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물 다섯에 아직 휴학생 신분인 여자예요.
남자친구는 스물 여덟이고요.
전 공대에 취미 생활도 죄다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것들이라 주위에 여자가 거의 없어서 미즈넷 같은 데에서
언니들한테 이야기 하듯이 그냥 속상한 일들 이야기 하고 이게 정상인가 묻고 싶었는데..
다른 분들 이야기 들으면서 다들 심각하구나.. 난 그냥 연애문젠데.. 하다가 연애 글도 요즘 자주 보이길래 올려봐요.
남자친구랑 사귄지 1년 정도 되었어요. 중간에 2~3개월 정도 헤어져 있긴 했었고..
남자친구랑 전 환경이 조금 다르긴 해요.
전 그냥 이름있는 대학이라 할만한데 어떻게 가서 공부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남자친구는 상고 나와서
대학 다니다 그만 두고, 회사나 알바 이것저것 많이 (제가 보기엔) 해본 사람이예요.
그래도 맞춤법 같은거 말고는 딱히 공부한게 달라서 신경 쓰이는 부분은 없었어요.
남자친구한테 서운한거 몇가지가 있는데요.. 우선은 기념일 문제..
제가 100일이니 이런거 잘 안챙기는 성격이고, 딱히 고백을 들어서 이날부터 사귀자 하고
사귄게 아니라서 날짜는 안세기로 했어요.
남자친구는 크리스마스 이브날이 생일인지라.. 생일+크리스마스 해서 아이팟 터치 사줬었어요.
완전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맛에 남자들이 여자들한테 선물을 해주는구나 싶기도 했었고요.
학생 신분에 한달 예산 6~70 쓰는지라 좀 부담이긴 했는데.. 뭐 어짜피 제가 사주고 싶어서 사준거였으니까요.
근데.. 크리스마스 선물 아무것도 못받았어요 ㅠ.ㅠ
사실 주 3~4일 데이트 하면서 돈 많이 들어가는거 아니까.. 딱히 선물 같은거 바라지 않았어요.
그냥 편지 하나만 써서 줬어도 좋았을텐데.
전 오빠 선물 12월 중순쯤에 줬거든요. 이왕 주는거 빨리 줘서 더 쓰는게 나을거 같아서.
그럼 크리스마스까지 뭐라도 준비해서 줄줄 알았는데..
나중에 너무 서운하다고 하니까, 이베이에서 해외배송으로 샀는데 배송이 안됬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그거 취소하고 딴거 샀다고 말도 했고. (거짓말은 아닐거예요. 저한테 거짓말 안한다는게 진짜 최후의 보루인 사람이니까..)
근데 전.. 아직도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이제 물어보는것도 민망해서 그냥 안물어보고 있어요.
화이트데이나 챙겨줬으면 좋겠어요.. 발렌타인때 만들어준 초코렛 받고 아직도 아까워서 다 못먹는거 보면 화이트데이는 챙겨주겠죠.
아, 그렇다고 데이트하면서 딱히 돈 안내거나 하진 않아요. 반반씩 내거나 제가 조금 더 많이 내고 있는데..
이거 부담이라 그랬을까요? 매주 한 나흘씩 보니까..
근데 전 진짜 그냥 편지 하나, 아니면 누구 말마따라 종이장미 백개라도 그저 좋았을텐데..
그리고 만날때 문제..
여태 연애할때는 다들 저희 집동네 지하철역까지 와줬었어요.
아무래도 여자가 씻고 준비하고 하는데 시간 더걸리고, 제가 아침잠이 많은지라..
이번 연애는 제가 늘 그사람 지하철 역쪽으로 가게 되네요.
사실 가는건 상관 없어요. 전에 오빠 피곤해서 저 혼자 집에 가다가 지하철에서 추행 당한 뒤로 매일 데려다 주니까.. 갈땐 제가 가는것도 괜찮아요.
근데 가서 맨날 30분.. 한시간.. 그렇게 기다리네요.
