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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조은생각에서...

희야 |2003.12.04 16:09
조회 408 |추천 0

거의 눈팅만하다가 ......

오널 12월호 조은생각에서 여기에 어울릴것 가타서리 옮겨봅니다.

 

딸의 아버지

  대안학교에서 교편을 잡고있는 선배이자 친구인 김선생을 일 년 만에 만났는데 그 곁에 다섯 살짜리

여자아이가 있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딸이란다. 그한테는 고등학생, 중학생인 아들만 둘있다는 것을

알기에 농담이려니 했다. 흔히 하는 농담으로 "숨겨 놓은 딸이었어요?" 했는데, 낳은 딸이란다. 아 이건

농담이 아니라 사실이로구나, 기분이 약간 얼얼해졌다. "그러면 아이 엄마는 어디 있어요?" "집에 있지요

그러나 심상한 어투, 너무나 태연한 표정이 내게는 일견 뻔뻔함으로 느껴졌다. 내가 당황스러워 하는 한참 동안 즐거운 표정으로 지켜보던 그가 말했다. " 몸으로 낳아야만 낳은 건가?"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아, 입양을 했구나. 다래는 늘상 머리가 봉두난발인 김선생의 딸이라기엔

너무나 예쁜 아이였다. 아빠 머리는 일년에 한번 감을까 말까 한 듯한데 다래의 긴 머리는 찰랑찰랑,

김선생의 눈곱 낀 눈이 다래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그윽히 바라보는 정경이란.

  그 뒤부터 간간이 김선생네 집에 전화를 걸거나 그쪽에서 전화가 오면 나는 다래소식부터 묻는 습관

이 되어 버렸다. 하루는 김선생이 그런다. "나 오늘 우리 딸 때문에 완전히 대오각성, 개과천선 해

부렀소" 말인즉슨, 가족이 함께 먼 여행을 다녀왔단다. 모두 파김치가 되어 집으로 들어왔다. 김선생도

평소와 다를 바 없이 그저 '퍼져'있는데, 갑자기 다래가 그러더란다. "엄마, 나 이담에 태어나면 절대

여자 안할거야"

  '퍼져'있는 상태에서 그대로 듣고 있었단다. 그랬더니 이 꼬마 아가씨의 야무진 일갈인즉슨, 피곤

하기는 우리 모두 마찬가지인데 아빠랑 오빠들은 집에 오자마자 아무것도 안하고 누워 버리고 왜

엄마만 일하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저는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모두 피곤할 때 누워 버리는 사람인,

아빠나 오빠같은 남자로 태어나겠다는 것이다. 딸의 그말을 듣는 순간, 김선생 몸이 벌떡 일어나

지더라는 것이다.

  아이고, 어머니한테서도, 아내한테서도 받지 못한 교육을 내가 우리 딸한테서 받는구나. 다래한테

미안하고 부끄럽고 고마워서 김선생은 조금 전 자신처럼 '퍼져'있는 다래 오빠들을 일깨웠더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김선생, 참말로 야문 딸 둬 부렀소. 여성부 장관이 상 줘 부러야 쓰것구만

(소설가 공선옥님)

 

이런거 보면 아내의 잔소리 백마디보다 어린 딸의 한마디가 아버지들에겐 쓴 약이네여^^

나두 저런 귀엽고 야무진 딸하나 있어슴하는 생각이..

독감두 유행이라는데 날씨두 갑자기 추워졌네여 모두 감기 조심하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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