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도에 썻던 일기 그냥 그대로 옮겨 봅니다
반말 양해 좀...ㅠ
아주 가아아아압자기
어제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다가 생각났어
완전 잊어버리기 전에 남겨둬야겠어
나 고2때 있었던 일인데
친구들이랑 밥먹을라고 안암동 코끼리분식있는 골목길을
지나가는데
그 허름한 골목에서 가장 허름한 집 현관문이 사알짝 열리더라
그러더니 누군가 그앞에 누워서 우릴 불렀어
근데 딱보니까 정상인은 아니더라
많이 불편한 사람이었는데.. 있자나 그 뇌성마비?
암튼 그랬는데
걍 못지나가겠더라고
그래서 왜그러시냐 그랬더니
똥이 마려운데 혼자 힘으로는 쌀수가 없대
좀 도와달래
그래서 어쩌고 저쩌고 시키는대로
달력 찢어다가 방바닥에 깔아주고
바지랑 팬티 벗겨서 달력위에 눕혀줬어
이런말하면 안되지만 암튼 냄새가 그냥 ....
아 그랬더니 이제 나가서 기다려달래
문닫고 나갔지
애들은 다 쇼크 상태인거야
다들 도망가쟤 하나둘 떠나더라 ㅅㅂ
근데 어떻게 내가 옷도 벗기고 똥싸라고 종이도 깔아줬는데
도망가냐
그래서 그냥 좀 기다리자고 했어
암튼 집안에서 뭐라 하길래 들어가보니까
와우
다 싸긴 했는데 달력위에 못싸고 반 쯤 방바닥에 흘린겨 옷에도 다 묻히고
일단 항門부터 닦아주고
어쩔수없이 옷 다벗기고 목욕 시켜주고
똥주워다 버리고
방청소도 하고
옷갈아 입혀주고
그렇게 대충 마무리했어
그리고 말끔해진 그사람이 고맙다고 연신 꿈틀대는데
왠지 슬퍼지더라 나보다 훨씬 나이많은 사람이었는데
그사람말이
원래 하루 한번씩 어디서 사람이 오기는 하는데
그날따라 안오더라는거야
우리나라 복지는 한참 멀었어
이렇게 한순간도 도움없이 못사는 사람이 있는데
우리가 밥먹으러 떠나고
또 혼자 남았겠지
몸도 불편한데 혼자 단칸방에서 ;;
그사람은 뭘 위해 사는걸까
사지 멀쩡한 사람들도 살기 힘들다고 한강물에 뛰어드는 세상에
그렇게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 사람을 보니까 뭔가 가슴에 구멍이 뚫리는 기분이었어
슬프기도 하고
누구는 벤츠도 타고 유럽여행도 하고 여자끼고 양주도 먹고 하는데
누구는 화장실가는 것 마저 도움받지 못하는 거..
참 슬프다 그냥
물론 돈많은게 나쁜거라는 말은 안했어
정당하게 벌었으면 남부럽지 않게 사는것도 좋은거야
아 암튼
결론은
내 의지대로 화장실 변기에 앉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얼마나 행복한 삶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