한시간 거리에 출발할때 전화도 하고, 중간에 지하철 갈아탈때 전화도 하니 제 생각으로는 처음 전화때 일어나서 씻고 두번째때 나오면 될거 같은데..
기다리면서 그사람 다니는 커뮤니티 확인해보면 리플 한두개는 꼭 있더라고요.
리플 한두개 있다는건 글 여러개 본다는 소리잖아요.. 누워서 터치로 그거 할 시간에 일어나서 준비해주지..
한시간 넘어 기다린 적 두세번 있은 뒤에는 제가 그동네 안가겠다고 했어요.
근데 그래도 오빠 몸 안좋다고 하고 그러면 제가 가게 되네요.. 몸 안좋은 사람한테 데리러 오라 할순 없잖아요.
화낸 다음엔 조금 덜하긴 한데.. 그래도 20분 정도는 매번 기다리는거 같아요.
아니 차라리 연락이라도 되면 어딜 들어가있던지 하겠는데.. 늦게 나올때는 대부분 연락도 안되요.
씻느라 못받은건 이해하겠는데 씻고 나오면 바로 전화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왜 한 10분 간격으로 전화해보면 꼭 처음 받았을때는 나와서 오고 있을땐지 모르겠어요.
부재중 전화 보면 바로 전화 좀 해주지.. 매번 이러는데 전 매번 답답하네요.
여자문제.
딴 사람 만나거나 이런건 아니예요. 주 4일 저 만나고 안만날때도 항상 인터넷 통화 연결되어 있어서 그럴 시간도 없고..
일단 과거 정리를 안해요.
집에 자주 놀러가서 서랍도 보고, 남자친구 인터넷 아이디/비번 알려줘서 메일도 확인해주고 그러는데
예전에 7년 사겼었던 아가씨한테 군대에서 썻던 글들 있던 수첩들.
싸이나 그런데엔 아직도 '마음 아파 죽겠어요' 라는 표시 줄줄. (몇년 로긴도 안해보긴 했을거예요.)
네이버 메일 함엔 몇년 전에 그녀 잡으려고 보냈던 메일도 있고.
수첩은 좀 그렇지만 싸이나 네이버같은거.. 관리 안하는거면 남을 수도 있죠.
근데 제가 보고 속상해하면 바로바로 정리하고 지워야 하는거 아닌가요?
보일때마다 속상하다고 말하는데.. 이번엔 지웠겠지 하고 보면 안지워져있고 항상..
지워달라고 말하면 자긴 그런거 못찾겠으니까 내가 지우라고.
난 오빠손으로 그런거 다 정리해놓은게 보고싶은거다. 라고 하고 지우라고 하니까 지워요.
나 글쟁이로 자랐고 글쟁이 커뮤니티에서 자라서 그런 것들 좋아하는데..
나한테도 그런 글 써달라고 슬쩍 말 꺼내보면 저런건 어릴때 중2병으로 쓴거라고..
딴사람들은 이런 말 꺼내면 블로그 하나 만들어서 사랑고백 쭉쭉 써주던데..
친한 누나들도 있어요.
한 10년 가까이 연 닿은 분들인거 같아서 딱히 간섭 안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대화내용 보니까 완전 애교에...
예전에 처음 사귈땐 완전 무뚝뚝해서 그걸로 뭐라고 했더니 자기 말투가 원래 그렇다고 했었거든요.
그거 잔뜩 구박하고 고치고해서 지금은 좀 괜찮아졌고..
원래 말투가 그렇다며!! 라고 했더니 넌 동생이고 저쪽은 누나니까 원래 그런거라고..
사실 전 남녀 사이에 그냥 친한 사이, 그런거 별로 안믿거든요.
경험상 2~3년 그냥 친구로 이야기하더라도 한순간 혹하면 남자는 찝적 거리더라고요.
처음엔 널 동생/친구로만 생각했어, 근데 알아가다 보니까... 라는 같은 멘트들 하면서.
그런데 7~8년간 같이 지속적으로 친하게 지낸 사람들 사이에 그런게 전혀 없다고요?
