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란게 참 간사해서,
아니, 어쩌면 나란 여자가 이토록 간사해서
서운함으로 하늘을 찌를 것 같다가도
니 문자 한 통에, 전화 한 통에, 목소리 몇 초에 그새 스르르 녹아서 또 헤벌쭉이다.
원래 사람이 단순해서 노력해도 안 되는거라고,
그나마 나를 위해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 애쓰는 거라고
그렇게 합리화를 시켜보려도 안 되던 게,
미안해, 바빠서 못봤어, 잘 안되네, 노력하는데, 서로 맞추자, ♥ 등의
문자들에 풀려버리는 게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공주님, 자기야 라고 날 불러줄 때마다 행복해마지않는 내가 보여.
너한텐 지나가는 순간의 몇 초, 하루에 내뱉는 말의 몇 초지만
나한텐 그게 너없는 지친 하루의 24시간을 버틸 힘이 된다.
빈익빈부익부.
경제 뿐만 아니라 모든 연애에도 성립되는 법칙.
사랑받지 못하는 자, 더욱 사랑받지 못할 것이며
사랑받는 자, 더욱 사랑받게 될 지어다.
더 많이 좋아하는 자, 더더욱 많이 좋아하게 될 것이며
덜 좋아하는 자, 더더욱 상처주게 될 지어다.
이 말도 안되는 법칙때문에
기를 쓰고 마음을 숨기고, 표현을 줄이고, 핸드폰을 던져놨지만
너에 대한 터질듯한 마음은 숨겨도 들키기 마련이고,
사랑한다는 말은 언제나 손 끝에서, 혀 끝에서 맴돌고,
어쩌다 오는 문자에도 하루종일 기분이 좋아.
더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행복이겠지.
조금 더 좋아하는 것때문에 내가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게.
오빠도 나만큼이지만 표현에 서툰 것뿐이라고 생각할게.
더 많이 좋아해서 힘들 수 있는 사람이 오빠가 아니라 나라서,
그게 나라서 정말 다행이라고 감사히 여기며 살게.
연락문제는 모든 연인들의 고민.
비단 여자들 뿐만이 아니라 세상의 많은 남자들도 나와 같겠지
연락에 서툴거나, 무심하거나 또는 냉정한 연인을 가진 또다른 나.
귀찮아할까봐 문자 한 통도 고민하는 내 자신을 보면
너도 나만큼 노력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숨이 나와.
바쁘다는 변명과 핑계를 '이유'로 받아들일 수 있는 내가 되길.
우리 고민의 근원이 변심이 아니라 연락임에 감사할 수 있길.
이렇게라도 나와 널 지킬 수 있는 순간까지 우리 행복하길.
---
지금 잠든 너의 편안한 꿈자리를 바라며.
연락에 무심한 남자친구를 둔,
어느 20대 여자의 늦은 밤 속풀이.
추천하면 훈남에게 연락온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