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You Phillip Morris / 필립 모리스 / 2009
존 레쿼, 글렌 피카라 / 짐 캐리, 이완 맥그리거
★★★☆
오프닝에 등장하는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영화 중간에도 간혹 등장하는 이 장면을
예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였나 기억을 더듬다가
최근에 하늘을 올려다 본 기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밖을 내다보려는데,
이미 해는 저물어 개와 늑대의 시간 어디 즈음이다.
한동안 잃어왔던 시간감각이 오늘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던 듯 하다.
1년을 12개월로, 한 달을 4주로 나누고
다시 하루를 24시간으로 쪼개어 우리는 계획한다.
그와 반대로 보다 긴 단위로 거슬러 올라가도 계획의 의미와 다름은 아니다.
다만 중요한 건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시간이라는 것에 상당히 민감해야 된다는 것.
요즘 같이 팍팍하고 건조한 삶들, 그 와중에 시간감각을 잃는다는 건
어쩌면 굉장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필립을 구하기 위해 스티븐의 그 좋은 머리가 또르르하며 구른다.
그런데 계획을 짜는, 혹은 자연스레 짜여지는 것을 보고있자니
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등장할 때 멍 때리는 나의 시간감각만큼이나
모든 것이 덧 없고 하찮게 느껴진다.
그는 시간에 민감했을까, 무시되는 시간의 초라함에 코웃음 쳤을까?
아마 그에게 시간이란 단지 필립과 떨어져 있는 고통의 산술적 지표였을 거다.
동성애적 이미지를 무리없이 극복만 했다면
아마 눈물도 흘렸을 만큼 애절한 러브스토리였을거다.
bbangzzib Jui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