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살먹은 남정네임. 결혼앞둔 여자친구가 지난 설날에 울집와서 식구들이랑 이야기꽃을
한창 피울때 울엄니께서 해주신얘긴데 그얘기 듣고 생각난 사건임.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이니깐 내가 6살인가 7살때 여름임. 당시 서울에 있는 수유리에 살았음.
외갓집이 전북 정읍에 있는 송배라는 작은 시골마을이었음.
외할머니 제사때문에 울부모님과 갓난아기였던 여동생 그리고 나 + 외가식구들이 모여서
외갓집엘 갔음. 내 기억으론 조금 낡은 한옥집이었는데 시골이라 그런지 집은 드문드문 있었고 주변이
전부 논밭이랑 시냇물같은거밖에 없었음. 외갓집 바로 옆엔 작은 구멍가게도 하나 있었던걸로 기억남.
울 어머니께서 8남매중 셋째인데 첫째이신 이모님을 빼곤 전부 다 삼촌들임. 암튼 또래 사촌누나들과
남동생이 많아서 시골에 있는동안 심심하지는 않았음. 제사지내고 집에 올라오기 하루 전날이었음.
외사촌들이랑 숨바꼭질을 하기로 했는데 나이 젤많은 누나가 술래였음.
집구조는 대충이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ㅣ
ㅣ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ㅣ ㅣ 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
ㅣ 안쓰는 비닐하우스 ㅣ ㅣ 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
ㅣ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ㅣ 울 ㅣㅣㅣ 잡초 ㅣ ㅣㅣㅣ
<수돗가> 타 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
리 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ㅣ
ㅡㅡㅡ ㅡㅣ ㅣ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부엌 ㅣ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ㅣ ㅣ ㅣ
ㅡㅡㅡㅡ ㅣ ㅣ ㅣ ㅣ 문 헛간 ㅣ
ㅣ 마루 ㅣ 방 ㅣ ㅣ ㅣ ㅣ
방 ㅣ ㅣ ㅣ ㅣ ㅣ ㅣ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대문 ㅡㅡㅡㅣ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비닐하우스쪽에 있는 수돗가옆이 술래가 눈감고 숫자세는 곳이었음. 그리고 울타리는 말이 울타리지 그냥
잡목 손질을 안해놔서 나뭇가지들 얽혀있는거라고 보면됨. 다른 동생들은 부엌이나 방안으로 들어가서
숨었는데 난 어린맘에도 뭔가 좀 기발하고 특별한걸 생각하고 싶었음. 그떄 눈에 뜨인게 울타리 넘어쪽
보이는 낡은 헛간임. 딱보기에도 다쓰러지기 직전 목조건물인데 숨기에는 안성마춤인거 같았음.
냅다 뛰었음. 문을 발칵열고 건물안으로 힘차게 한걸음 내딛었음. 근데 쉬발 여기서 사건이 발생.
갑자기 오른발 밑이 허전해지면서 뭔가 푹꺼지는 느낌임. 순간 으엌 뭐지? 하는데 몸이 밑으로 쭉
빨려내려감. 잽싸게 양팔을 대자로 뻗어서 버텼음. 발받침정도로 보이는 나무판자에 양팔을 걸치고
잽싸게 상황판단을 해봄.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라오는 썩은 똥스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첨에 순간적으로 발이 빠지는 감촉으론 그냥 진흙더미인줄 알았음. 근데 올라오는 냄새는 썩어가는
암모니아의 그것. 근데 솔직히 더럽다는 생각보다 살고싶다는 열망이 더 강했음 진짜임 ㅠㅠ
화장실을 새로 짓는다고 낡은 푸세식 화장실을 헐기전에 방치해둔 거였는데 난 거기가 헛간인줄알고
들어간거임. 그나마 다행인건 똥을 안치워서 넘치기 직전까지 방치해둔 상태라 내가 밑으로 떨어지지
않고 똥속에 몸을 담근상태로 버틸수 있었다는 정도. 으엌ㅋㅋㅋ 지금생각해도 넘 드러웤ㅋㅋㅋㅋㅋㅋ
상황판단이 되자 똥과 하나가 되어 죽어갈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함께 살고싶다는 간절함이 뒤범벅되서
눈물 콧물이 마구 흘러내렸음. 양팔로 버티는데 똥속에 몸뚱아리가 가슴까지 파묻힌 상태라 자꾸 빨려
들어가려고 함. 양팔에 힘은 점점 빠지고 난 죽을힘을 다해 외쳤음.
으허러그극허ㅓ거흐그극 사람살려 흐르그흑흙흐거거그거걱 ㅠㅠㅠㅠ
그렇게 젖먹던 힘까지 쥐어 짜서 울부짖었는데 마침 술래였던 사촌누나가 내목소리를 듣곤 달려옴.
자기힘으론 안되겠다고 판단했는지 잽싸게 삼촌들한테 달려감. 부모님과 함께 외삼촌들이 와서
나의 똥속에 파묻힌 여린몸을 건져냈음. ㅠㅠ
그때의 기분은 정말 뭐라 말로 표현할수가 없음.
살았다는 안도감+왠지모를 서러움+똥더미에 목숨을 잃을뻔 했다는 수치심+쪽팔림들이 마구 뒤섞여서
그냥 눈물밖에 나오질 않았음.
그리곤 우리 부모님마저 나의 더럽혀진 몸뚱아리를 어디서부터 손대야할지 감을 못잡고 있을때
큰외삼촌이 내손을 잡고 수돗가로 데려감. 그리곤 옷을 하나하나 벗겨서 정성스레 씻겨줌.
근데 이게 몸을 아무리 씻어도 냄새가 가시질 않음 ㅅㅂ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옷이야 다른옷 입어도 되니깐 버렸는데 문제는 신발임. 한창 유행하던 내가 조낸 아끼던 아티스 만화
시리즈 운동화였음. 중요한건 그게아니고 신발이 여분이 없었던거임. 당시엔 거기가 워낙 촌이라
신발을 살만한곳도 없었음. 결국 물반 세제반으로 한2시간넘게 박박 씻었는데도 신발에서 냄새가 안가심.
그리고 다음날.. 집에 올라가야되는데 신발에선 아직도 냄새가남. 똥이라는게 이렇게 독하고 무서운건줄
몰랐음. 궁여지책으로 외숙모가 향수비슷한걸 반통정도 쏟아붓다시피했음.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건 그냥 똥냄새보다 더지독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똥냄새랑 향수가 오묘하게 섞여서 그야말로 악마의 스멜이 피어오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참고 집에올라와서 신발은 폐ㅋ기ㅋ
그날 바로 엄니랑 손잡고 병원가서 몸에 이상없나 검사받았는데 쪽팔려 디지는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애가 시골 놀러가서 재래식 변기에 빠졌었는데 몸에 이상은 없을까요?"
의사 간호사는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얼굴이 일그러짐. 다행히 똥독은 안올라서 몸은 정상이었음.
그날 이후로 초등학교 입학 할때까지 집에서 내별명은 똥아들. 울집 가훈은 자나깨나 똥조심이었음.
으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