍이나 가요."

 

"네에? .."

 

"오늘 점심시간 비어두실래요?..제가 회사앞으로 갈께요..
꼭 꼭 비어두세요. 그럼 끊을께요."

 

"여보세요..여보세요..고수씨.."

 

고수는 오전내내 무언가 만드라고 분주했다.
서희는 부시시 일어나서

 

"너 뭐하냐? 아까부터 시끄럽게..."

 

"어 일어났냐? 무슨놈의 술을 그렇게 퍼먹냐? "

 

"어라~ 김밥이네.."
서희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더니 김밥을 집어먹으려고 손을 내밀자
고수가 손을 찰싹 때리면서

 

"어디서..손씻고 와서 먹어..감히 누가 먹을 김밥인데..."

서희는 맞은 부분의 손을 만지면서

 

"잉~ 아퍼..."
하면서 다른손으로 슬쩍 김밥쪽으로 가져가자 고수가 다시 철썩~

 

"에이~ 뭐야..내가 정말...치사..해서 먹는다.."하면서
김밥하나를 잽싸게 집어서 입으로 넣는다.

 

"아니 저게..."

 

"냠냠...음.."

 

"맛있냐? 간이 맞냐? 너무 싱겁지 않냐?"

 

"글쎄 하나로는..."

 

"그래? 그러면 하나 더 먹어..."

 

서희는 하나는 더 먹고

 

"음..괜찮네..그런데 누구줄려고?"

 

"우리 은진씨..."

 

"참내 도시락까지 바리바리 만들고...열부났네...열부났어.."

 

"이것 봐라~" 하면서 김밥이 들어있는 찬합을 열어보여줬다.

서희는 한심하다는 듯이 고수를 보더니

 

"너 이러고 싶으냐?"

 

"어.."

 

"쯔쯧.."하면서 서희는 김밥을 한줌 집고 일어나서 방으로 들어간다.

 

"흥~ 부럽지? 부러우면 부럽다고 하시지..."

 

고수는 시계를 보더니 서둘러서 챙겨서 나갔다.


"은진씨..점심시간 다 되었는데..나가죠?"

 

"신대리님 먼저가세요..저는 오늘 약속이 있는데.."

 

"아하~ 그래요..그럼 저는.."

 

이때 전화가 울리고

 

"네에~ 고수씨 어디에 계세요?..네에..공원이요..네에 알겠습니다.
지금 나갈께요.."

 

신대리는 나가다말고 고수라는 이름에 발걸음을 멈춘다.

 

은진은 나가면서 신대리한테

 

"점심 맛있게 드세요.."하고 발걸음 재촉했다.

 

회사뒷편으로 조금만 가면 자그만한 공원이 하나있는데 산책로도 있고
잠시쉴수있게 잘되어있다..한적하고..

 

공원입구에서 고수가 반합을 뒤로 감추고 은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저쪽에서 은진이 뛰어오고

 

"아니 왜이렇게 뛰어와여? 넘어지면 어떻게 할려고.."

 

"고수씨 빨리 볼려고요.."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은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요..은진씨 보고 싶었어요.."

 

"갈까요?"

 

둘은 공원안으로 들어갔다.

 

고수와 은진은 테이블에 앉자 고수가

 

"은진씨 배고프죠?"

 

"네에.."

 

고수는 가방에서 테이블 보를 펼치고 그위에 가져온 반합을 올려놓았다.

 

"테이블보 예쁘다."

 

"예뻐요? 스텐실로 제가 만들었어요."

 

"우와~ 그런것도 할줄 아세요..저도 못하는데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언제 제가 가르쳐 드릴께요.."

 

"네에.."

 

"이건 뭐에요?"
은진은 반합을 가리키면서 물어본다.

 

"은진씨가 한번 열어보세요."

 

반합을 하나를 열어보고 은진은

 

"어머~ 너무 예뻐요..직접 만들었어요?"

 

"네에.."
쑥스러워하면서 고수는 대답을 한다.

 

"드세요..은진씨"하면서 고수를 젓가락을 준다.

 

"잠깐만요..조금만 더 보구요..너무 아까워서 어떻게 먹어요.
그냥 집에 가져가면 안될까요? 두고두고 보고 싶은데..."

 

"하하..그냥 드세요..다음에 또 만들어 줄께요."

 

반합에는 튀김이랑 샐러드,불고기주먹밥,미니샌드위치 등등이 반합을
하나씩 열때마다 나와서 은진을 감탄케했다.
마지막으로 제일 위칸을 열자 김밥이 나왔다.

김밥위에 하나하나마다 홍당무를 하트모양으로 짤라서 올려져 있었다.

 

"어머~ " 은진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런 모습을 고수는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정말..고마워요. 이런 도시락은 처음이네요..너무 고마워요 고수씨
그런데 어쩌죠..저는 아무것도 준비못했는데요.."

 

"아니요..괜찮아요..맛있게 드시기만하면 저는 기뻐요."

 

"그것은 제가 자신있게 할수 있는건데..."

 

"하하..그래요...자 먹을까요?"

 

"네에...잠깐만요.."
은진은 김밥을 하나를 집어서 고수한테 먹여준다.
고수도 똑같이 은진한테 김밥을 먹여준다.

둘은 김밥을 우물우물 먹으면서 빙긋 웃는다.

 

"은진씨 김밥하면 생각나는 것은?"

 

"사이다.."

 

고수는 가방에서 짠~ 하고 병사이다와 컵을 꺼낸다.

 

"마술가방인가보다 주섬주섬 계속 나오네요."

고수는 사이다를 따서 컵에 따라서 은진한테 주면서

 

"같이 드세요..목메여요.."

 

"네에..고마워요. 고수씨도 드세요."

 

고수의 가슴한쪽이 찌릿하면 너무나 행복했다.
이시간이 스냅사진처럼 멈추어서 영원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디선가 기분좋은 산들바람이 가볍게 두 연인을 스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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