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
지난 목요일 운전 기사노릇 해야되서 시집으로 가는 길에
배추 차가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슴다.
뭔 김장 귀신이 씌었는지...
올 김장은 필히 사먹고 말리라는 각오를 일주일째 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6포기 배추를 덜컥 사서는 뒷 트렁크에 실어버렸슴다.
그런데....
그날 마법에 걸려
한번 걸러씩 심하게 아픈 ... 그런 달인데다가
울 시댁 절대 보일러 따땃하게 틀어 놓는 집이 아닌지라
제사나 뭔 일이 있어 가기만 하면 얼음이 뼛속 까정 박혀서 오는게 일이라
그만 덜컥 자리에 눕고 말았슴다.
"아포....ㅠㅠ"
"차 뒷 트렁크에 배추있어.... 갖다줘 "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 배추 들여다 놓고 갔슴다.
우째 우째 절여놓고는 씻기까지는 하였슴다.
그런데 정말 김치 담기가 힘들더군요.
그래서 통에 잘 넣어 ... 그냥 뒀슴다.
'이 배추를 어쩔꺼나...ㅠㅠ 난 그냥 김치 사먹고 시어머니 갖다줘야 하나?!'
울 시어머니 한테 한번도 뭐 갖다주고 좋은 소리 들은 적이 없슴다.
온 식구들이 맛있다고 감탄해도 꼭 꼬투리 잡고 맙니다.
십여년동안 한번도.. " 개얀네~ " 네.버. 한번도 들은 적이 없슴다. "좋다"가 아님다. 괜찮다란 말한마디를 말임다.
그래서 절대로 뭐 안갖다주려고 생각합니다.
'이웃집 아짐 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담기가 싫었슴다.
토요일
남편 노는 날
이날은 또 남편이 기사노릇 할려고 시집으로 갔슴다.
시집 5분 거리임다.
가면 평소처럼 함흥차사일 줄 알았는데 중간중간 보고 들옵니다. 그래서 그날은 좀 이뻤슴다.
그리곤 5시 쯤 왔슴다.
저넘의 배추 빨리 담아야 하잖냐구 닥달임다.
저번처럼 생배추로 익혀먹을려냐구... 그땐 정말 맛없어서 혼났다구 담아야 한다구 난리였슴다.
혼자가면 쓰러질까봐 같이 슈퍼가서 쪽파 갓 사왔슴다.
냉동실 새우. 마늘...생강차로 만들어둔 생강건져 김치 담았슴다.
하다보니 왜 그렇게 줄지 않는지...
하다가 울고 싶었슴다.
그런데
플라스틱 김치 항아리 헹구고 김장비닐 씻어서는 목욕탕에 척 걸어두고 나오더니
곰지락....꼼지락....거리며 한숨쉬며 버무리는 마눌이 안쓰러웠는지
이 아저씨가 비닐 장갑을 끼더니 척척 버무리는 것임다.
내가 버무린 김치 돌돌 말지 못한다구 야단도 치면서....
그래서 쉽게 끝냈슴다.
아파누워 있어도 시집에 가자고 화내던 ..(시집에 가기 싫으니까 아프다구)
마마보이가 말임다 좋은 점도 있군요.
자상한거 말임다.
시어머니한테만 자상한 줄 알았더니...이뿐 짓도 함다.
전요...예전엔 어디 나갈 때 뒤 돌아봐서 집 지저분하면 청소하고 나갔슴다.
밤에 잘 때도 청소... 깨끗하게 깔끔 떨었슴다.
그런데에는 전혀 도움이 안되는 남편이었슴다.
이제는 열받아 -사실은 몸이 좀 안좋아서리- 청소는 안함다.
바닥의 먼지만 닦슴다.
그러면 분기별로 한 번쯤은 대청소를 함다....울 남편이
저는 점점 여우가 되어 가고 있슴다~~~~
에피소드 한가지 더....
전 라면을 못 끓입니다.
천성적으로 잘 삶긴 잔치 국수를 좋아하는지라 남편이 라면 먹자면 국수 삶는다 함다.
라면은 남편 몫, 국수는 내 몫
일요일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면 싫어하는 라면이라도 먹자 할 정도로 밥해먹기 싫슴다.
그럼 가끔 남편이 라면을 끓임다.
찬밥이 많으면 볶음밥을 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볶음밥은 서로 하라고 미루지만 라면은 당연히 남편 몫임다.
"라면 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모른단 말야~~"
"남자들은 요리를 못하나봐요?" 울 둘째.. 공주 2학년
"왜? 울집 라면하구 볶음밥은 아버지 몫이잖아? 그것도 요리잖아?"
"라면은 남자의 기본아녜요?"
네...... 남자의 기본... 라면...꼭 울 아들한테 가르쳐야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