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말 험한 일을 당할 뻔 했습니다.
불안감에 아직도 잠도 잘 못자고 경찰에 대한 깊은 불신과 원망. 정신과 치료를 생각할 정도로 힘들게 버티고 있습니다.
오늘 노원 여대생 재수사 한다는 기사를 보고 용기내어 떨리지만 글 쓰게 되었구요... 피해자 어머니 힘내세요. 경찰의 재수사가 이번엔 정말로 확실히 되어 진범을 잡고 억울한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 드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방학 동안 알바 때문에 집에 내려가지 않고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지만
그 날은 주말 알바가 늦게 끝나 친구 자취방을 빌려 혼자 자게 되었습니다.
혼자 자려니 잠도 잘 안오고 해서 새벽까지 잠을 잘 이루지 못하고 컴퓨터를 하고 있다가 잠깐 졸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에 깼습니다.
깨서 보니까 누군가가 집 창문을 열었고 방범창을 뜯으려고 하기에 깜짝 놀랐습니다.
친구집이 1층이라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게 블라인드를 끝까지 쳐놨는데 창문을 연 사람이 블라인드를 걷어 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끼리 술한잔 하자며 문을 열어보라고 하더군요.
그 때 시간이 6시반쯤이었던것 같습니다. 아직 동이 트기 전이라 밖도 어두웠고,
새벽에 갑자기 창문 사이로 손이 들어온다면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여자 혼잔데..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대담하게 창문을 열고 블라인드를 걷어 저에게 성희롱이라고 느껴질만큼 불편하고 모욕감이 드는 말을 했고 심지어는 방범창을 뜯고 집 안으로 침입하려고 했습니다.
너무 놀라서 저는 처음엔 경찰에 신고할 생각도 못하고 일단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남자친구가 바로 온다고 했는데 남자친구 일하는 곳에서 제가 있던 원룸까지의 거리는 버스로 10~15분정도 소요되는 거리입니다.
버스가 바로 온다는 보장이 없고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서 또 집까지 오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남자 친구가 올 때 까지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할까 너무 떨리고 무섭고 그 남자는 계속 집에 침입하려고 하고 ...
그렇게 몇분을 지옥 속에서 보내던 저는 경찰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고 신고 한 뒤 10분 정도 뒤에 경찰관 두분(의경을 나온 남자친구 말로는 지구대에서 나온 경사와 경위였다고 했습니다.)이 오셨습니다. 그 남자는 제가 경찰에 신고 한 뒤에도 조금 더 있다가 경찰이 오기 한 5분정도 전에 자리를 떴구요.
그리고 경찰 두분이 오셨는데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저에게 어떠한 위로도 해주시지 않았습니다.
제가 범인이 간 지 얼마 안 됬으니까 근처 순찰 좀 돌아주시면 안되냐고 하니까 이미 범인이 간 상태라고 말만 하시더라구요
범인이 차를 타고 간게 아니라면 걷거나 뛰어서 도망갔겠죠.. 5분정도의 시간이라면 그리 많이 도망 가지는 못했을테고 그 근처에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범인을 찾으려는 시도 조차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무서운 나머지 그러면 남자친구가 올 때 까지 좀 집앞에서 계셔주시면 안 되겠냐고 얘기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경찰분이 하신다는 말이 경찰이 바쁜데 아가씨 혼자 때문에 그래야겠냐고 그러시면서 범인은 이미 간 거 같으니 그만 집에 들어가 자라고 하시더라구요....
친구집은 현관 비밀번호가 되어 있는 집이 아닙니다. 그냥 문으로 되어 있어 누구든 집 앞까지 바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또한 비밀번호 도어락이 전기 충격에 약하다는 기사를 봤던 저로는 집 비밀번호 도어락을 신뢰할 수 없었습니다. 범인이 집안에 들어오려고 방범창까지 뜯으려고 했는데 무슨짓인들 못하겠습니까. 대학가 원룸들이 문제인게 집안에 안전장치도 없어서 불안한 마음은 더 컸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찰분들께 집 문까지 보여드리면서 안전장치도 없고 그래서 불안하다고 범인이 근처에 있다가 다시 올 지도 모르는데 그냥 가시면 저는 불안해서 있을수가 없다고...아침까지 계셔달라는 얘기도 아니고 남자친구가 올 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그 때 남자친구가 막 출발한 상태도 아니었고 버스를 타고 오던 중이었기 때문에 10분정도만 집앞에서 계셔달라고 거의 울먹이며 애원했는데도 그냥 가시려고만 하더라구요.
