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여자 친구는 참 융통성이라고 눈꼽 만큼 없습니다.
뭐든지 그대로 믿어버리는 그녀의 성격에 가끔 화가 날 때도 많지만
저한테 무지 잘하고 착하고 외모도 받쳐주는 여자친구입니다.
근데 사람마다 흠이 없겠습니까?
제 여자친구는 후추가 몸에서 안녹는 성분이다라는 말을 들은 후
절대 후추를 삼가는 그런 보수적이고 융통성이 없는 면이 있다는 겁니다.
뭐 그정도야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이건 빙산의 일각입니다.
아직까지 교제 하면서도 저녁 10시를 넘기고 집에 횡하니 가버리는 겁니다.
한때 그런 문제로 여자친구와 다툼도 했지만
여자친구는 사랑한다 하지만 아버님이 엄격하니 봐달라고 하면서
일찍 들어가기가 일쑤였습니다.
참다 못한 전 여자친구 집에 쳐들어가서 교제를 허락받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건 없습니다.
제가 여자친구와 더 있고 싶으면 그 집에서 늦게까지 노는 법 외에는 없습니다.
그것도 눈치가 보여서 10시 30분이면 일어서야지 더 늦으면
가족 모두가 절 이상하게 여기는 것이었습니다.
좀 답답하고 소심한 식구들의 그런 바른 생활에 처음에 무척 적응이 안되었지만
차츰 그 여자친구의 가정을 이해하고 보니 저도 모르게 바른 생활을 하게 되는
성실한 남자친구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저와 여자친구가 스킨쉽하나 갖지 않고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아주 단순합니다.
여자친구는 잘 웃지 않습니다.
웃으면 무척 이쁘고 어마어마하게 매력이 넘쳐 보이는데
정말 애지간해서는 웃음을 안 보여줍니다.
말할때도 웃음 띤 모습은 없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처음엔 진지하게 느껴지고 사랑스러웠는데
차츰 제가 부족한 사람인가 하는 느낌마저 들기까직 했습니다.
해서 어느날 여자친구에게 지나가는 말로 넌 웃음이 적구나 하고
조용하게 제 의도를 살짝 비췄습니다.
여자친구 아무런 표정없이 평소처럼 하는말이'웃으면 얼굴에
주름이 진다해서요 '
우와 이런 그렇다고 웃지도 않는 사람이라니..
전 그녀가 좀 이상하다구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원래 아버님이 교육에 몸 담고 계시긴 하지만
참 교과서적인 그녀의 성격은 단순하기도 하고 뭐 그렇게 까직
하냐는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그런 그녀의 웃음없는 애교에 저도 잠시 지쳐가고 있어서
살짝 다른 곳에 눈길이 가려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런 제게 다시 그녀가 일편단심이 된 것은
얼마전 어머니 생신선물로 준비한 아이오페를 사다가 그녈
위해서 하나 더 사다가 따로 포장했습니다.
주름땜에 웃지도 않는 그녀가 나름 기억에 스쳐서
저도 모르게 그냥 하나 더 달라 했습니다.
살며시 그녀 방안에다 놓고 나왔는데
그녀에게 문자가 왔습니다.
'오빠 이거 어머니꺼 아녀요?'
전 바로 그녀에게 문자를 넣었습니다.
'너 써라, 주름 땜에 웃지 않는 너 땜에 가끔 내가 주름질 것 같다'
'오빠 근데 효과 있어요?'
'니가 써보고 답줄래?'
'오빠 고마워요.그리고 감사해요'
전 아무생각없이 어머니생일 파티로 분주해져서 그냥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몇칠만에 만나 그녀가 제 얼굴을 딱 마주 보더니
활짝 웃어주며 다정히 제게 말하는 겁니다.
'어머니가 그러시는데, 이런거 젊어서부터 잘 발라주면 많이 웃어도 괞찮고 예쁘게 늙는데요.'
뭐라 할수 없는 친밀도가 다가왔습니다.
마치 고대하던 키스라도 나눈 여인처럼
작은 그녀에 대한 제 배려가 그녀를 기쁘게 했고 그녀의 마음을 더욱 얻은것 같습니다.
습관이 되서 물론 잘 웃진 않지만
그래도 바르는 화장품 덕인지 가끔 애교스런 미소가 담긴
그녀의 얼굴을 볼때면 참 행복한 남자인것 같습니다.
그녀의 매력은 무뚝뚝하지만 내게만 행복을 주는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