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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내가 무슨짓을 저지른 거지

꼬까신 |2003.11.17 11:53
조회 47,930 |추천 0

<2003 최고의 오늘의 톡!을 뽑아라>에서 최고글짱상을 수상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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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오일근무의 가장 큰 수혜자인 나는 -_-

그날도 어김없이 우아하게 소주 병나발을  불어대고 있었다.

신문에서는 경기가 안 좋다고 난리지 정치판은 지들끼리 잘났다고 까대기 바쁘고

난 돈 만원이 궁하고만 티비에서는 억억대질 않나

청년실업이 40만에 육박하는 이때 내가 어찌 맨 정신으로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었겠는가 (그래 침 뱉어라 -_-)

사실 나가기도 귀찮고 나가면 적당히 술을 먹어야 하는 피곤함이 있기 때문에

술 생각이 간절할 때는 혼자 방구석에 처박혀 나발을 불어대고 한다. 

우윳병 빨듯 소주병을 쭉쭉 빨아대고 있는데

열한시에 문자가 띠릭 들어온다.

문자를 확인하니

“ 응 그래 그럼 내일 아침 여섯시에 거기서 보자 좋은 꿈꾸고 핫하하”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는 번호다

평소 한 무관심 하는 내 성격에 맨 정신이었으면 그냥 잘못 들어온 문자겠거니 생각하고 넘겼겠지만 그때 난 이미 심하게 취해있었다

사실 혼자 방구석에 처박혀 병나발을 불어대자니 너므~ 심심했다

의심이 많은 나는 내 번호를 숨기고 전화를 했다

나 : 당신은 뉘슈

상대방 : .…….

나 : 이봐 전화를 걸었으면 말을 해야될거아냐

상대방 ; 전화는 그쪽에서 걸었는데요.

나 : 쵯 따지긴 그건 그렇고 나 아슈? 새벽 여섯시에 대체 어디를 가자고

상대방 : 그건 댁이 안 필요 없잖아요 문자가 잘못 들어갔네요.

나 : 에헤헤~

상대방 : 전 우리 회사 여직원 핸폰일줄 알았는데 암튼 죄송하게 됐습니다.

나 : 아항~ 오케이 거기까지

상대방 : 죄송합니다.


근데 전화를 끊고 노가리를 마요네즈에 푹 찍어 질겅질겅 씹으며 생각해보니

분명 아까 그놈 목소리가 삼십대 초중반인 것 같은데

대체 그 시간에 회사 여직원하고 어디를 가겠다는 거지

새벽같이 만난다는 건 그 회사도 주오일 근무를 한다는 말

빙고~

이놈이 부인 몰래 회사 여직원하고 바람을 피우고 있구먼. 캬캬캬


이미 술에 맛탱이가 가서 방바닥에 누워 베개로 턱을 괴고 술을 먹고 있었던 나는

역시나 너므 심심했기에 그놈을 놀려주고 싶었다 -_-


“이봐 당신 부인 몰래 바람피는거야 그러다 꼬치 떨어져 임마 으헤헤헤”


보낸 문자를 보면서 혼자 좋다고 킥킥거리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아무 생각 없이 번호를 확인하지 않고 받았는데


상대방 : 야~ 아니 뭐 이런 게 다 있어

         술을 처먹었으면 곱게 잠이나 잘 것이지 할 짓이 그렇게 없냐.

나 : 누구요

상대방 : 꼬추 달린 놈이다

나 : 뭐야 이거 변태새끼아냐 어때대고 수작이야

상대방 : 단단히 미쳤구먼. 좀 전에 네가 나한테 문자 보냈잖아


이런 덴장 -_- 문자를 보낼 때 실수로 내 폰 번호를 지우지 않고 보냈던 것이었던 것이다


나 : 이런 쓰발 -_-

상대방 : 뭐야 너 지금 나한테 욕했냐. 야, 너 어디야 몇 살이야

나 : 쵯 유치하게 나한테 작업들어오는거야

상대방 : 아니 뭐 이런 미친x이 있어 야 너 지금 어디야 당장나와

나 : 다리 풀려서 못나가 눈에 뵈는 것도 없고

상대방 : 얼~ 어이없군. 야, 싸가지 내일 나 좀 보자

        도망갈생각하지말고 내일 전화할 테니 전화 꼭 받아 알겠냐.

나 : 응 그래 알았어. 전화해 그럼 내일보자

상대방 : 야 싸가지 내일 전화할 테니까 전화 꼭 받아 알았어?


그렇게 우리는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한 놈은 열 받은 채로 한 년은 -_- 정신 나간 채로


리플이나 추천이 있으면 뒷내용도 이어 써볼랍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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