이미 그 때 가시려고 제 인적사항(주민등록번호,핸드폰번호,주소,이름)과 범인의 인상착의 등을 물어 보시더라구요.. 범인의 인상착의를 물어보는건 그냥 형식상에 불과했습니다. 제가 그때 렌즈를 끼지 않아서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범인의 얼굴을 몇분동안 봤기 때문에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경찰분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안되서 결국 제 남자친구가 전화로 얘기를 드렸습니다.
통화내역은 이러하였습니다.
(남자친구) '아....저도 의경나와서 아는데 솔직히 이 시간이면 사건도 거의 없으시잖아요.. 여자친구가 지금너무 불안해해서 그러는데..그리고 제가 몇분있으면 도착할거 같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안될까요? 최대한빨리갈게요..'
(경찰분) '............저희 교대시간이 얼마 안남았어요(20분인가 남았다고 투덜거리시더라구요)
순간 정말 화가 났습니다.
어쨋든 경찰분들 일찍 오셨습니다.
일찍 오시면 다입니까? 경찰분들 오시는 그 10분도 저한텐 지옥이었습니다. 경황도 없고 두려움에 무서움에 떨고 있는 저한테 괜찮냐고 한마디 물어보시지도 않더라구요. 경찰이 피자배달원인가요? 시간내에만 오면 다인겁니까.....
범인은 갔으니 그냥 들어가서 자라구요?
그래서 제가 되물었습니다. 아저씨도 댁에 따님이 계실텐데 댁에 따님이 이런 일 당하셨다고 생각해보시라구요.. 그래도 이렇게 얘기하실 수 있겠냐구요... 정말 답답했습니다. 반문은 여기서 끝이었습니다. 말해봤자 돌아오는것은 귀찮다는 듯한 사무적인 말이었고요....
현관문 비밀번호 있으니까 못들어온다구요?
그럼 세상에 도둑이 왜 있습니까. 왜 가정집에 더 안전장치를 강화하고 그러겠습니까
열쇠로 잠궈도 따고 비밀번호는 전기충격기로 따고
신종 범죄가 판치는 세상에...... 그런말이 어딨습니까. 해이한 경찰의 태도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 들었습니다. 정말 화가나더군요.
교대시간이라구요...?
밤 새셔서 힘드실거 잘 압니다. 낮과 밤이 바뀌고 술취한 취객들과 싸우느라 밤까지 지구대를 지키시고 해당 구역 순찰등...교대시간이 가까워오니까 귀찮기도 하시고 피곤하셨겠죠.
그래도 어떻게 두려움에 떨고 있는 피해자를 두고 교대시간이라고 가실 생각에 급급하실 수 있으세요. 그래서 제가 '아저씨..그렇게 가셨다가 제가 진짜 험한꼴이라도 당하시면 어쩌시려구요.. 그땐 제 원망 어떻게 들으시려구 하세요...' 라고 말씀드렸더니 '에혀~이아가씨 참. 나쁜쪽으로 생각하면 끝도 없어~비밀번호 모르면 못들어와 그냥가서 자' 라고 대답하시더라구요. 그런상황에서 어떻게 좋은쪽으로 생각이 될까요..ㅠ ㅠ나쁜쪽으로만 생각이 되는게 당연한게 아닐까요.. 그렇게 무서운 상황을 겪었는데 어느 누가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범인은 갔으니까~하면서 편안히 발뻗고 잘 수 있을까요...?
정말이지.. 너무 무서웠습니다. 경찰분들이 오시면 안심이되고 무섭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큰 오산이었습니다.
정말 안일한 그 두분 때문에 경찰에 대한 믿음도 다 깨져버렸습니다.
경찰이 시민의 안전을 지키고 범인을 잡고 하지 않는다면 존재할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전화를 받으셨을때도 친절하시지 않으셨고,
그거야 일의 신속성을 가지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할게요. 그렇지만 어떻게 범인을 잡으려는 일절의 노력도, 하다못해 친절함도 갖으시지 못한걸까요.
그 뿐만이 아닙니다.
