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늦은밤 집에들어와 컴터를 잠깐 하는 시간에
톡을 가끔 보는 22살 남자입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학원을 다니다보니 학원 끝나고 집에 올때면
너무 졸려서 표정관리가 안되곤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역시 학원이 끝나고 지하철을 타고 집근처 역에내려 친구를 잠깐
만나고 집앞까지 오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오늘따라 사람이 좀 많더군요 앉을자리가 없어 속으로 '아오 짱나'를 연발하며
피곤하지만 엠피에서 나오는 With you를 따라부르고 있었습니다.
뒷문 바로 오른 쪽 창문쪽에 있었는데그 앞을 보니 현상수배범의 사진과 함께 약간의 설명이 덧붙여져 있더군요..
솔직히 이런 단편적인 사진만보고 어떻게 알아보고 어떻게 신고를 하며 어떻게 붙잡아둘까?
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밑에 쓰여진 현상금 500만원을 보고 내가 만약 이사람을 잡으면..
이라는 가정과 함께 마음속으로는 이미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고 친구들에게 거하게 한턱
내고 있는 제 자신이 있더군요.
거기까진 좋았다 이겁니다 ㅡㅡ 제가 인상을 살짝 쓰고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아까부터 유독 오른쪽으로 2번째 앉아계셨던 아저씨가 절 뚫어져라 쳐다보고 계신겁니다.
저와 눈이 마주치면 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척 하시며 그 현상수배범이 올라있는 종이를 보는겁니다.
전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내릴 정류장이 방송으로 나와 벨을 누르고 내리려는 찰나, 아저씨가 제 손목을 붙잡더군요
아저씨 : 잠깐만 기다려봐
나 : (엠피 이어폰을 뽑으며) 네?
아저씨 : 이거이거 김xx 아냐??
나 : 김xx가 누군데여 ㅡㅡ 저 내려야되요
아저씨 : 오호 이름을 듣자마자 내리려는걸 보니 김xx가 확실하구만
제가 벨 누르는 것을 보지못하셨나본지 계속 저를 추긍하시더군요
나 : 아 진짜 이상한소리하지마세요 경찰부르기전에 이손 놓으세요
아저씨 : 기사양반 들었지? 어서 경찰부르고 차 문 열지말고 있어봐
승객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저쪽 창문에 붙어있는 A4용지를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무슨 탐정이라도 된 듯이 말을 하시더군요. 정말 화가 났지만 아버지뻘 되시는 분이시고 하루종일 시달려 힘도 없어서 아니라고 그냥 가시라고 말을 수십번 반복했지만 아저씨는 막무가내였습니다. 그 때 마침 저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신 아주머니와 아저씨
아주머니 : 보자보자하니깐 안되겠네 아저씨 장난해요? 이게 닮았어요? 눈썹만 닮긴했지만
그 외에는 얼굴 형부터 틀리잖아요 모하시는거에요 학생붙잡고
도와주시는 아저씨 : 나참 여기 나이 31살이라고 적혀있잖아요 딱봐도 학생이구만 ㅡㅡ
아저씨 : 그럼 학생이라고했지 ? 학생증이랑 주민등록증 보여줘봐
그렇게 저는 학생증과 주민등록증을 보여드리고 간신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저씨는 정말 미안하다며 내릴 정류장도 아니신데 내려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연발하셨지만 지금생각해보니 정말 화가 치미는군요... 그땐 정말 힘도 하나도 없었고 그냥 내리고싶은 생각 뿐이었습니다..
정말 웃지못할 황당한 일을 겪고나니 톡이 제일먼저 생각나더군요.. 눈썹만 닮았다는 아주머니의 말씀에 거울을 보며 눈썹을 만지작 거립니다..
오늘하루 어떻게 보내셨나요? 힘든일상이지만 항상 웃으며 살자구요 ~!!
혹시 톡이 된다면 제 눈썹 공개하겠습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