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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의 딸 (Not Without My Daughter, 1991)

전성욱 |2010.12.20 22:30
조회 2,405 |추천 0

 

 

 

 

솔로몬의 딸 (Not Without My Daughter, 1991)

 

드라마 1991 .11
115분
미국
15세 관람가
감독 브라이언 길버트

 

 

 

 

 

줄거리
1984년 미시간주 엘피니에 사는 베티 마무디(Betty Mahmoody: 샐리 필드 분)는 의사인 이란인 남편(Moody: 알프레드 모닐라 분)과 마탑(Mahtob: 셀일라 로센탈 분)이라는 딸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다. 베티의 남편인 무디는 당시 미국내에 이란인에 대한 반감이 퍼지면서 20년간의 객지 생활에서 오는 고국에 대한 향수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베티는 설득해 이란으로 2주간 휴가를 떠난다. 이란내의 불안한 정치상황 때문에 초조해하는 아내에게 자기 가족은 절대 안전할 것이며 그 어떤 위험도 막아내겠노라 약속하는 무디. 그러나 막상 테헤란에 도착해 가족들을 만나자 무디는 미국에서와는 전혀 판이하게 변해간다. 그럭저럭 2주가 지나고 베티는 떠날 준비를 하지만 무디는 앞으로 영원히 이란에 살 것이라 단언하며 베티이게도 이를 강요한다. 베티는 딸과 함께 이란을 떠나려 대사관을 찾지만, 이란인 남편을 두었기 때문에 그것도 불가능하게 된다. 남들의 감시의 눈길과 전화도 쓸 수 없이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다른 탈출 방법을 찾던 중 그녀는 어느 가게 주인을 통해 도와줄 사람을 만나게 된다. 점차 생활하면서 이란에 억류되어 살고있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미국인 여자들에 대해 알게되는 베티. 이제 남편 무디는 미국에서의 자상한 남편이 아니라, 부인을 소유물 취급하며 자기의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손찌검까지도 하는 전형적인 이란 남자로 변한다. 체념한척 하며 그의 말에 복종하면서 어느 정도 무디의 신뢰를 얻어낸 베티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미국에 다녀와도 좋다는 무디의 허락을 받는다. 단 딸 마탑을 두고서. 갈등하며 베티는 마침내 마탑없이는 살 수 없다는 결심을 하고, 어느날 밤도주를 감행한다. 감시를 피해 산을 넘고 검문소를 도착한 베티는 마침내 성조기가 펄럭이는 미국 대사관을 향해 걸어간다.

 

 

 

 

 

 

 

 

 

 

 이 영화는 화목한 미국의 한 가정에서 부터 시작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화목해 보이는 가정이지만, 의사인 남편(무디)은 이란인 이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노골적인 차별과 핍박을 당한다. 그를 왕따시키고 그의 조국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고 모욕적인 말을 하는 미국인들로 인해 남자는 괴로워 한다. 미국인 의사들의 이러한 공격적인 차별로 인해 그는 이미 여러차례 병원을 옮겼고 본래 직장에서 멀리 이사를 왔다. 하지만 이러한 차별의 공기는 장소를 옮겨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딸에게까지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

 

 이후 배경이 미국에서 이란으로 옮겨진 뒤 이러한 차별과 억압은 여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미국에서는 아내(베티)를 사랑하는 다정한 남편이였지만 이란에서 그는 더이상 아내를 존중하지 않는다. 아내는 자신의 의견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아내는 남편의 소유일 뿐이다. 심지어 딸에 대한 소유권도 주장할 수 없다. 남편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베티는 대가족이 사는 집에 격리되어 미국에 있는 가족과의 최소한의 전화통화도 금지 당한체 지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마탑은 아내에게 소리지르고 죽이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물론이고 동물을 대하듯 심하게 때리고 끌고가는 등의 심한 폭력을 보인다. 게다가 딸(마탑)에 대한 양육권도 인정하지 않고 딸과 따로 지내게 만든다.

 

 이 모든 과정들 속에서 아내로써, 어머니로써, 인간으로써 대우받지 못하는 베티에 대한 깊은 연민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모든 이야기가 각본을 쓴 베티 마무디(Betty Mahmoody)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란에는 이와 같은 처지에서 고통받고 있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만 이란의 법에 의해 남편의 허락 없이는 어느곳으로도 갈 수 없고, 게다가 마음대로 떠나거나 이혼을 요구할 경우 자녀에 대한 권리를 전혀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들은 보는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란이 여성의 인권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 것과, 서구에서 결혼해 온 여성들의 자유를 제한하고 심하게 억압하는 것 못지않게, 미국에서 생활하는 이란인들을 차별하고 적대감을 가지고 대하는 것 또한 불의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이러한 양쪽의 불의함을 고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듯 하다. 오히려 이란에 대한 적개심과 배타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의 중반부가 지나가면 초반 극의 배경을 설명하며 등장한 이란인 남편이 당한 핍박은 잊혀지거나 오히려 정당화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극의 후반에서 온갖 고초를 다 겪은뒤 딸을 품에 안고 미국 대사관을 향해 가는 모습에서는 미국은 평화를 사랑하고 자유를 추구하며 인권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국가로 비추어진다.

 

 2000년대에 이 실화의 또다른 주인공인 남편 무디가 찍은 'Without My Daughter'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고 한다. 역시 어떤 사건이든 한쪽으로 치우친 관점을 피하기 위해서는 양쪽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한다. 특히 이와 같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방향과 색깔이 분명한 작품일 수록 더욱 그러하다. 물론 이란과 같은 이슬람 국가들에서 여성의 인권이 매우 열악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무슬림들이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친절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것 같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와같은 폭력성이 숨겨져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권 국가들의 문화와 무슬림들을 무조건 악한 편으로 그려서는 안된다. 비판할 것은 비판하되, 적대국의 이주민을 품지 못하고 정착하지 못하도록 불이익을 주고 인격적으로 상처를 준 미국과 미국인들의 또다른 폭력도 잊지 말아야 한다.

 

 어쨋거나 저쨋거나. 어머니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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