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제가 목격한 경험담입니다...
때는 바야흐로 지금으로부터 5년전 이맘때쯤 얘기입니다.
일요일 저녁 약속장소인 건대입구로 가기위해 지하철에 올라탔습니다.
일요일 저녁이면 적당히 붐비는 7호선...
역시나 이 몸뚱이 앉힐곳은 없더군요.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좌석 중앙으로 이동하여 서있었더랬죠...
잠시후 고속버스터미널역에 도착 많은 사람들이 입장을 했죠...
그 중 유독 눈에띄는 한사람... 좀 낡은 코트를 입고,
한손에는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타신 젊은 할아버지...
저와 같은 생각이신지 제가 있는 가운데쪽으로 힘겹게 사람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들어오시더군요.
들고계신 비닐봉지를 무거우신지 그냥 바닥에 내려놓으시더군요.
(비닐봉지 안에는 락앤락통 같은것이 하나 들어있었죠...)
바닥에 내려놓으시고 잠시 생각을 하셨는지 고개를 갸우뚱하시더니
다시 비닐봉지를 집으시더니 선반으로 올리시려 했습니다.
할아버지 키도 작으셨고, 비닐봉지 안의 물건도 무거워보여서
'올리실 수 있으시려나?? 누구 안도와주려나?' 하는 방관자적인 생각하고,
나라도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미처 하기도 전에 일이 터졌습니다.
할아버지께서 힘겹게 거의 올리시긴 했는데
뚜껑이 위로가 아닌 옆쪽으로 향한채 올리셨고,
뚜껑도 제대로 닫혀있지 않았었나봅니다.
미처 올리시기전에 뚜껑이 열려버린거죠.
그와 동시에 내용물이
한가로이 여유를 즐기고 앉아있던 사람들에게 몸으로 느끼게끔 공개가 되었죠
할아버지께선 김장김치를 가지고 오신거죠.
한사람의 어깨에 다른 사람의 무릎에 그리고 바닥에 뒹굴대는 포기김치들...
너무나도 순식간에 4명의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문제를 야기한 할아버지의 얼굴이 붉어졌고,
김치통 아래서 한가로이 음악과 DMB, 독서 등등을 즐기던
남자 2명과, 여자 1명이 김칫국물과 창피함으로 얼굴이 붉어진거죠.
그와 동시에 지하철 안은 약 3초간 정적이 흘렀고,
잠시후 할아버지께서는 빠른 손놀림으로 사람들한테 떨어진것들과 바닥에 뒹구는
배추포기들을 한번 탁탁 털더니 다시 김치통안으로 넣으시더군요.
그런 다음 할아버지께서는 주머니에서 꼬깃꼬깃한 휴지조각(코풀정도의 양...)을
꺼내시더니 김치폭탄을 맞은 3명의 옷을 닦아주셨는데 채한명의 어깨를 다 닦기도전에
휴지는 수명을 다했죠. 연신 미안해서 어쩌나...미안해서 어쩌나... 이러셨죠,,
폭탄맞은 사람들은 할아버지시라 뭐라하지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세상을 다살아서 희망도 없는 사람들의 눈빛이 되어,
그상황을 모면 하고 싶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다행이 옆에있던 사람들이 가지고있던 휴지들을 주어서
국물과 건더기들은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염색되버린 옷과 명품 향수보다 더 진한 김치향을 가지고
목적지가 아닌 집으로 발길을 돌릴수 밖에 없었으리라 생각이 드네요,,,
어떤 이유에서인지(뻔한거지만.) 할아버지께서는 다음역에서 목적지는 아니신거 같은데
마지막까지 미안해서 어쩌나.... 이말씀을 남기시고 헐레벌떡 내리셨습니다.
폭탄을 맞은 사람들중에 여성분께서는 그 다음역에서 씩씩대며 내리셨고,
남자 두명은 같은 자세로 계속 가시더군요. 제가 내릴때까지 그자세를 유지하고 있어서
그 두분께서 종점까지 가셨는지는 확인이 되지않지만,
지금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무거운 짐을 가지고 타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게되면
저도 모르게 긴장을 하며, 그때 그 할아버지와 남자 두분이 생각이 나네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함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