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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작가 김미라 (2부)

일포스티노 |2010.11.24 22:51
조회 43 |추천 0

- 샘터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

 

  다른 자리에서는 샘터에 계시는 분들을 많이 봤었지만 필자로서 연을 맺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 당시 샘터의 편집장님이 '노래의 날개 위에' 청취자셨는데 '달력을 넘기며'라는 코너에 ‘뒤돌아보지 마라’는 제목으로 글을 처음 썼어요. 그 후에 다른 사람들을 위로할 수 있는 짧은 글을 써달라고 하셔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지요. 그게 벌써 5년이 됐네요. 샘터 필자들은 사회적으로 경륜 있고 작가로서의 입지도 탄탄하신 분들인데 제가 그 분들과 같이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큰 영광이었죠. 그 뒤로 샘터라는 책에 대해 무한한 애정을 가지게 되었어요.

 

 

- 무한한 애정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샘터에 연재하던 것들을 모아 '위로'라는 책을 냈을 때 출판 기념회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예전 샘터사 밑에 밀다원이라는 카페가 있었어요. 김동인의 소설 밀다원 시대에서 딴 듯해요. 이맘때 늦가을이었는데 밀다원에 앉아 글을 쓰다가 샘터사를 보면서 ‘나도 다음에 여기에서 책을 내는 작가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 했죠. 그때는 번화하지도 않고 마로니에 나무도 훨씬 컸고 심플했어요. 예쁜 샘터 건물을 보면서 생각했던 꿈이 23년 만에 이루어진 거죠. 그래서 샘터는 저한테 특별해요.

 

-샘터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가, 타 잡지와 다른 샘터만의 특징이 있다면?

 

  샘터하면 제 주변의 맑고 착한 사람들 생각이 나요. 옆에 있기만 해도 따뜻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풍겨서 다가가고 싶은 그런 사람들이요. 그리고 샘터는 낙타와 같다고 생각해요. 먼 길을 가기 위해 천천히 가는. 다른 잡지들 같은 경우는 샘터 아류로 시작했기 때문에 급한 게 보여요. 그래서 서두르거나 화려하게 하려는 모습이 보이는데 샘터는 사막을 가기 위해 천천히 낙타와 같이 꾸준하게 샘터만의 길을 걷고 있다고 봐요. 밖에서 바꿔보자 해도 꿈쩍 하지 않는.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게 차별화된 품목이 될 거예요.

 

- 지금까지 연재해 오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호가 있나?

 

  코너라는 것이 사람과 같아서 처음에 썼던 글이 점점 성장해 가는 것 같아요. 05년도 10월에 ‘구석’이라는 글을 썼는데 그때 제대로 썼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전에는 반응이 없던 분들도 "좋더라" 하고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세세한 이야기보다 이 한마디가 참 좋았어요. 누군가를 사랑할 때 굳이 이유를 대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군대에 있던 조카까지 전화 와서 이모 글 잘 봤다고 좋아하더라고요.

 

 

 

- 월간 샘터 원고료를 기부한다고 들었다.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인가?

 

  처음 서너 번은 원고료를 받았어요. 그런데 김수영시인의 부인분이 샘터 잡지를 사장님이 보내주셔도 항상 돈 주고 사서 보시는 것을 보고 많이 느꼈어요. 그것은 내가 아는 사람을 도와주겠다는 것을 떠나서 무엇이든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겠다는 거죠. 아주 작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 노력하시는 모습이 보였어요. 저는 예전부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왔고 재능기부에 관심이 있어요. 아직 확실히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서 이것으로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위로를 쓰는 일은 그래서 기분이 더 좋아요.

 

- 따뜻한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나? 자신의 신념이나 가치관과 관련이 있는지?

 

  특별한 신념 그런 것은 아닌데 제가 나이 오십이 넘게 살다 보니까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사람들이 안쓰러워 보여요. 젊은 사람은 젊은 사람들 나름대로 그 뒤에 뭔가 힘든 게 있을 거라 느껴지고. 사람은 누구나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결국 사람들은 자기의 마음을 헤아려 주었을 때 반응을 해요. 방송은 사람들 마음을 헤아려야 하는 것이 있어요. 제가 방송작가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샘터도 사실 위로의 매체잖아요. 요즘에는 제 안에서부터 따뜻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 위에서 이야기한 여행 외에 작가님이 위로 받는 방법이 있나?

 

  저는 주기적으로 제3의 공간을 잘 만들어요. 전에 현대미술강의 같은 것을 들을 때 강사분이 얘기하셨던 건데,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곳이 제3의 공간이래요. 휴식의 장소이기도 하면서 위로의 장소이기도 한. 예를 들면 자주 가는 공원도 괜찮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동네 뒷산에 찍어놓은 벤치가 있어요. 그곳에서 글감을 떠올리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제3의 장소를 하나씩 정해서 그곳에서 위로를 받아요. 또 혼자서 음악을 틀고 드라이브를 하는 과정을 통해 위로를 받기도 해요.

