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대해 글을 쓰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2002년부터 나는 꽤 디테일하게 파고들었고, 그럭저럭 관련상식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했다.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만큼 이것에 대해 이야기하길 좋아했다.
내가 잘못된 것을 이야기해 얼굴 붉어지는 상황도 종종 있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몇몇의 사람들과 대중의 차에 대한 관심이나 시각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을 때쯤,
가급적 논쟁을 피하기로 했다.
나는 꽤 공격적이고 고집이 강해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편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포털 사이트인 보배드림이라는 곳은 잘못된 지식이 난무하고,
생각이 어린 사람들이 많다.
가끔 이 곳에다가 불을 한 번 질러볼까 하는 장난기가 발동하기도 하지만
딱히 대단한 이야기도 없고 하니 개인공간인 블로그가 낫겠다.
.
..
...
이런 이야기는 이쯤에서 접고.
나는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을 좀 얘기하려고 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차량의 안전도라는 부분이다.
(나중에는 내구성에 대한 오해, 튜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최근 출시되는 국산차량의 완성도는 외산차에 근접하는 수준이 되었다.
사실 이것들이 예고되던 시기는 그렌저XG가 끝나갈 무렵 즈음부터였다.
NF소나타의 스파이샷을 보면서, 그리고 세타,람다엔진의 출력이 떠돌 때 나는 확신이 들었다.
승용부분에서는 일본차의 턱 밑까지 따라갈 것이고, 제낄 날도 올 거라는.
도요타 사태는 생각도 못했지만 현대차의 성장세와 맞물려 한국차의 위상은 생각보다 더욱 빨리 높아졌다.
대우차 덕분은 아니고. 르삼이나 쌍용은 더더욱 아니고. 현기차 덕분이다.
안전도에 대해서도 눈부신 성장을 기록했는데,
대부분의 차량이 유로 NCAP 최고등급에서 오락가락 하는 수준이다.
처음에는 와... 국산차 많이 좋아졌구나 하면서 봤는데 이젠 다들 우수한 성적이라 그냥 보는둥 마는둥한다.
위에 열거한 것들에 대한 자동차 업계의 PR도 아주 적극적이어서 국내 소비자들의 안목도 무척 상승했다.
소비자들은 연비에 민감해졌고, 안전도 테스트를 이야기하며 조립,마감품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주 긍정적인 일이다.
그런데,
선호 브랜드에 대한 잘못된 사랑과 얕은 지식으로 무장한 채 하이엔드 컨슈머처럼 행세하는 이들은 묘하게 혼란을 조장한다. 아니, 기업들도 마찬가지로 명확하지 않고 묘한 말을 흘린다.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말은 마치 의느님 어깨 너머로 배운 간호사의 진찰 같아서 핵심이 들어있지 않고, 후자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말은 느물느물 유리한 말만 하는 장사꾼 같은 느낌이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의 안정성이 중형차를 앞지른다고 하질 않나.
아반떼MD는 라세티프리미어와 거의 차이없는 '동급'의 안정성에 연비, 옵션도 훨씬 우월하다고 하질 않나.
일부 맞을 수도 있지만 크게 보면 그릇된 사실이다.
EURO NCAP을 비롯한 대부분의 테스트는 같은 종류의 차가 반대편에서 오는 상황으로 가정한다.
가정은 가정이고 대략 56km정도의 속도로 콘크리트 벽이나 알루미늄 벽 등에 박는 것이다.
뭐 정면충돌 외에도 측면충돌, 그리고 실제로 사고가 가장 잦은 OFFSET충돌(정면의 일부만 충돌) 등이 있고 성인이나 어린이 모양의 더미가 받는 충격 등등이 평가항목이다.
신뢰성 아주 훈늉하다. 그러니까 자료로 내미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주 간단하고도 당연한 대전제를 잊고 있다.
충격량은 속도와 질량에 비례한다.
같은 속도로 부딪혔을 때 마티즈와 소나타의 충격량은 다르다는 것이다.
벽과 부딪혀서 얻은 별점은 두 선수 모두 장수돌침대의 그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 그 둘이 부딪히면?
.
..
...
마티즈는 바로 초코파이가 된다.
'읭? 중형차의 안정성?'
이런 의문을 품을 때쯤에 오너는 꽤 곤란한 처지가 되어있을 것이다.
황천으로 가는 KTX열차를 타고 있을지도 모른다.
비약이 조금 심한가?
동급이라고 하는 아벙쪄와 라프를 비교해 보자.
둘의 공차중량을 비교해 보면 아반떼가 100kg이상이나 더 가볍다.
(아반떼 1,190kg, 라세티 프리미어 1,290~1,305kg 출처:네이버)
대체로 충돌 테스트 결과는 라프가 약간 앞선다.
헌데 100kg의 차이가 난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이해력이 보통만 되도 알 것이다.
100kg의 중량은 준중형과 소형 세그먼트를 나누는 기준이다.
동등한 안정성이라고?
가볍고 안전도가 같다고?
기술력이라고?
쿨럭.
<아 이건 보너스...>
1. 찌그러지는게 안전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종종 있는데.
그야말로 '잘' 찌그러져야 하는게 안전한거지 많이 찌그러지는게 안전한게 아니다.
크럼블 존의 개념은 승객의 안전이 확보되어야 하는 세이브존을 제외한 곳으로 충격을 흘려내는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한 고려가 없다면 유로앤캡에서의 결과 또한 처참할 것이다.
라프는 단지 단단하게만 만든 차가 아니라 안전하면서 단단한 차다.
크럼블 존을 대단히 많이 반영해서 시속 15km의 사고에도 거덜나는 그런 차랑 비교하면 안 된다.
2. 라프는 2009년 유로앤캡에서 올 그린으로 사상 최고점수 기록. 2010년 미국고속도로 교통안전국에서 평가차량중 유일하게 전 항목 별 다섯개를 받은 차량이다. 아래 사진은 세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EURONCAP TEST에서 퍼옴. (90점만 넘어도 별 다섯개. 그런데 96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