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불과 몇개월전 저는 대학 새내기였고
....서울이란 도시가 아직 어색하기만 하던, 왠지 올해는 메리하게 크리스마스를 보낼거같다고
온갖 망상에 빠져있는 남자였죠..
망상속의 나는 이미 핑크빛인데 현실은 언제나 우중충한 수컷들과 함께 였습니다.
그렇게 꿈만 키우며 살아가던 저는 과 친구집 주변의 카페에 들어가게 됬습니다.
한창 신나게 떠들며 들어간 카페에서 정말 아무생각 없이 메뉴판을 보다 고개를 돌려 알바생을 바라봤을때
저는.. 뇌내극장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친구의 주문을 기다리는 알바생을 뭐랄까.... 꿈에 그리던 여성상이 였습니다.
새하얀 피부에, 질끈 묶은 머리, 큰눈 정말 청초하게만 보이는 그녀를 보고 저는 순간적으로 멜로를 시작해 사회비판적 드라마까지 모든 장르를 찍어버렸습니다.
어색하게 주문을 맞치고 커피를 받아(목소리도 마치 디지니 만화에서 요정이 말하는듯하더군요..) 친구와 커피를 마시면서도 저는 내내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습니다.
앞에서 떠들던 친구의 말을 끊고 저는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알바 예쁘지 않아?"
그랬더니 이녀석이 시큰둥하더군요.. 망할놈
저는 계속해서 말했죠.. "아, 정말 이쁜거 같다." "최고다"
콧방귀만 뀌던 녀석이 툭던지듯 말하더군요.
"그럼 번호를따"
녀석은 농담으로 한말이었지만 제겐 마치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원샷하시고 들었을것 같은 미스터 부다의 가르침 같이 들렸더렜죠...
저는 결심했습니다. '아 그래 번호를 따자.' '용기한번 찐하게 내보자'
그후 친구는 열심히 떠들었지만.. 저는 번호를 따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하고 혼자 몇편의 드라마를 찍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갈시간이 되었고 저는 노르망디에 상륙하는 해병이 총을 쥐듯 핸드폰을 꺼내들었습니다.
터치폰인지라 미리 다이얼화면을 켜놓고 홀드를 걸은 상태로 천천히 카운터로 다가갔죠..
그런데 그곳에는 알바생인 그녀뿐이 아닌 카페의 사장님까지 서있으시더군요.(얼마전에 안사실이지만.... 사장님이 독신이라시더군요... 죄송합니다. 사장님.. 독신이신 사장님을 앞에두고 메리크리스마스를 보내려고 해서 벌받은건가봐요..)
순간 당황했지만 저는 기세를 꺽을수없었습니다. 친구녀석은 먼저 카페를 나서고 저는 그녀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사장님이 제게 갑자기 말을 거시더군요.
"뭐 드릴까요?"
정말.. 그때 뛰쳐나올뻔 했습니다. 마음속은 거의 이런 상태가 되더군요..'아,,안되 안될거야'
하지만 그녀를 보고 저는 마음을 굳혔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저기...죄송한데 핸드폰 번호좀 알려주실수있나요?"
다리는 후달다달달다랃랃라달다ㅏ랃랃랃라달달다랃랃랃라달다라다
손도 후다라달달다랃라다라달다라다랃ㄹ
얼굴은 울긋불긋 해지려하고 정말. 환장하겠더군요
제말을 들은 그녀는 당황한듯 했습니다. 그리고 이내 제가 불쌍해 보였는지 어쨌는지
살짝 웃으며 번호를 찍어 주었습니다. 아 할렐루야 그때의 그미소는 저를 거의 열반에 들게 할뻔했죠.
핸드폰을 돌려받은 저는 빠른걸음으로 카페를 빠져나왔습니다.
친구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더군요.
"진짜 땄어?????"
저는 짐짓 쿨한척 대답했습니다.
"어, 딴다 그랬자나"
그떄 제 심장은 솔직히 말이아니였습니다. 두근두근두근두근두근
저를 위해서 번호를 따본건 처음이었거든요...