 

- 작가 생활을 30년 가까이 해왔는데, 작가 김미라에게 글쓰기란?

 

  어려운 질문이네요(웃음). 글쓰기란, 특히 라디오 원고는 밥 짓기라고 생각해요. 보통의 글은 요리예요. 자기 것을 녹이고 오랫동안 고심해서 작품을 내는데 반면, 라디오 작가는 그럴 틈이 없이 매일같이 글을 써야 하죠. 박완서 선생님께서 ‘프로란 가지 하나를 가져다 놓고도 데치고 무치고 볶고 하며 다양한 것을 한 번에 할 수 있어야 한다’ 고 하셨는데 라디오 작가가 그래요. 해마다 돌아오는 광복절을 놓고도 다양한 글을 써내야 하죠. 밥벌이의 밥이기도 하지만 매일같이 정성을 쏟아 차려야 하는 밥상이라고 생각해요.

 

-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준다면?

 

  글 잘 쓰는 첫 번째 법은 없지만 규칙적으로 많이 써본 사람을 감당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내가 쓴 글이 창피할 수도 있지만 여기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란 말이 중요한데, 나중에 보면 예전에 쓴 글과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쓰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것 이면의 것을 생각하면서 써야 해요. 비판의식을 갖고. 또 쓰려고 하는 대상이나 생각을 잘게 쪼개서 써보세요. 글쓰기가 막막한 사람들은 대상을 좀 친근하게 보고 잘게 쪼개서 작게 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예를 들어 아버지에 대해 쓸 때에도 아버지 전체를 생각하면 쉽지 않죠. 그런데 아버지의 버릇 등 잘게 쪼개서 생각하면 글이 더 자연스럽게 나와요. 많이 써봐야 해요.

 

- 앞으로 독자들에게 어떠한 사람, 작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샘터의 이미지처럼 낙타와 같은 사람이고 싶어요. 예전에 연극배우 한 분이 연기를 못한다고 구박을 받았다고 해요. 속상해 선배를 찾아가서 우니 그 선배가 ‘억울하면 오래해’라고 하셨대요. 전 그 오래라는 단어가 낡은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힘이라고도 생각해요. 한 가지 일을 오래한 사람은 그래서 갖는 능력이 있어요. 그것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렇게 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요. 샘터처럼, 변화는 하되 조급해하면서 변하지는 않는, 가장 저다운 것으로 조금씩 진화하면서 독자들과 오래 나누고 싶어요.

 

- 앞으로의 계획과 꿈은 무엇인가?

 

  지금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에세이는 아니고 예술가들의 이야기인데요. 예술가들에 관한 글을 방송 때문에 10여년 준비하다 보니 예술가들이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면서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휴먼맵이죠. 내년 이맘때쯤 나올 것 같아요.

 

  그리고 예전에 책에 60살에 연애소설을 쓰고 싶다고 농담처럼 쓴 적이 있어요. 70살에는 아이들에게 동화책 읽어주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했죠. 작년부터 한 대기업에 창의성 강의를 하면서 새롭게 생긴 꿈이 있어요. 지인들끼리 나중에 시골에 같이 모여서 살며 교육의 기회에서 조금 떨어진 초, 중학교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한 재능기부형식의 봉사를 하고 싶어요. 창의성에 관한 재미있는 수업들이 많은데 그것들은 한 두 번씩만 해도 어렸을 때는 그것을 받아들이면서 변하는 게 크거든요. 아이들에게 예술을 통한 창의성 교육을 시키고 싶어요. 일을 하면서 쌓아온 노하우로 이렇게 어렵게 사는 삶에서 큰 움직임이 아니라 시골학교에서 아이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앞으로 제 꿈이에요.

 

 

  인터뷰를 하며 느껴진 김미라 작가는 참 ‘따뜻한 사람’이었다. 낙타와 같이, 천천히 꾸준하게 사람들의 마음에 손을 내밀어 주는 마음에서부터 따뜻한 사람.  그가 인터뷰 중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라고 이야기한 것이 있다. “사람은 이해의 대상이지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려는 마음, 그것이 위로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아닐까. 샘터와 함께 해온, 함께 할 김미라 작가의 이야기 속에서 위로 받고 또 위로 할 용기가 피어오른다.

 

 

글 /성도현 대학생 명예기자 (서강대3), 이현주 대학생 명예기자 (국민대3)

사진 / 성도현 대학생 명예기자 (서강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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