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제 일주일 남았네요. 저희는 안 싸울려고 했는데 어제 드뎌 일이 터졌습니다. 다름 아닌 남친 부모님 생신 때문에요. 부모님들 생신이 하루 차이라서 24일에 같이 조촐하게 저녁 먹기로 했습니다. 남친 부모님 형제분들 모시구요. 문제는 남친이 생신 선물로 현금 100만원을 드리자는 겁니다.
근데 그게 남친 생각이 아니구..어머님이 1달전쯤 생신 얘기하시면서 누구누구 며느리 아들들은 가방 80만원짜리하구..뭐를 60만원 짜릴 사가지고 왔더란다..'나도 자랑 좀 하게 해달라' 라고 노골적으로 말씀 하시더라구요. 이것 뿐 아니구요.
남친 동네가 시골이라서 혼사 있고 하면 도시보다는 아무래도 관심이 많습니다. 남친 집 아버님만 농사 지으셔서 기본적인 생계만 이어가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같은 마을에서 저희보다 2주 앞서 결혼하는 집이 있는데. 제 남친 1년 선배랍니다. 아버지가 서기관(4급공무원)이구...어머니는 소문난 부잣집 따님이라더군요. 물론 거기에 걸맞게 상대방 여자도 있는 집 사람이구요. 그 집에서 예단을 1천만원 해가지고 왔다구..우리는 기 죽어서 어쩌냐는 겁니다.
사실 집으로 따지면 그 사람들 절대 못 따라가지만..저만 놓고 봤을 때는 그 여자보다 못한거 하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못났지만 그래도 지방국립대 나와서 공무원 시험 합격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희집 재산은 많지 않지만 부모님 너무 선량하시고..사족이 될 수도 있지만 저희 아버지 서울에서 대학 교육까지 받으신 분입니다. 설령 없더라도 저나 저희집이 못났다고 생각않고 살았는데..왜 시댁에만 가면 제가 그렇게 초라해 보이는지..남친은 고등학교 나왔구요. 일용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사랑하니까 이런거 절대 흠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세속적인 잣대로 봤을 땐 분명 남친이 기우는 혼사인데..저나 저희 부모님 절대 그런 내색 안 합니다.
그런데 남친 어머니..예단 많이 원하시니..저희집에서 받은 500에 제가 200 보탰습니다. 그리고 이불값하시라구 100만원 드리구요. 반상기 세트 30만원짜리에 은수저 했습니다. 저희 엄마 몰래 제가 200대출 받아서 드린거 너무 죄송스럽더라구요. 울적하기도 하구요.
예물할 때도 서로 없는 상황에서 하는거라..조금만 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전 남친 목걸이. 반지. 양복. 한복, 그외 잡다한것 해서 200들었습니다. 저 예물,한복,예복,해서280정도 받았습니다. 거기서 한복 가격만 120. 조금 안 좋은것 입더라도. 실용성 없는 한복에 투자하지 않았으면 했는데...저희 시어머니..또 그 서기관집안하고 비교해서 남한테 보이는거라구 비싼걸로 하시잡니다. 그 돈을 저 주셨으면 다른데 유용하게 썼을텐데..그리고 화장품 값 50만원 따로 받구요.
그 담에 그 집에서 이바지가 왔는데..15가지를 보냈더라..동네에 60가구 정도되는데 떡하고 약식을 집집마다 돌렸다고 그러십니다...그러시면서 난 기죽어서 어떡하냐고 하십니다. 그래서 친정엄마께 말씀 드렸더니..걱정되서 잠이 안오신답니다. 그걸 기본으로 생각하신다는게 많이 부담되시는 모양입니다.
다른걸로는 안되니 저희 고모님이 인천쪽에서 떡집을 제법 크게 하신답니다. 그래서 부탁드렸더니..택배로 보내면 본래 맛이 안난다고 하시더이다. 너무 좋으신 저희 부모님..전라도에서 인천까지 이바지 당일날 새벽에 차 몰고 올라가서 가져오시겠답니다. 그 말 듣는데..얼마나 맘이 아프던지..
저희 부모님 조그만 거라도 얼마나 정성 기울이시는데..그게 시어머니한테는 기죽는게 된다는게 넘 마음 아프기도 하고..나중엔 화가 나더라구요. 사실 저희 부모님 남친 반대하실 수도 있는 상황인데..아무말 없이 넘어가 주시는것도 고마운데..저희집에서 하는대로 한번도 두시지 않고..꼭 말씀을 하시네요.
다른 집(4급 공무원)이야기 한창 하시다가 '쟤 들으면 안되는데...'이러시면서도 다 얘기하십니다. 그 말씀이 저한테는 너도 그 만큼 해오라는 소리로 들립니다..그 집은 살림을 서울에 아파트에 차린답니다..그럼 그만큼 집에서 도움을 주었겠죠. 여자쪽은 직장이 없고..남자도 큰 수입이 되는 직장에 다니는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저희는 전세집 3천에서 시작하는데..그것도 제가 500대출해서 보태서입니다. 남친은 대출 받을만한 상황도 안되구..그런데 남친 왈 자기 지금 적금이랑 보험 넣는거 만기되서 돈 나오면 3천 전부다 부모님께 드릴거랍니다. 그럼 전 뭡니까. 남친 용돈 40만원 빼고 전부 보험 넣구 있는데...그 사이에 살림은 제 월급으로 해야하는데...그 돈 나오면 다 드린답니다. 저 그러라고 했습니다..첨엔 그랬는데..어머님이 이것저것 요구하시니까. 저도 억울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 딸처럼 아끼신다는 분인데..제가 이런 생각 갖는것 부터 나쁜거 아는데..저도 계속 안되는거 억지로 맞추는거에 너무 지쳤습니다.
결혼 후에 당장 생활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데...이번 생신 때 100만원 드리자는게..공무원 월급 안 그래도 빠듯한데..저희가 전문직도 아니구..어디서 100이 나옵니까..또 저보구 마이너스 대출 받으랍니다. 안 그래도 전세금 치르고..예단비 보내느라 이미 1,000만원 대출 받은 상황인데..남친 제가 무슨 대단한 돈이라도 버는줄 아는 모양입니다....자기가 알아서 할테니 일단 하랍니다.
어머님도 당신 아들 월급 어떻게 쓰이는지 뻔히 아시면서 그런 말씀 하시는거 보면 저한테 하신 말씀인거 같습니다..말씀은 너네들이라고 하셨지만...
어제 남친 말이 너 조금 받았다고...억울하냐고...엄마한테 너 돈없어서 선물도 못하구...이바지도 부담되서 잠이 안온다고 말씀드린다고 합니다..넘 화가 납니다. 안 그래도 친구들하고 비교 안 하려구 저도 노력하고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서로 없는 처지인거 아니까..조금 받아도 그러려니 이해했는데..그럴거 같으면 저희 사정도 생각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너무한건가요..도대체 모르겠습니다. 그냥 100만원 드리고 남친에게 사과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