눈이 와서 눈길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새벽이라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다고 보고요.. 그리고 친구집 창문있는 곳이 원룸과 원룸의 사이의 약간의 공터이기 떄문에 사람이 지나다니는 골목이나 대로가 아닙니다.) 범인의 족적이 잘 남아있었고, 범인이 창문을 열었고 방범창을 뜯으려 했기 때문에 지문이 다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때 출동한 지구대 경찰 분들께 지문이나 이런 것으로 수사 요청을 드렸는데 무시하셨습니다.. 아마 교대시간 클겁니다. 사건을 대수롭게 생각하는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날이 밝았지만, 저는 무서움에 한숨도 자지 못했고,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보다못한 남자친구가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서 수사 요청을 다시 했습니다. 월요일 새벽 같은 지구대 소속인 경찰 두 분이 오셨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그 전날의 상황을 다시 얘기드리며 수사요청을 했고 두 분은 다시 경찰서에 요청해서 경찰서 소속인 과학수사대분이 오셨습니다.
과학수사대분이 지문감식을 하셨는데, 지문이 훼손됬다고 하셨습니다.
요즘 집 안에는 난방을 하고 집 밖에는 영하까지 떨어지고 하는 날씨 때문에 이슬현상?(창문에 보면 물 맺혀있구 그런거요)무튼 그거 때문에 지문이 지워진것 같다고 ... 원래 방범창은 코팅되어 있어서 지문이 묻질 않는다고 하더군요. 결국 지문은 나오지 못했고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기회는 다 날아갔습니다.
그분께서는 제게 왜 바로 신고 하지 않으셨냐구 하시더라구요..
바로 신고해서 수사했으면 지문이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하셨어요.
(참고로.. 과학수사대에서 나오신 분은 정말 친절했습니다.
계속 울기만 하는 저에게 앞으로 순찰을 더 강화하겠다고 많이 놀라서 어떡하냐고 저를 많이 위로해주셨고, 집 앞에서 밤 새도록 지켜주신단 약속도 해주셨습니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해주실진 몰랐는데 정말 꽤 집 앞에서 계시다 가시더라구요..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분도 꼭 찾고 싶습니다. 정말 모범적인 경찰관이셨습니다. 이 분 때문에 경찰에 대한 불신과 화가 조금 누그러진것도 사실입니다.)
제가 화가 나는 것은 근처에 있었을 가능성이 큰 범인을 잡으려는 노력이 없어서 그냥 놓아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 또 교대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민에 안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셨다는 점, 또한 가장 큰 것은 수사 요청을 무시해 그 떄 바로만 했더라도 잘 남아있었을 족적과 지문이란 증거가 훼손되었다는 점 크게 이 세가지 입니다.
해당 경찰관의 직무유기?라고 해야하나..무튼 이것에 대한 처벌이나 징계사항도 궁금합니다.
남자친구말로는, 남자친구가 오자마자 지구대분들이 바로 가시더랍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나 봤는데 골목을 도는것(순찰을 도는 것) 같진 않아보였고 곧장 대로변으로 가는 것을 보아 지구대로 가는 것 같아 보였답니다.
그 때는 경황이 없어서 처음 출동했던 그 개념없는 지구대분들의 성함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제 핸드폰에 그 분들과 통화한 번호가 기록으로 남아있고 남자친구가 직급을 알려줘서 직급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고접수가 되어 출동을 하게 되면 출동기록 같은것을 쓴다고 합니다. 기록으로 어떤 분이 그러셨는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정말 답답하고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 화가납니다.
남자친구 말로는 그 분들이 출동나오셔서 하셔야 할 것들은 다 지키셨고 빠른 출동으로 인해 징계 먹거나 하는 일은 없을거라고 합니다. 잘해야 면책정도라고 들었습니다.
자기 일을 다하지 못하는 경찰분들께 저희가 내는 세금은 너무나도 아깝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내고 계시는 세금이 아까워도 너무 아깝습니다. 감봉도 아니고 면책이라니요... 그러니 욕한번 먹고 끝내자 식으로 무서울게 없다. 이런식이 아닐까요... 정말 제대로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여주기식 수사가 아닌 정말 제대로된 출동과 수사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구요..
(마지막으로, 저는 잘 하고 계신 경찰분들까지 싸잡아서 욕하는게 아닙니다. 아까 분명히 말씀드렸듯이 과학수사대분께 정말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두서없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글을 많이 퍼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셔야 된다고 생각하구요. 경찰의 개선이 뒤따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