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달리 어떻게 글을 시작할 방법이 딱히 없네요.
저도 인터넷 보면서, 글 올리기는 고사하고 거의 리플도 안 다는 수준이었다가 이렇게 글을 씁니다.
좀 전에 키 160 이하 되시는 여자분께서 여군장교를 가고 싶다는 글을 봤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피식 하고 웃었습니다.
전 현재 스물여섯 대학교 졸업반이고, 육군 기갑병과로 만기전역한 예비역입니다.
전 군대가기 전에 꼭 군대를 힘든 곳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군대란 곳은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고, 남자로써 자신의 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며, 또 솔직히 티비에 비춰지는 군인들... 얼마나 멋있습니까
솔직히 갔다와서 말이지만 말도 안되는 약간의 환상을 품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병사보다는 제복도 화려하고 멋진 장교의 꿈을 품고 있었고, 공군쪽의 조종장학생이나 사관후보생을 갈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발과 알레르기라는 질병을 가지고 대학 4학년을 모두 마친후, 현역 2급이긴 하지만 제가 가진 질병을 사유로 탈락이라도 하게 된다면, 나이 먹고 병사로 군대가야 하는 엄청난 쪽팔림과 부작용...
그리하여 전 결국 장교의 꿈을 접고 병사로 입대했습니다.
입대하고 나서, 제 소신대로 전 무한한 작업과 검열과 훈련이 있는, 크리스마스때 역시 놀지 못하고 제설작업을 해야 했던 부대에 배치되었고
흔히 말하는 때깔좋은 부대는 두달에 한번 휴가를 나온다던데, 전 두달에 한번 외박 나오기도 힘들었습니다.
대한민국 군대가 이런 곳이구나 하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전역 하던 날 제게 남은 것은, 아껴 모은 딸랑 몇십만원 든 통장과 예비군 복장차림이 전부였습니다.
아까 리플 중에 현역 여군장교분도 계시고, 지금 여군장교를 지원하는 분도 계시지만...
한번 진심으로 물어보고 싶습니다.
본인들 께서는 국가에 대한 충성과 필승의 의지로 여군에 지원한다고 하셨는데...
과연 그런 충성과 필승을 향한 의지가
장교가 아닌 병사로, 한달에 백오십 이상 되는 월급이 아닌, 단돈 몇만원의 월급받는 군대를 가는 경우에도
그런 굳은 심지가 나올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아마 여군지망생분들을 병사로 입대권유 받았을때도 입대할 마음이 있을까요
여군지망생이 아니라 현역 여군 부사관이나 장교라 할지라도 거부할 것입니다.
여군 간부를 가신다면, 동생, 친구, 심지어는 오빠뻘 되는 병사부하들...
말도 안되는 시급 받고 일하고 있습니다.
태클 걸지 마시고 병사애들 좀 잘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