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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신이 곰신들에게 보내는 편지

허세곰신 |2010.12.03 07:20
조회 1,981 |추천 26

 

 

 

 

 

 

" 남자친구 있어? "

" 응 "

" 뭐하는 사람인데? "

" 군인이야 "

 

 

 

이런 대화가 오가면 한결같은 반응

 

" 왜 기다려? 그런거 기다리면 남자들이 다들 나중에 바람피고 변한데 "

" 야, 어차피 결혼할거 아니면 그냥 헤어져 "

" 니가 기다려봤자 제대하고나면 다른 여자 보게 되있어 "

 

 

 

 

생각해보면 곰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내가 힘들고 지칠 때 옆에 있어주지 않는

한 달에 한 번 휴가를 나와도 친구니 가족이니 몸 하나로 바빠 나만 챙겨주지 못하는

전화하고 싶을 때 전화 못 하고 문자하고 싶을 때 문자 못 하는 남자친구도 아니고

저런 말을 하는 주변 사람들인 것 같아요

 

 

저는 믿고 기다리는 일에 보상을 받기 원합니다

보상이래봤자 거창한 건 없어요

그냥 내가 믿고 기다렸던만큼 나를 사랑해주고 나만 봐주길 바라는 것

그런데 사람들은 이런 보상마저 받기 어려울 거라고 말합니다

믿음에 대한 배신만이 기다릴거라고, 불확실하지만 충분히 무서운 말을 합니다

 

 

그런 말이 더 밉게 느껴지는 건

어떤 곰신들이든간에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일 거에요

 

 

" 내 남자친구만은 다를거야 "

" 내가 끝까지 믿고 기다린다면 남자친구도 내 정성을 알게 되겠지 "

" 나는 흔들리지 않고 기다릴 자신이 있어 "

 

 

물론 이런 믿음도 모두 불확실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빈틈을 콕콕 찌르는 바늘같은 말들이 더 아프게 느껴지는 거죠

 

 

 

결혼을 하지 않거나

헤어지거나

그건 곰신군화 커플이 아니라 민간인 커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연애라는 것이 다 그러하듯

마음이 맞고 호감을 느끼면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러다 만남을 시작하지만

마음이 떠나고 그 사람에게 더이상 가슴이 뛰지 않는다면 만남은 끝이 납니다

혹은 제 3자에게 호감을 느껴 더 멋진 사람, 더 예쁜 사람과 사귀고 싶어하죠

 

연애를 한다고 해서 꼭 그 끝이 결혼이라는 골인지점으로 달리는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곰신군화 커플들이 기다림의 끝을 결혼이라고 예정해두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제 몸뚱이와 달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향하는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 그저 기다리고 기다리는 것입니다

 

 

 

한참 배가 고프다가 밥을 먹는 기쁨, 길다란 화장실 줄에서 드디어 내 차례가 찾아오는 기쁨

비유가 이상하지만 보고 싶던 이를 간절히 바라다 드디어 만나게 되는 기쁨과 비슷하합니다

그래서 기다림은 종종 때려치고 싶지만 때론 달콤하고 애뜻합니다

 

 

 

물론 군인인 그 남자를 기다리지 않는다면

여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다른 남자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미팅, 과팅, 소개팅, 번개팅, 이런팅 저런팅 등등등

굳이 주선해서 만나지않더라도 자신의 직장, 학교 등등등

만남의 장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우연을 가장하며 기다리고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다림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을 사랑하고 원하고 바라기때문인데,

사람들은 왜 그런 간절한 감정을 쓸모없는 감정소모, 시간낭비로 치부하곤 하는 걸까요

 

 

 

사랑이라는 건 참 굉장합니다

사랑에 대한 명언도 많고 책도 많고 영화도 많아요

상업적이면서도 철학적이고, 이성적이면서도 본능적입니다

일괄적인 듯 하지만 어찌보면 모순덩어리들의 집합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랑은 부질없고 안쓰럽고 슬프고 아프지만

대단하고 굉장하고 멋진 일입니다

 

 

그렇기때문에 기다리는 것이 지치고 힘들더라도

견뎌낼 수 있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결혼을 해야지만 사랑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죠

손에 잡히지도 않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사랑은

후회없이 모두 주고 뒤돌아 섰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랑도 다른 누군가에게 비난받거나 의심받을 필요가 없어요

어차피 모든 진행형 사랑은 미완성이기 때문에

 

 

 

비록 곰신이 하는 사랑이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많더라도

언젠가 그 만남이 끝을 맺고 새로운 사랑을 찾아 길을 나설 때

가슴언저리에 나는 그 사람에게 후회없이 주었다 라고 느낄 수 있도록

지금 하는 사랑에 최선을 다합시다

 

그게 바로 곰신의 사랑방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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