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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에서 건진 싱싱한 월척, 서늘한 이름 황선희

대모달 |2011.03.12 20:41
조회 664 |추천 0

[뉴스엔 2011-03-12]

 

 

 20%대를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SBS TV 수목드라마 ‘싸인’은 추리물, 스릴러물의 불모지나 다름 없던 한국 방송가에 새 역사를 쓴 기념비적 작품이다.

‘싸인’의 또 하나의 공훈은 바로 신예 황선희(25)를 발굴해냈다는 사실이다.

팜파탈 사이코패스 ‘강서연’을 열연한 황선희는 데뷔작인 이 드라마로 일약 차세대 블루칩의 자리를 예약했다.

‘황선희’로 있을 때의 그녀는 상큼하고 사랑스러웠다. 잘 웃고, 해맑다. 배시시 미소를 지을 때마다 왼쪽 볼에 지어지는 보조개는 그녀의 청순함을 그대로 담고 있다.

하지만, ‘강서연’이 되는 순간 그녀는 달라진다. 검은 생머리, 뽀얀 피부의 아리따운 그녀가 살짝살짝 미소를 지을 때마다 얼음장 같은 냉기가 엄습한다. 차분하고 나지막한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온 몸은 두려움으로 휘감긴다. 드라마 초반 스쳐가듯 지나가면서 강한 여운을 남겼던 그녀는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제8회부터 시청자의 가슴에 진한 입술 도장을 찍었다.

눈을 치켜 뜨고 쏘아 부치는 ‘천국의 계단’의 김태희류 악역은 차라리 쉽다. 마음 속 절대악을 최대한 절제하며 표출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초짜 신인이…. 황선희 연기력에 남녀노소 호평일색인 이유다.

데뷔작에서 악역을 한다는 것이 부담되지 않을까. “‘섬뜩하다’, ‘두렵다’고 하시면서 실제 제 성격이 강서연 같지 않은지 궁금해 하는 시청자들이 많더군요. 사실 저는 강서연과 정반대랍니다. 하기야 저희 엄마도 친딸인 제가 무섭다고 할 정도니 저를 모르는 분들이 오해할만 하죠.”

그렇지만 억울하지는 않다. “그래도 ‘아, 내가 강서연이라는 캐릭터를 잘해내고 있구나’ 생각하니 오히려 힘이 나더군요. 물론 ‘데뷔 초부터 이미지가 나빠지면 어떡하느냐’고 걱정해주는 분들도 많지만 다음 작품에서 착한 모습을 보여주면 되죠. 저 착한 연기도 잘하거든요.”

이 드라마에서 첫회부터 최종회까지 관통하는 사건이 바로 ‘아이돌 스타 살인’이다. 강서연이 차기 대통령이 유력한 여당 대선후보의 딸로 설정돼 있다 보니 정치권력까지 개입해 대단한 사건이 돼버린다. 그러나 발단은 간단했다. ‘서윤형’(건일)이 강서연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배신남에 대한 분노와 한이 연쇄살인을 낳고, 자신의 부친의 대권가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강서연이 아닌 황선희는 어떨까.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헤어지자고 해도 곱게 보내줄 거에요. 사실 사랑 때문에 악마로 변하는 강서연이 실제의 저와 전혀 달라 결코 이해할 수는 없었죠. 그러나 강서연을 제대로 연기하기 위해서 강서연의 마음을 감싸려 하고, 태도를 합리화하려고 노력했어요.” 역시 명품 악역을 잘 해낸 것에는 캐릭터와 한 몸이 되려는 노력이 있었다.

황선희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력에서 최고로 인정 받는 선배 배우들과 공연하는 행운을 누렸다. ‘향 싼 종이에서 향이 난다’라는 법구경 구절을 굳이 예로 들지 않아도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됐을 듯하다.

“제 인생 첫 작품을 이렇게 멋진 선배님, 스태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니 참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연기하는 것을 보고 많은 분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셨죠. 저는 알아요. 많은 분들께서 옆에 있어줬기에 ‘강서연’이라는 캐릭터가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는 것을요”라며 그 동안 현장에서 함께 고생한 스태프와 선배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황선희는 신인답지 않은 놀라운 연기력을 바탕으로 ‘미녀살인마’,‘싸인의 미친존재감’으로 불리며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로 화제의 초점이 됐다. 이 드라마 출연을 결정하면서 비슷한 시기에 들어온 CF도 포기했을 정도로 올인했다. 그 결과 성과를 일궈냈고 CF와 드라마 시장의 샛별로 떠올랐다. 덕분에 ‘싸인’의 강서연은 보냈지만 다시 만날 날이 그만큼 빨라졌다.

황선희는 “기회가 된다면 새로운 작품에서는 강서연과 반대되는, 밝고 희망차고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어요”라고 희망사항을 주저 없이 얘기한다. 그러면서도 “어떤 모습이든지 신인이고, 악역인 제게 보내준 팬들의 첫사랑을 잊지 않고 초심을 지키며 열심히 할 겁니다. 지켜봐주세요”라고 약속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문득 “박신양, 전광렬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대배우들은 다르더군요. 혼자만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해주고, 배려해주고…. 저도 어서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는 황선희의 바람이 머잖아 이뤄질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뉴스엔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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