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차 달기 무서워서 조용히 보기만 하는 나노마인드까지 겸비하고 있는 최악의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님의 글을 읽고는, 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요.
(님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싸잡아 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의견에 대해, 저도 제 얘기를 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알바라고 매도하는 사람들은 무시하세요. 그들은 옹졸하게 자신의 생각만을 강요하는 편협한 사고의 소유자인지도 모르니까요.
두서도 없고, 글솜씨도 좋지 않지만, 게다 길기까지 하지만...
님과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이 한번쯤 제 글을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올립니다. )
어제 밤을 새서 여기저기 돌아보면서 글을 읽었답니다. 동영상도 보구요.
참... 안타까운 사연도 많이 보고, 극단적인 의견들을 보며 놀라기도 했습니다.
1.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윗 글을 쓰신 분의 의견 또한 자유롭게 개진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니까 함부로 알바다 뭐다 싸잡아서 욕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진심으로, 불법시위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도, 수천 수만개의 촛불과 동등한 무게를 가진 하나의 의견이니까요.
하지만, 문득 궁금한 점이 생기더군요.
반대하시는 분들,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고 하시는 분들,
과연 시위에 한번이라도 나가보시고, 그들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많은 것을 듣고 보고 겪어보시고 하시는 말씀이신지, 그게 참 궁금하더군요.
저, 살짝 꺾인 이십대구요. 인 서울 학생운동-하면 떠올릴 수 있는 학교 나왔습니다.
대학 다니면서 선배들 따라 집회도 몇 번 다녀봤습니다.
니가 뭘 아는 척 얘기하느냐, 너도 인터넷에서 줏어듣고 하는 얘기 아니냐- 이런 말 들을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소수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고통을 함께 했을 정도로 열심히 쫓아다니지도 않았구요.
제가 선배따라 쫄랑쫄랑 나갔던 것은, 집회가 좋아서도 아니었고, 제게 어떤 확고한 정치적 신념이 있어서도 아니었습니다. 내가 아니면 누가 이런 모순에 저항하리- 하는 영웅심리는 더더욱 아니었구요. (일개 소시민이 무슨 영웅입니까. 웃기는 얘기죠;;)
단지- 제가 그런 것들을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대해 옳고 그름을 평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물 안에서 잘난 척 하는 개구리가 되고 싶지 않아서 나갔습니다. (고기를 먹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고기가 맛있다 없다를 평가할 수 있겠습니까.)
딱히 좋지는 않더군요.ㅋㅋㅋㅋ
그렇지만 그건 개인적으로- 사람많고 시끄러운 곳을 싫어해서.. 정도?ㅎㅎ
'불법시위니까 강경진압 당하는 것 아니냐',' 안나가봐도 뻔히 안다 니네가 밀더만?'
백퍼센트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 분들, 집회 나가보신 분들이 아닐 거라 생각합니다.
만약 내 눈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물폭탄을 맞고, 방패로 맞고, 발로 차이는 것을 보고도 당신은 그런 말을 하실 수 있으실까요?
2.
집회라는 것은 불특정 다수의 군중들이 모이는 것이다보니, 군중심리나 선동같은 것이 배제될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과격해질 우려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공권력이 투입되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길거리 양쪽을 전경들이 지키고 있고, 대열이 너무 넓어지는 경우에 방패로 밀림을 당해도, 어쩌면 질서 유지를 위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야간옥외집회, 불법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도로를 막고 가두행진을 벌이는 경우, 교통방해 기타 사유에 해당될 경우, 해산 시킬 수 있게 되어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물론- 법 쪽에 능통하지는 않기 때문에;;; 법을 피할 구멍따위는 모릅니다. 알아서도 안되구요.)
전경,의경 분들도 애처롭긴 마찬가지입니다. 얼마나 힘들까요.
다 제 동생뻘일텐데, 진압이 잘 안되면 돌아가서 혼날테고, 그렇다고 시민들에게 방패를 들이대려니 전경 나쁜놈 어쩌고 욕 먹고. 정말 미치도록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 듭니다.
군대 가보지 않은, 앞으로도 갈 일은 없을, 여자인 저라두요.
그렇지만, 지금의 전의경들의 진압방식은 정도를 넘어선 듯 합니다.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폭력 행사로 보입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 아닐까요.
