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신은 곰신역할 하는 것 만으로 충분히 힘듭니다
그 사람 무슨 일 없는지 걱정도 되고, 언젠가부터 그 사람 시간에 맞춰 전화받을 준비를 하고 있고
여러가지로 힘들지만, 그까짓 2년.. 앞으로 사랑할 날에 비하면 잠깐의 시련일 뿐이죠
솔직히 전 군대 기다리는건 힘들지 않았습니다
만나면서도 이런저런 일이 있는데 군대 기다리는 것도 이런저런 일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는 연인이 아무리 사랑해도 인연이 아니면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살았고
미칠 듯 힘들어도 받아들일 건 받아들여야 한다고 그렇게 흘러가는대로 지냈어요
한번은 다른 남자분에 대해 심각히 고민한 적이 있었어요..
이것도 그런 흐름의 한 인연이겠거니.. 신중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것때문에 남자친구는 정신줄 놓고 자살시도며 가지가지 사고를 치기 시작했고
결국 구속되 육군교도소에 들어갔었어요,
사실 남자친구 정신 상태가 평소에도 가끔 무섭도록 이상했습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2년 내내 저를 소유하려고만 하는 이상한 집착도 있고..
동성인 여자친구조차 못만나게 하는 것도 그렇고..
만나고 있으면 절대 저만 쳐다보고 있어서 한순간도 떨어지지도 아무짓도 못합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갑자기 소름이 쫙 끼칠 때가 있고..
하지만 가끔 가끔이라..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고
남자친구가 어릴 때부터 가정불화라든지.. 별별 좋지 않은 일들을 많이 겪어서
그래서 좀 다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으로 저는 너무 쇼크받아서 죄책감과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그 사람에게서 떠날 수가 없게 되어버렸고
그 후로는 정말 최선을 다해 그 사람만을 위해 발로 뛰었습니다
교도소에 있는 4개월간 매일같이 면회를 다니다가 다행히 남자친구는 부대로 복귀했어요
갖고싶다는거 전부 챙겨주고 면회도 매주가주고, 혹시 또 뭐 맘에 안드는거 있나 눈치보고
.. 저의 노력으로 남자친구는 점점 상태가 좋아졌지만 솔직히 저는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혹시나 또 무슨 일 저지를까봐 정말 하루하루 가슴을 조리며 굽신굽신 지냈습니다
그리고 10개월만에 처음으로 휴가를 나왔는데
데리러 오래서 갔더니 친구랑 놀다왔다고 3시간 기다리게 하더군요
또 여행가기로 한 날에 핸드폰 꺼놓고 친구들이랑 술마시러 놀러가고
새벽에 찾아와 잘못했다고 빌더군요
계속 그렇게 만나기로 해놓고 또 핸드폰 꺼놓고 친구들이랑 가라오케가서 술질하고
다 보이는 거짓말만 잔뜩 하면서 들키면 또 빌어서 용서받고 사람을 아주 놀리더군요
헤어지잔 말은 차마 못하고 전 너무 힘들어 죽겠고
사실 저 혼자 너무 괴로워 자해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참다참다 남자친구에게 제발 그러지 말라고 나 놀리는게 재밌냐고 울고불고 빌었습니다..
여자친구가 그렇게 애원하는데 설마 또 그럴까 했지만
그날 바로 또 거짓말하고 밤새 술파티를 했더군요, 처음 미뤄진 여행은 또 무산되고..
그렇게 결국 열흘동안 단 한번도 기분좋게 만난 적이 없었습니다
전 거의 정신이 나가버려 화도 못내고 실성한 상태였고.. 결국 헤어지자는 말을 해버렸습니다
남자친구는 죽어도 싫다고 나 죽는 꼴 또 보고싶냐고 나오더군요..
정말 전 이도저도 못하고 말은 안나오고 이러다 내가 심장터져 죽을 것만 같고..
휴가 마지막 날..