어쨋든 친구는 저의 쿨한 모습에 왠지 동경의 모습을 보내주며 문자해보라고 저를 쏘세기질 쳤습니다.
저는 다시한번 쿨함을 발동했습니다.
"아, 나중에 할꺼야~"
여유있는척했지만.. 문자했는데 씹히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서 나온 쿨함이었습니다.
어쨋든 그렇게 친구와 각자 집으로 가기위해 찢어지고 기숙사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저는 설레는 맘으로
몇번을 썻다지웠다썼다지웠다썻다 한 문자를 전송했습니다. 전송을 하고 나선 정말 하얗게 불태운 느낌이더군요. 너무 고민을 했는지 전송이 완료되니 어미새가 아기새를 둥지에서 떠나보낼때 이런느낌이겠구나 싶더군요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저는 한참을 답장을 기다렸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서 씻으러 가면서도
옷벗기전에 확인하고
옷벗고 확인하고
수건챙기고 확인하고
가려다말고 뒤돌아 확인하고
샤워 하다말고 나와서 확인하고
분노의 샤워질을 하고 나와 확인하고
로션바르고 확인하고
정말 제 모든 세포까지도 폰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진동이 오더군요 정말 작은진동이었지만 제게는 경천동지 하는것 같았습니다.
알바가 그때 끝났다고 문자가 왔더군요 저는 정말 기쁨에 환호했습니다. 웃다 굴러 장롱에 머리를 박아도 아프지가 안더군요
그렇게 문자를 하다보니 그녀는 저보다 연상이었습니다. 그순간부터 이런생각이 들더군요
'역시 여자는 연상이지'
방실방실쪼개면서 문자를 하는데 그녀가 제게 묻더군요 이근처 학교다니냐고 그래서 저는 제가다니는 대학의 이름을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서...
"내 동생도 거기 다니는데.."
라는 문자가 오더군요.. 그래요 여기가 시작이었어요...
저는 조그마한 불안의 씨앗을 안은체 답장을 했습니다.
"아, 정말요? 무슨과인데요?? 저는 ooo부인데"
"내동생도 그과에요~!"
순간 저는.... 뭐랄까 그래..벼락맞은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이미 그녀의 동생이 누구인지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녀와 같은성씨를 가진 사람은 저희과에 한명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ooo냐고 물어봤죠
역시나 그녀는 맞다고 대답하더군요. 아느냐고 묻더군요. 예, 잘알고 있었습니다. 같은과에 같은 동아리이기까지 했으니까요...
저는 그녀에게 문자를 하는 동시에 그녀의 동생에게도 문자를 보냈습니다.
얼마뒤 저는 그녀의 동생에게 답장을 받았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임?"
그날만큼 "ㅋ"가 그렇게 각져보이는 날이 없을껍니다...잠시간의 패닉에 빠져있던 저에게 한가지 데미지가 더 들어오더군요..
그녀가 남자친구가 있다며 지금 군대에 가있다고 친구의 언니와 동생의 친구 사이로 지내자는 문자였습니다.
한참을 그 문자만을 바라보고있었습니다.
정말 머리속이 복잡하더군요.
저는 조금 시간이 흐른뒤 알겠다는 답을 했습니다.
그뒤로 친구(그녀의 동생)에게 가끔 소식도 듣고 몇통 문자도 하면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사이 그녀는 한번 남자친구가 바뀌었고 지금은 남자친구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알바하던 그 카페에서 더 이상 일을 하지 않게되었습니다. 그렇게 12월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저 사건이 있고 아 올해 무슨 메리 크리스마스냐 하는 생각에 입대를 신청했습니다. 올해가 가기전에 저는 군대에 갑니다.
그런데 .. 그냥 이렇게 솔직히 좋아한다고 말도 못해보고 군대를 가고 싶지는 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어차피 군대를 가는 좋다고 말해봐야 뭐할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어찌해야할까요 저는 ㅠㅠ 여러분 도움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