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세살되던 겨울에 데리고 왔다.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엄마가 좀 못마땅해 하셨다. 한달 50만원이면 엄마에겐 큰 돈이었던 것이다. 아직은 아버지가 버시니까, 매달 용돈을 드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섭섭하니까 애데려온 얼마동안은 좀 더 드렸다.
그런데 엄마는 애키우는 동안 내가 드린돈을 한 푼도 모아놓지 않은 모양이다. 정말 쓸데없는 곳에다 다 써버렸다. 그게 뭐라고 여기다 밝히기는 뭐하고.. 어디다 쓰건 엄마 마음이지만, 나라면 고생한 티도 안나게 그렇게 써버리지는 않았을거다. 그리고는 늘 하던것처럼 돈이 없단소리... 알고보니 결혼한 내 동생에게 5만원빌려달라, 10만원 빌려달라.. 그러신단다. 그리고 돈이 생길계획이면(몇달에 한번씩 있는 보너스달) 돈 들어올거 계산해서 미리 써버린다. 꼭 써야할 곳도 아니다. 적어도 내 생각엔...
난 엄마가 참 답답하다. 돈도 없는 형편에 얼마전엔 성혈수술까지 하셨다. 내가 하지말라고 했다. 환갑이 얼마 안 남았는데 무슨 성형수술이냐며.. 그래도 하셨다. 그러니까 돈이 없는 것이다. 난 당분간 절대 용돈을 드리지 않을것이라 다짐했다. 대신 형편어려운 동생에게 주었다.
우리는 명절이되면 상품권이 많이 생긴다. 그런다고 나는 한꺼번에 막 나눠주는 성격이 아니다. 두고 두고 쓴다. 스승의날 선물도 사고, 부모님 생신 선물도 사곤한다. 물론 나도 쓰고.
우리 엄마 손바닥을 쫙 벌리며, 상품권하나 주고 가란다. 그래서 올해는 선물할 데가 많아서 다 쓰고 내구두사려고 남겨둔 거 하나 밖에 없다고 했더니, 그래도 주고 가란다. 옆에서 보던 우리 둘째 동생이 ' 줄거있음 주고 빨리가라는 식이네" 그러더군요.
가난한 세월속에서 살아서 그렇게 뻔뻔하게 변한건지 원래 그런걸 여태 내가 몰랐던 건지 ...
하긴 애 맞길때도 한달에 얼마줄건지 그것부터 물어보셨다.
사돈집에서 명절때마다 뭘 보내도 답례를 할 줄 몰랐다. 그래서 내가 내돈으로 사서 엄마가 보낸거라고 했다. 아무리 돈이 없다고 커피셋트 하나 못보낼까 마는 엄마가 안 하면 내가 한다는걸 알기때문이었다.
언제부터인지 엄마는 받는건 당연한 것이고, 주는건 모르는 사람이 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