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내린 비로 도로는 흥건히 젖어 있었고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나는 수업을 들을 강의실이 있는 곳까지
처벅처벅 비를 맞으며 걸어 갈 참 이었다.
"따르릉"
그였다.....
교수님과의 약속도 지킬겸...만나자는 것이었다.
수업이 있다는 나의 대답에
비가 오고 있으니 강의실까지 태워 주겠다며 내가 있는 곳까지 차를 가지고 왔다.
후후... 이 사람의 차를 얻어 타도 괜찮은 건가....*^^*
그 사람은 나의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겠노라며
약속시간을 정한 뒤 다른 곳으로 향했다...
"쿵!쿵!쿵!쿵!쿵!"
나는 마치 카페인이 가득 들은 음료를 들이킨 사람처럼
가뿐 숨을 몰아쉬며 쿵쾅거리는 심장을 달래고 있었다.
만일 외부에서 강의를 위해 시간을 내 들어오시는 교수님께
갑작스런 일이 생겨 수업을 휴강하지 않았던들
그날의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나 있었을까....
약속한 시간이 될 때까지 많은 생각들을 해야만 했다...
어차피 사랑하지 못할 사람...
약속을 지키러 나가도 되는 걸까....
그는 나와 같은 믿음 안에 있는 사람이 아닌 것을...
하지만 난 그 생각들을 뒤로 한 채
그와의 만남을 위해 그가 날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의 차를 다시 타게 되었을 때 풍겼던 그의 냄새.
난 아직도 가끔 그 냄새를 떠올리곤 한다.
담배연기에 가리워진 상큼한 시트러스 향....
그를 생각할 때 마다 떠오르는 그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