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6일 퇴근길이었습니다.
지하철은 타려구 걸어가고 있는데 어떤 남성분이 머뭇머뭇
말을 거시려는 것 같아서 걸음을 멈췄죠.
저는 길을 물어보려는 줄 알았는데
그분 말인즉슨 자기가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차비가 없어서 집에 못가고 있다는 겁니다.
집이 부산인데 자기가 알아봤더니 기차비가 20100원이고
내려서 집까지 가는 택시비까지 30000원을 빌려주면
집에 갈 수 있다는 거였죠.
그때 저도 지갑에 현금은 10000원밖에 없어서
"저도 현금 만원밖에 없네요" 했더니
저쪽 편의점앞에 현금지급기가 있으니 찾아서 빌려주면
수수료까지 계산해서 보내주겠다고 하더군요.
돈을 찾아서 도와달라는 뻔뻔함에 조금 놀라긴했지만
정말 멀쩡하게 생기신 아저씨였고
(하긴 지금 생각해보면 사기꾼이 얼굴에 사기꾼이라 쓰고 다니진 않지만..)
사정이 너무 딱해보여서 거절하기도 뭐하길래 돈을 찾아 30000원을 주었죠.
그랬더니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왠지 찜찜하고 알려주고 싶지 않아서
제 계좌만 적어주고 아저씨 핸드폰 번호를 요구했더니 핸드폰도 잃어버렸다며
이름만 알려주더군요.제가 바보짓했죠.
주민번호나 지인 핸드폰 정도, 아님 집주소라도 알아놨어야 하는데
그 아저씨가 너무 급하게 자리를 뜨는 바람에...
그리고는 인사를 꾸벅꾸벅 하더니 유유히 가는겁니다.지금 생각해보면
돈 빌리면서도 유난히 뻔뻔하긴 했네요.계속 내키지 않으면 안도와주셔도
된다고 하길래 딱해서 들어주었는데 이렇게 사람 뒷통수를 치네요.
집에가자마자 돈을 보내주겠다며 걱정하지 말라더니만 8일이 지났는데도 감감 무소식이네요.
이름은 김 재 욱 이었고 노안이 아니라면 30대 중반쯤 되보이는 분이었는데..
정말 실망입니다. 내가 모르는 사람을 믿는게 아닌데......
그 아저씨 지갑, 핸드폰 잃어버린거 완전 쌤통이네요.그래도 빌려주고 친구한테 전화해서
"나 오늘 모르는 사람한테 돈 빌려줬는데 괜한짓 한거 같지만 그래도 믿어보고 싶다"라고
했더니 친구가 " 너 미쳤냐고 돈 뜯기고 싶냐"고
하더군요. 30000만원이면 친구랑 만나서 영화보고 밥한끼 먹은샘 치면 되지만
불우이웃을 도운것도 아니고 배은망덕한 사기꾼한테 뜯겼다고 생각하니까 왠지모르게
화가나네요.
부산에 사는지도 모를 김재욱 아저씨!
세상 그렇게 사는거 아닙니다.
모르는 사람 딱해보여서 도와준 사람 바보 만들지는 말아야죠.
다시는 이런일 생겨도 도와주고 싶지 않을것 같네요.
모르는 사람 믿는거 아니지만 왠지 발등 찍힌 느낌 들어서요.
제가 바보짓한건 맞지만 왠지 씁쓸하기도 하고..
흠..그래도 사람을 믿어보고 싶었는데..
여러분도 이런류의 사기꾼, 혹은 사기꾼이 아니더라도
나쁜놈들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