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곧 26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청년입니다.
한번씩 일을하다가 짬을내서 톡을 즐겨보는데 맨날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써보네요.![]()
작년 가을, 추석때 제가 겪은 일을 기억을 더듬어 한번 써보려 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경남 진주에 일반성면이 고향이십니다.(강호동씨도 이쪽이 고향이라지요?) 그래서 추석이
나 설 명절이 되면 그곳에 계신 할머니댁에 가족들이 모두 모이시지요. 저희 아버지가 4형제라서 꽤나 많
은 식구들이 모인답니다.
그날도 다 모이셔셔, 추석이니 조상님 산소에 벌초를 하러 가기로 했습니다.(보통 추석이 되기 전에 벌초
를 하시는분들이 많은데 저희가족은 추석날 벌초를 한답니다.)
큰아버지와 저희아버지, 그리고 작은아버지와 삼촌 그리고 나 이렇게 벌초를 하러 갔었지요.
저희 조상님 산소는, 할머니댁에서 차를타고 10분거리에 위치해 있는 조그만한 산 중턱에 위치해 있습니
다.
그래서 벌초장비들을 짊어지고 산을 올라갔지요. 한 15분쯤 올라가면 산소가 나오는데, 한동안 벌초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온갖 잡초들과 사람 키보다 더 큰 갈대같은것들이 무성하고 빽빽하게 자라 있더군요.
그 큰 잡초들때문에 바로 앞에 있는 산소가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일단, 도착했으니 장비들을 풀어놓고 잠시 휴식을 하였습니다.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들은 담배를
하나씩 피셨지요. 그때 저희 아버지께서 담배를 하나 더 꺼내들고 불을 붙이시더니 "저~기 할아버지 산소
앞에 하나 놓아드려라" 고 저한테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키큰 잡초들을 헤치며 산소로 가기 시작했지
요.
저는 속으로 '와..이것들 다 헤치우려면 꽤나 빡시겠구나' 생각하면서 잡초들을 헤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러다가 산소가 바로 앞에 보일쯔음,
순간 발을 헛딧었는지, 잡초에 미끌어졌는지..산소를 앞에두고 휘청하고 옆으로 넘어져 버렸지요.
에이~씨 하면서 툴툴털고 다시 일어나려고 하는데..맙소사,,,눈앞에, 바로 코앞에 말벌집 입구가 보이는게
아니겠습니까.. 헐...
(그림참조)
그 달걀크기모양의 구멍에 엄지손가락 크기만한 말벌들이 막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겁니다..ㅎㄷㄷ;;
넘어지지 않고 계속 갔다면 영락없이 벌집을 밟았을테고...그러면 그 엄지손가락 만한 말벌들 수백마리가
화가나서 저한테 날아....아 여기까지;; 어휴...![]()
저는 땅속에 집을 짓고 사는 말벌들이 있다는걸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오만가지 생각들이 교차하더군요
많이 놀랬지만, 침착하게,,벌들이 화나지 않게 소리도 내지않고 살금살금 뒤로 물러서서(담배는 안중에도
없음ㅋㅋ) 아버지가 계신곳으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나 : "내 아빠땜에 죽을뻔 했다아이가"
아버지 : "와와? 뭔데?"
나: "저 함 바바라- 말벌집 있다..내 가다가 그거 밟을뻔 했다아이가..식~껍했다"
아버지 : "맞나, 함 보자! 아이고~억수로 크네, 우째 할아버지 산소 바로 앞에 벌들이 집을 지어놨노..아~ 이거 벌초도 못하겠네 마"
제가 고향이 포항이라, 경상도 사투리가ㅎㅎ..지금은 경기도 성남에 와서 일하면서 살고 있지만, 계속 경
상도 사투리만 씁니다 ㅋㅋ 그래도 다들 알아듣데요-
여튼, 그 어마어마한 벌들의 궁전 때문에 결국 벌초는 포기하고 내려와야만 했습니다..벌초를 강행했다가
차칫 벌들이 화나면,,!?$%@%? 할아버지가 계신 곳으로 가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땐 너무 당황해서 잘 몰랐지만..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아마 조상님께서 제 발목을 잡으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른들도 다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조상님이 너 구해주셨다고.
사람마다 각자의 수호신이 있다고 들은적이 있습니다..그 수호신은 자기의 조상님인경우도 많다고 해요.
그래서 조상님께서 저를 보호해주고 계신다고 믿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명절날, 차례를 지내거나 산소에 가실 때 경건한 마음으로,,조상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절을
하시기 바랍니다. 아마 조상님들이 앞에서 흐뭇하게 서서 바라보고 계실꺼예요-
명절날 차례상에 올려놓은 촛불이 유난히도 춤을추는게 아마 조상님이 서계셔서 그런게 아닐까요-?
저를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열심히 잘 살께요! 할아부지![]()
ps. 그때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봤어요..발로그림..ㅈㅅ;; 아놔 미대생인데 마우스로는 못그리겠음;
그리고 장수말벌집 인터넷에서 사진찾은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