( 전의경 모두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도 우리의 형, 동생, 친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전의경들 다 욕하지 말아요~~라는 글도 자주 봅니다. 그렇지만 그분들께는, 너무 마음상해 하시지 않으셨으면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비난하는 것은, 자신이 하지 않아야 할 행동을 하고 있는 전의경들이지, 최소한의 진압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전의경까지 싸잡아서 욕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시잖아요.
일부의 과오를 가지고 전체를 욕할 수는 없는 법이지만, 99%가 정당하더라도 단 1%의 커다란 과오를 가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지금의 공권력은 뭔가 큰 잘못를 범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불법시위든 폭력시위든, 그렇지 않은 평화로운 촛불시위든간에-
무기 하나 들고 있지 않은 시민들을 폭력으로 제압한다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최류탄을 쏘았습니까? 화염병이 등장했나요? 방패로 머리를 맞은 여학생이,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이, 죽창이라도 들고 전경들에게 휘두른건가요.
살인을 한 범죄자를 체포하거나 취조할 때도 필요 이상의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됩니다.
범죄자임이 명백한 경우에도 체포할 때도 미란다 원칙을 고지받을 권리는 있습니다.
지금의 시위를 불법행위라고 규정하는 법도 법이지만, 시민의 권리를 보장해줘야 하는 것 또한 절차적 법질서의 일부 아닙니까. 그런데 왜 법이 필요할 때만 지켜지는 것인가요.
처음에는 소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로 가득했던 촛불집회가, 이제는 공권력에 대한 반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이, 저는 참 무섭습니다.
3.
집회에 참가하는 목소리가 국민 전체의 목소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신다면, 그에 반대하는 당신의 목소리 또한 키우십시오. 인터넷에서만 떠들지 마시구요. 당신이 말하지 않는데, 누가 당신의 생각을 알아줍니까. 툭하면 알바라고 하는 마녀사냥, 저도 마음에 안듭니다. 그러면 알바라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논거를 보태십시오. 어줍잖은 지식으로는 쉽사리 당신의 의견에 반박하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면, 그러는 촛불집회 참가자들도, 인터넷에서만 떠들지 않느냐-라는 얘기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그분들은, 거리에서 온몸으로 소리치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인터넷에서밖에 떠들 수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의지할 곳이 이곳밖에 없다는 것일지도 모르죠. )
4.
대통령을 비난하는 목소리, 사실 듣기 좋지는 않습니다.
특히 쌍욕 하시거나 인신공격 하시는 분들, 그거 어떻게 보면 범법행위에요.
그렇지만, 비판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비판의 마지막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집회라는 방식이 아닐까요.
이렇게 해서 세상이 바뀌냐, 어차피 똑같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살아왔구요. 나 하나 한다고, 우리가 이런다고, 바뀌겠냐 뭐.
그렇지만-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불과 20여년 전의 세상은 지금과 같지 않았다는 것,
다들 한번쯤은 보셨을 민주화 항쟁들의 눈물겨운 모습들. 아시지 않습니까.
물론, 지금의 상황과 6.10 민주항쟁을 비교하는 것은 약간의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때 그 상황을 겪지 못했기 때문에 그 때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정부는 민주적 절차를 거쳐 우리 손으로 세운 정부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집회를 진압하는 모습은,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운하와 민영화계획, 소고기 수입에 대한 모든 문제를 다 제껴놓고서라도,
(저는 똑똑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의 시비여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국민에 대한 폭력은, 그 어떤 이유에서든 (앗, 내란은 빼야겠군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이 세상, 그렇게 해서 바뀌어 온 것입니다.
남에게 피해 주지 좀 말라고, 니가 영웅인 줄 아냐고, 그렇게 그렇게 비난을 받았을지도 모를,
한 사람의 열정과 젊음과 피가, 무관심한 당신같은 사람 100명에게 선물한 것이 지금입니다.
덕분에 당신이 지금, 여기서 누구 눈치도 안보고 글 쓰고 살 수 있는 겁니다.
지금 명백한 잘못을 보고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거나, 혹은 눈감아버리는 당신은-
나쁜 사람도 잘못된 사람도 아닌- 그저 프리라이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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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댁은 왜 같은 글 두개 올려서 링크판 쫓아다니게 만드니?
나 좀 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