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외국인] 웃기는 귀화인들의 수다
[일간스포츠 2003-11-19 09:42:00]
[일간스포츠 한용섭 기자] 독일 출신 이참, 미국 출신 하일, 프랑스 출신 이다도시. 세 사람은 국내 방송에 등장한 외국인 1세대들이다. 1990년대 중반 파란 눈에 금발의 이국인으로, 부산 토박이보다 더 유창한 부산사투리로, 아줌마 수다를 능가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신기해했다. 머나먼 이국에서 태어났지만 이제는 귀화해 세 사람 모두 어엿한 한국인으로 살고 있다. 본업과 방송을 겸하는 이들을 가상대화로 꾸몄다.
이참-다들 오랜만이네요.
하일-정말 반갑데이. 어찌 지냈노. 통 보이질 않더라.
이다도시-울랄랄라. 그러게 말입니다요~.
이참-개인 사업하느라 바빴어요. 마케팅.컨설팅회사와 와인수입업체를 운영하고 있지요.
이다도시-우와 대단한 사업가네. 그나저나 나는 결혼하고 한국 아줌마보다 더 시끄러운 수다쟁이 아줌마로 방송에 떴는데, 어떻게 방송에 데뷔했어요~.
하일-니 몰랏나. 내는 부산에서 억수로 유명했다 아이가. 컴퓨터 통신에서 갱상도 사투리 쓰는 외국인 시삽으로 떴다가 95년 부산 지역방송을 휩쓸었삣다. 인기가 억수로 좋아서 서울꺼정 진출한 거지예.
이참-79년 외국인 웅변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고 그 뒤로 방송을 타기 시작했어요. 83년 MBC 수사반장 으로 데뷔했던가. 94년 KBS 드라마 딸부잣집 에서 하유미의 상대역이 가장 인기였죠. 헤헤.
하일-그건 글코 내는 한국에 온 기 79년이데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선교차 왔다 아이가. 18개월 있다가 돌아갔재. 대학에서 법학박사 학위 따고 국제변호사 자격증까지 땄는데 한국이 너무 보고 시퍼갖고 87년에 다시 와삣다 아이가. 다들 언제 한국에 왔노.
이다도시-울랄랄라. 참 오래됐네요. 난 프랑스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고 92년 대학 강사로 한국에 왔어요. 93년에 한국 남편과 결혼해서, 어머머, 벌써 12년이 지났네요.
이참-내가 제일 오래됐네요. 78년 주한 독일문화원 강사로 입국했으니까. 강사와 방송 활동하다 일찌감치 86년에 이한우라는 이름으로 귀화했다가 사업하면서 다시 이참으로 이름을 바꿨어요.
이다도시-나는 96년 법적으로 한국 사람이 됐어요.
하일-내가 제일 늦게 한국인이 됐네. 내는 97년에 귀화했다 아이가.
이참-지금은 다들 방송이 뜸한 거 같은데, 나는 오랜만에 드라마에 등장해요. 새로 시작할 SBS 천국의 계단 에 조역으로 한창 촬영하고 있어요.
이다도시-울랄랄라, 축하해요. 예전에는 외국인이 몇 명 없었는데 이제는 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나는 가끔 교양.오락 프로그램에 나가고 집에서 가족이랑 알콩달콩 지내요.
하일-내는 지금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다 아이가. 일 하면서 특집 프로그램캉 광고 같은데 출연하고 엄청 바뿌다.
오늘도 긍거이 시간 내서 온 기다.
이 때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미즈노 순페이(전남대 일본어 강사)가 끼어들었다.
미즈노-잠깐, 시방 광주라고라 그랬당가. 나가 아직 한국인이 아니라고 빠져불면 쪼까 서운하저라. 나도 방송에 수월찬이 나왔당게. 1.5세대로 끼어달랑게. 안녕들 하지라.
하일-미즈노, 반갑데이. 니캉은 한두 달 전에 개그 프로그램에서 함 만났었제.
이다도시, 이참-오랜만이네요. 그런데 어쩌죠. 이제 글이 짤릴 텐데.
하일-미즈노야. 우리 모두는 한국인으로 귀화해 쭉 여기서 살 낀대. 니는 앞으로 우짤끼고.
미즈노-나야 나중에는 일본으로 돌아가 한국 문학을 가르치는 것이 꿈이랑게. 전남대에서 국어국문학을 배웠당게. 차차 준비가 끝나면 일본으로 돌아갈 거여. 언제 광주로 함 내려오랑게. 나가 함 쏜당게.
한용섭 기자 h2@dailysport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