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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식하시는 손님들의 행동유형 분석.txt(양반 / 평민 / 진상 / 犬진상)

맨발로뛰어라 |2011.02.15 11:40
조회 516 |추천 0

저는 통큰치킨으로 유명세를 탔던 그 할인매장에서

돈가스 / 소시지 / 스테이크 등을 만들고, 판매하고, 시식하고, 잡일하고, 뒷정리하는 알바를 하고 있습니다.

 

매주 수목금토일. 오후 2시 ~ 12시 까지 일하구요.

제가 축산 파트에서 나이도 경력도 막내라 아직 떠맡는 일들이 많지만

(축산표 온도표 점검, 롤테이너로 축산팀 전체 쓰레기 옮기기, 가끔 정육점 코너 청소 보조해서 돼지피 만져보는 정도..?)

그래도 제 나이쯤에 받는 알바 치고는 보수도 높은 편이고,

6개월 이상 일하면 퇴직금 & 실업급여 대상자도 된다 하고,

4대 보험까지 적용되는 알바인지라(그거 때문에 월급의 10%가 나가긴 합니다만...)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일을 하면서 생기는 여러가지 상황 중에

가장 힘들고 고된 게 뭔지 아시나요?

 

돼지피를 만지는 일?
10시간동안 돈가스~ 소시지~ 스테이크~ 사가라고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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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바로 '시식'을 하는 일입니다.

 

 

 

이 '시식'이란 게 << 철저하게 >> 

머리를 굴려야 되는 일이란 거 직접 일해보신 분들은 아실 거에요.

 

하루에 시식을 할 수 있는 양은 정해져 있고,

시식은 반드시 오후 9시까지는 계속 끌고 가야되는데,

손님이 그렇다고 로봇처럼 일정하게 오는 것도, 드시는 것도 아니고..

 

손님의 눈치도 봐가면서, 음식 익어가는 거에도 신경을 써야 되는

생각보다 상당히 고통이 수반되는 일이랍니다 ㅎㅎㅎ.

 

뭐 아직 첫 월급이 안 들어올 정도로 일한 지는 얼마 안됐지만,

설 연휴 & 졸업식 & 밸런타인 데이 시즌 등 나름 할인매장의 대목 때 일을 했던 저로서

그동안 겪었던 시식하는 손님들의 행동유형을 크게 4가지로 분석해 보려고 해요.

 

 

 

0. 논외(論外)

ㅡ 첫 번째. 어린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그냥 눈 앞에 먹고 싶은 게 있으니 먹을 뿐이고~ 맛있으니 맛있다 할 뿐이고~

그래서 많이 먹어도 딱히 뭔 생각은 안 들어요.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적어도 이 아이들은 아래 유형 中 '진상 & 犬진상' 같이 변질되는 경우는 아직 못 봤거든요.

이 부분은 다른 시식하는 분들도 모두 공통적으로 이해하시는 거 같더라구요~

 

ㅡ 두 번째. 시식하시고 물건을 사가시는 분들입니다.

아무리 많이 드셔도 일단 시식하시고 물건 사가시면, 불편했던 마음이 눈 녹듯이 풀어지죠 ㅎㅎㅎㅎ.

저는 협력업체 사원이라 매출로도 가끔 스트레스를 받는 알바라서...

아무튼 어찌됐든 그저 팔아주시면 감사합죠.

 

 

 

 

1. 양반(혹은 천사)

ㅡ 이 분들은 일단 시식하는 걸 '즐기시진' 않습니다.

매장에 왔는데, 노릇노릇 익어가는 돈가스 냄새가 내 발걸음을 이끌었을 뿐이고~

그렇다고 저 사람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시식하는 사람과 적당히 눈인사 해주시고(생긋생긋^^, 반짝반짝@_@),

1~2조각 정도 먹어주시고 인사하시고 가십니다. (ex;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많이 파세요~)

 

적당히 드셔주시고, 적당히 반응해 주시는 거.

그 자체만으로도 시식하는 사람에겐 큰 힘이 됩니다.

 

더 놀라운 건, 이런 '분'들이 정말 얼마 없다는 거에요...

 

 

2. 평민

ㅡ 아마 시식하시는 분들의 절반 정도가 해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마음에서인지는 몰라도, 대부분 시식하는 저의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와서 1~2조각(많으면 3조각 정도) 드시고 가십니다.

 

처음엔 좀 기분이 나빴지만,

이젠 좀 내성이 생겨서 '그래 뭐 저럴 수도 있지~'하고 참아가는 편입니다.

 

그나마 이 정도는 '사람이니까'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진상

< 첫 번째 >

"시식하는 사람들에겐 내려오고 있는 전설이 하나 있지."

"뭔데요?"

"꼭 안 사가는 사람들이 시식하는 거를 크게 좀 썰어달라 그러더라."

"헐랭."

 

ㅡ 네. 사실입니다.

꼭~ 안 사가는 사람들이 돈가스나 스테이크 좀 크게 썰어달라고 ㅈㄹ을 하십니다.

저희 팀은 그래도 다른 팀들보다 식감을 좀 많이 느끼시라고,

시식 돈가스와 스테이크를 크게 써는 걸로 유명한 팀입니다.

그런 데도 다른 데는 이렇게 썰지 않는다더니~ 적게 먹으니까 맛을 느끼지 못하겠다더니~

아예 대놓고 큰 걸 잘라달라고 하는 분이 있지 않나~

 

아무튼 이런 '놈'들을 보면

쟤들은 뱃 속에 거지근성이 처박혀 들어있나.. 하고 혼자 구시렁 대고는 하죠.

