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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 전 그저 경리일뿐... ㅡㅡ+

꼬냥이발톱 |2003.11.04 10:57
조회 977 |추천 0

이건 무슨 조짐일까?

내가 근무하는 이 사무실. 적자운영이란다.

아, 그건 물론 나도 알고있는 사실이다.

정식으로 법인등록하고 운영한지 6개월도 안됐다.

이 회사는 병원과 연계되어 있는 의료기 회사다.

사장님은 아니라고 우기지만... 거의 관납형태이다.

아직까지는 임대료나 각종 비용 등 외상으로 달아두고 있고,

지금까지 직원들 월급 또한 외상으로 병원에서 빌려서 지급했다.

 

이번달부턴 우리 월급 병원에서 안준단다.

어제 사장님은 그 얘기를 하면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니들 월급 줘야하는데 적자라서 큰일이다...

 

오늘 아침부터 10월달 매출현황표를 가져오라신다.

미리 입력시켜둔 양식을 다시 확인하고 뽑아드렸다. 나를 부르신다.

우리 순수익이 얼만데 여기서 차떼고 포떼고 남는게 없다신다.

너도 알고있어야 한단다.

이렇게 적자운영이어선 안돼... 적어도 이익이 두배는 더 되어야지.

그러나...

 

그러나... 사장님.

전 그저 경리일뿐, 제가 어떻게 할수 있는 문제가 아니잖아요. ㅜㅜ

 

왜 처음부터 능력있는 사원들 스카웃해서 영업하지 않으셨나요?

달랑 두명뿐인 직원.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인걸...

아, 답답하다. 나보고 어쩌라는건지...

 

적자운영임을 알기에 무지 아끼며 산다.

종이컵 하나에도 벌벌 떨며... 사실, 작은건 내돈으로 산것도 많다.

아무래도 이달 월급은 제대로 안주실 모양이다. ㅜㅜ 훌쩍~

 

여름휴가비는 커녕 휴가를 못가도 참았어요.

추석 명절보너스 꿈도 못꿨죠. 그저 참아달라는 사장님 말씀.

여름내내 에어컨 바람 시원한 사무실에서 보내니 이게 휴가지

다른게 휴가냐고... 그래도 웃었지요.

내년에는 우리도 휴가도 가고 명절보너스도 받고 그래야지...

하시던 말씀만 믿고 꾹 참았는데...

 

왠지 이 직장도 오래 못다닐거 같은 생각이 든다.

하루빨리 구인란을 뒤져봐야하는건 아닐까...

 

방금 내가뽑은 매입매출장 계산이 하나도 안맞는다며 휙 던져주고 나가셨다.

눈빠지게 들여다봐도 틀린 곳을 찾을 수가 없는데...

숫자치, 계산치의 초보경리를 예쁘게 봐주시고 격려해주시는데 감동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괜한 짓을 한것만 같다.

아, 처음으로 때려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우울 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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