전 또 뭔가 당할까 겁이나서 남자친구에게 혼자 복귀하라고 했는데
보고싶다고 데려다 달라고, 오라고 난리를 치더군요
그래서 급하게 택시타고 남자친구 있는 곳으로 갔는데.. 저에게 떠난다는 말도 안하고
먼저 출발해버렸더군요
어디로 간지는 예상이 되서 정말 진정하고.. 웃으면서 헤어져야겠다는 마음으로 찾아갔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만나 들은 말은 '왜왔어~' 였습니다..
화도 안나더군요
어차피 헤어질거 좋게하자 생각하고 웃으면서 잘가라고 인사하러 왔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뜻인지 눈치챈 기미였는데.. 갑자기 쌩뚱맞게 제 핸드폰을 빌려달라더군요
화장실가서 전화하고 오나 싶더니.. 제 문자를 보러 간 것이었습니다
항상 저에게 조언을 주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절 위로하느라
'인연이 아니라 악연이었다 생각하고 마음 추스리라' 고 보낸 걸 보고 눈이 뒤집힌겁니다..
실성해서 그 분에게 전화를 걸려하더군요.. 저는 필사적으로 핸드폰 뺏으려고 했는데..
제 팔을 잡고 배를 쎄게 치더니 순식간에 전 길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습니다..
대치동 그 사람 많은 길 한 복판에서..ㅋㅋ
눈물도 안난다는게 이런거구나.. 싶었어요
남자친구는 결국 그 분에게 전화를 걸어 난리를 치고.. 완전 절 죽일 기세더군요
전 무서워서 온몸이 덜덜 떨리고.. 빨리 도망쳐야겠다 생각들어서 핸드폰을 달라 했더니
남자친구도 화를 못삭히고 손을 부들부들떨면서 절 안보낼라고 주질 않더군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나는 살아야겠다고 그냥 핸드폰 버리든지 말든지 뒤돌아 갔습니다
그랬더니 자기 복귀 안한다며 교도소 쳐넣을람 또 쳐넣고 신고할람 신고하라고 소리치더군요
정말.. 그 순간 나도 범죄자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는 눈물도 안나오고, 사람들은 다 쳐다보고,
그대로 차도에 뛰어들고 싶은데.. 부모님 생각으로 참고 참고..
나도 떨려 죽겠지만 남자친구의 분노찬 모습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또 무슨 짓을 저지를까 겁이나서.. 뭘 원하냐고 했더니, 헤어지는거 아니지 하더군요..
결국 제가 다른 남자에 대해 고민했을 때 처럼 헤어지는거냐 때문에 또 이런겁니다
그래서 그래 안헤어져 라고 했더니 순식간에 정말?정말? 거리면서 해맑아지더군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실실 웃으면서 다행이다 고맙다 제발 그러지말라.. 잘하겠다..
돌아버리겠습니다
더 이상 제가 어떻게 믿겠습니까.. 정말 이젠 무서워 죽겠습니다..
2년간 수상하다 수상하다 생각했던 남자친구의 이상한 성격이 제대로 보여진 순간이었습니다
그 사람 정신과 진료도 받았었고.. 부모님 때문에 마음의 병이 너무 깊어서 마음도 여린데..
그래도 평소엔 해맑아서 안쓰럽고 안타깝고.. 그래서.. 후..
복귀 날 밤에 전화가 오더군요.. 중대장님이.. 복귀 아직 안했는데 언제 보냈냐고..
.....그러는 와중에 저는 또 그 사람 걱정되고 밉고 무섭고..
내가 미쳤지 그 와중에도 어떻게 그 사람 걱정이 되는지, ..저야말로 정신병걸린걸까요
예전에 제 옛날 남자친구가 자살로 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상처때문에 그런 말 듣고 냉정해질 수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아무리 남자친구가 무섭고 미워도 남자친구에 대한 동정심이 너무 크다는 겁니다..
화병이 난건지 가슴이 쿵쾅쿵쾅뛰고 숨도 차서.. 괴로워 죽겠습니다
이러다 그사람 손에 죽든지.. 저 스스로 실성해 죽어버리든지.. 너무.. 두렵습니다..
자기 인생에 다른 여자는 없다는 그 말이 너무도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