(물론 공개적으로 떠들었다간, 치명적 '컴플레인' 대상입니다.)

 

 

< 두 번째 >

ㅡ 이건 눈치가 있다고 해야 되는 지, 아니면 더 없다고 해야 되는 건지.

이 놈들은 시식을 1~2조각 드셔보시고는,

갑자기 물건을 쪼~금 건성으로 들여다보시고는 합니다.

그리고선 하시는 말이

 

"하~ 좀 비싼 거 같은데~"

"에이, 이거 한 팩에 4장밖에 안들었어요?"

"아 뭔가 이상한 거 같아, 이거"

 

이딴 말을 내뱉으며 다시 시식대로 가서 음식을 드십니다.

 

그 '놈'들 딴에는

'나는 이 물건에 흥미가 있으니까 좀 더 먹어도 되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눈칫밥으로 단련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분들이 실제로 물건을 사가지는 않는다는 것을요.

 

그래도 물건 앞에 오시면 응대는 해야 되는데 결국 물건은 안 사가시니까,

시간은 시간 대로 뺏기고, 시식 양은 줄 대로 줄어들고,

에효 ㅡㅡ;

 

 

< 세 번째 >
ㅡ 가족이나 어떤 무리가 떼로 몰려와 한꺼번에 와그작 와그작 먹고 사라지는 경우입니다.

아빠 한 입 ("여보도 한 번 먹어봐~") 엄마 한 입 ("아들~ 일로와 이거 먹자~") 아들 한 입, ("우리 애기도 하나 먹어야지~") 아기 한 입

친구A 한 입("야 이거 먹어봐~ 냠냠짭짭") 친구B 한 입("야야야 이거 먹고 가자") 친구C 한 입, 

 

대표적으로 시식을 '즐기러' 오시는 '놈'들입니다.

이런 건 좀 안 즐겨주셔도 되는데 말이죠 ㅡㅡ

저는 여러분들에게 봉사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뭐, 물론 '부담없이 맛있게 드세요^^' 라는 문구가 시식대 아래 표시돼 있긴 합니다만.

예상도 못하게 시식 양이 한꺼번에 줄어들 때,

'IC,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남은 시간까지 시식을 어떻게 끌어야 되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제 머릿 속은 *@(*(*(@*@(!*)**(*()@*!@(#(!)()_~~~~~~~~~

 

 

 

4. 犬진상

< 첫 번째 >

ㅡ 인간의 본능일까요? 오래 된 것보단 신선한 걸 찾고 싶어 하는 것.

 

후라이팬에 있는 스테이크가 적당히 익어졌을 때 쯤,

가위로 써걱써걱~ 스테이크를 잘라 시식대로 올려놓는 바로 그 순간!

바람같이 손님들이 몰려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리고 이 '샹놈'들은 꼭!

그 이전에 자른 많은 돈가스와 스테이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금 자른 것들만' 귀신같이 드시고는 '나 몰라라'하고 떠나버립니다.

 

결국, 이 전에 자른 것들은 차가운 냉장음식(마트 실내 온도가 좀 차가운 편이라..)으로 변질돼버리고,

그러고 나면, 그 음식들을 버리게 될 수도 있습니다.

 

 

< 두 번째 >

ㅡ 저는 시식대 앞에 서 있는 걸 '시식하는 음식을 방어한다'라고 표현하고는 합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좀 막고 있어야(철벽수비?) 손님들이 그나마 '적당히' 드시고는 하거든요.

 

근데 축산 팀에서 호출이 오거나, 손님들이 물건 앞으로 다가오셨을 때는

시식대를 떠나 해당 장소로 가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죠.

 

사건은 이 때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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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물건 앞으로 다가오셨길래, 적당히 응대를 하고 다시 시식대 앞으로 돌아왔는데

뭔가가 텅~ 비어 있는 겁니다.

 

'아 뭔가 좀 이상한데;;;;'

'뭐지?'

'아 그러고보니, 아까 시식대 정면에 와서 오래 있던 사람이 있긴 있었는데...'

 

응대를 하다가 시식대를 힐끗 바라보았는데,

보통 제가 시식하는 자리에 있으면 그 맞은 편에 손님들이 오셔서 시식을 하시는 게 정상 아닙니까?

근데 제가 시식하는 자리에 떡 하고 어떤 분이 서 계시는 겁니다.

하지만 손님 응대하기 바빠서 그냥 힐끗 쳐다보고는 말았는데.

 

 

알고보니,

그 분이 뒤적뒤적 그 큰 수제 스테이크 하나를 구우셔서

직접 해드시고는(ㅡㅡ) 튀신 겁니다.

 

'*#(*#)*@#()**#)@*#$)@*#!*)*#)(!#*(*#!*)*#)(#**#)(#*$(_)($!#_!#)(_(_)!#(_)$&*!~)!'

속에서 천불이 나더군요.

 

잊지 않겠습니다. 그 '개샹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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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쓰는 데 1시간 정도 걸렸네요.

생각보다 더 많은 사례가 있긴 한데, 시간이 없어서....

다른 얘기는 호응 좋으면 확장판으로 올려보겠습니다.

 

아무튼,

할인매장에 시식하러 가실 때 이 얘기 참고하시고

모두들 양반처럼 행동해주신다면 참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 써봤습니다.

사회에 악을 품고, 진상처럼 행패 부려주셨다간... 아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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