글쌔요.. 전 그렇게 확신 못하겠어요. 적당한 텐션을 즐기다가 중간에 자르거나 포기했을수는 있겠죠. 친구로써 더 소중한 사람이다- 하고.
근데 아예 그런 텐션조차 없진 않았을거라 확신해요 전. 그리고 전 애인이 그랬던 사람들과 연락하는게 정말 너무너무 싫고요.
그런 상황에서 누나들이랑 저러는거 보면서 신경 곤두세우다가,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오빠는.. 내가 누나들이랑 연락 끊을 수 있냐고 하면 어떻게 할거야?'
'끊어야지'
'XX언니랑도?' (제일 친한 누나)
'응. 니가 하라면..'
'그럼 그래주세요..'
뭐 저래서 일단 된줄 알았는데..
저 말을 하고 난 다음날에 보니까 누님한테 메세지 보냈더군요.
"누나 점심은 먹었어? 꼭 챙겨먹어~~" 랑 귀여운 이모트. 앞뒤 대화 없이 본인이 그냥 보낸것.
순간 배신감에.. 아니 내가 꼭 그래달라고 강요한것도 아니고 본인이 그러겠다고 하고 하루만에 그럴 수 있냐고..
당장 해야하는건지 몰랐다고 하더라고요. 당장 끊어야 하는건지 몰랐다고..
차라리 그냥 연락 못끊겠다고 하면 포기하고 있었을텐데, 왜 약속 해놓고..
옷문제.
어찌보면 제일 사소하고 귀여운 문제긴 한데..
남자친구 취향은 하늘하늘한 치마나 로리타 패션, 이쪽이예요.
전 청바지가 제일 편해서 좋은 여자고요.
매일, 예전에는 정말 매일, 치마 입고 나오라고 난리였었어요.
자기는 치마가 좋다고, 치마 입으라고..
길가다가 그런 치마 입은 언니들 지나가면 너도 저렇게 입고 다니라고..
아니면 하늘하늘하고 이쁜 옷으로 좀 입고 다니라고. 꾸미라고..
다른 사람들은 제가 '나 치마 같은거 안입어도 괜찮아?' 해도 '넌 다 이뻐' 반응이었는데
막상 저렇게 솔직한;; 반응을 하니 조금 기분이 그래요.. 그렇게 불만인가 싶고.
본인이 옷을 잘입고 다니면 모르겠는데 본인도 맨날 청바지에 후드티.
오빠도 안꾸미면서 나한테만 꾸미라고 하냐니까 자기가 꾸미면 막 해골이나 체인 그런거라 제가 싫어할거래요. (제 취향은 깔끔하게.. 혹은 세미정장류.)
나도 너 만날때 입고 나오는 청바지들.. 그거 나름 꾸민거고 두자리수 옷들이거든요? ㅠㅠ 라고 해주고 싶어요 진짜.
그래도.. 조금씩 나아지긴 하는 모습에 사귀고 있어요. (욕만 잔뜩 해놓은거 같아서 미안해서;;)
정말 미묘하게 조금씩.. 요즘은 누님들이랑 이야기 할때 허락 맡고 이야기 하고요.
저 그쪽까지 가서 기다려도 20분 이내로.. 막 뛰어서 와요.
치마입어 치마! 대신 한 일이주에 한번씩 '넌 다리가 예뼈서 치마 입으면 잘어울릴거야, 날씨 풀리면....' 이라고만 하고 있고..
근데 나아지는 모습이 무슨 갈라파고스 거북이 마냥 느려서 속이 답답할 뿐이예요.
위에 적은 문제들때매 헤어지자고도 많이 했었는데.. 매번 저 아니면 안된다고, 저 없으면 안된다고 변하겠다고 죽을거 같이 잡아서..
주위에 이런거 한탄할 사람이 없어서 (남자친구 욕하면 스스로 욕하는 기분이라..) 처음으로 주절주절 속상한거 적어봤는데 너무 늘어졌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