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순진한 대학생, 사기당하다

어리벙벙 |2010.12.11 23:03
조회 324 |추천 3

음... 일단 안녕하세요???

 

이런 거 첨써봐요 ㅋㅋㅋ오우

 

모두 하시는 일 잘되시고요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일단 저는 이제 군대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20세 남성입니다

 

주위사람들한테

 

'어수룩하다' '순진하다' '착해빠졌다' 란 말들을 숱하게 들으며 사는 그런 순수청년이었습니다.

 

생긴 것도 그렇게 생겼는지 전단지 나눠주시는 분들도 친구들 속에 있어도 꼭 저를 주시고 전도하시는 분들도 다른 사람 다 보내고 저만 붙잡고 늘어지십니다.

 

그 전도하시는 분들. 죄송합니다만 저 무신론자입니다. 그런데도 끝까지 들어드리니 양해 부탁드려요.

 

친구들 과제도 도와주고 게으른 조원의 분량도 커버해가며, 알바도 해가며 바쁘고 피곤한 생활 속에서도 아직 세상은 서로 믿을 수 있는 곳이라고 굳게 믿어왔습니다.

 

그런데 아래께, 12월 9일. 세상은 저를 버렸습니다.

 

제게 사기치신 그 분(이하 사투리남), 아주 씁쓸한 교훈을 남겨주시고 가셨습니다.

 

이제 그 날로 되돌아가 볼까요.

 

-------------------------------------------------------------------------

3시에 시험이 있는 날이어서 지하철역으로 부랴부랴 뛰어가던 중이었습니다.

학교가 멀어서 1시간은 걸리거든요.

1시 50분쯤 H사의 회색 S차에 타신 아저씨께서 뛰어가던 저를 부르셨습니다.

 

사투리남 - 저기예, 말씀 좀 물을께예.

 

P - 아 예, 그러세요. 무슨 일이세요?

 

사투리남 - 출장을 왔다가 서울에 가야되는데예, 고속도로 탈려면 어디로 가야 됩니까?

 

P - 글쎄요;;;; 저도 학생이라 잘;;;

 

사투리남 - 아 학생이라예?

 

P - 네.

 

사투리남 - 학생 그라믄 제 얘기 좀 잠깐 들어주실래예?

 

P - 네 뭐...

 

사투리남 - 제가 출장을 왔는데 보시다시피 어떤 나쁜 넘이 차 유리를 깨뿌수고 안에있던 4200만원이랑 소지품을 다 털어가뿌맀으예. 서울까지 갈라믄 통행료도 들고 한데 돈이 하나도 없으예. 한 4만원만 빌려주시면 안되겠습니꺼? 올라가믄 바로 입금시켜드릴께예. 저도 학생 또래 자식이 있는데, 자식같은 사람한테 실례되는 짓 안할께예.(사기치지 않겠다 이런 뜻)

 

저는 그때, 사투리남을 믿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P - 네 그러세요.

 

사투리남 - 아이고 감사합니더. 연락처 좀 불러주이소 내 전화할께예.

 

P - 010 XXXX XXXX요.

 

사투리남 - 학생 진짜로 고맙습니데이. 내 오늘 올라가서 일 해결하고 바로 연락드릴께예.

 

P - 네 조심해서 올라가세요~

 

하....한숨

 

아마 여기서 한숨쉬시는 분들이 터져나오실 것으로 예상합니다.

 

'뭐야?! 바보 아냐?! 상대방 연락처도 받고 차량번호정도는 외워야지! 못받으면 어쩌려고 그래?'

 

전 아직도 신용사회라는 허울을 믿고 있었기에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학교 가는 동안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지요.

 

하지만 친구들의 반응은 저의 기대와는 달랐습니다.

 

A - 뭐? 너 미쳤어? 아는 사람도 아닌데 돈을 왜 빌려줘? 사기야 그거.

 

B - 너의 기부영역이 날로 넓어지는구나. 멀쩡한 사람한테도 이젠 기부하냐?

 

C - ㅉㅉㅉ... ㅂㅅㅅㄲ. 사기당해도 싸다. 이번 기회에 정신 좀 차려야되.

 

그때까지도 저는 아직 당신을 믿고 있었습니다.

추천수3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