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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도를 아십니까의 패턴이 업그레이드 되었네요ㅡㅡ;

나쁜사람들 |2011.04.14 21:19
조회 1,392 |추천 3

 

안녕하세요, 톡커님들.

저는 그냥... 20대 중반쯤 되는 여자 사람; 입니다.

며칠전 만난 신종 도를 아십니까(?)에 대해 말하고자 톡을 씁니다.

그냥 제 경험담이니 읽기 싫은 분들은 아래 굵은 글씨만 읽으셔도 되고요.

 

 

 

서울 사시는 분들 종로나 명동 많이 다니시죠?

 

저도 종로나 명동쪽에 자주 나가는데 그 쪽은 정말 도를 아십니까/교회 나오세요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죠 ㅡㅡ;

몇년 전 영어 학원을 종로로 다닐때는 진짜 하루에 한번씩 잡힌 듯...;;

아무리 걸음을 빨리하고 이어폰 꽃고 인상쓰고 바닥보며 경보해도 쫒아옴... 내가 잘 넘어가게 생겼나봐요ㅡㅡ;

 

처음엔 매몰차게 거절하기 뭐해서 장단 좀 맞춰주다 시간 늦었다고 대충 뿌리치고 말았는데

그것도 하루이틀이지 거의 매일 잡히니까 나중엔 그냥 저기요 하고 잡고선 쓰잘데기 없는 말 하면 그대로 무시하고 걸어갑니다.

그래도 저기요 할때 걸음 멈추는 이유는 혹시라도 길을 묻거나 정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 (예전에 강남역에서 길 물어보려는데 도를 아십니까로 오해받고 완전 무시당한 적이 ㅠㅠ)

 

아무튼

 

 

보통은 어깨나 팔을 잡고, 저기요~ 복이 많아 보이시는데요~

혹시 어디 아프세요? 아니 얼굴이 안 좋으시길래~ 제가 사실 사람 공부를 하는 사람인데요~

 

이렇게 다가오는데...

 

작년 겨울부터는 머리를 써서 사람을 잡더라고요.

 

롯* 백화점 지하에서 잡혔었는데ㅡㅡ;

그때 시간 8시 15분... 물건 맡긴 거 찾아야 했고 시간이 촉박한 상황인데 여자 둘이 어깨를 툭툭 치더군요.

 

도 : <-사람공부 한다는 여자들;;

 

나 : <-저.

 

 

도 : 저기요~ 여기 혹시 명동 교자가 어디에 있나요?

 

나 : 아~ 여기서 나가셔야 해요. 건너편에 명동 골목으로 들어가셔야 하는데 그쪽 가서 다시 물어보는 게 빠를거예요.

 

도 : 아 그렇구나~. 그럼 혹시 신세계 백화점은 어디죠?

 

나 : 그건 여기서 한국은행 쪽으로 조금만 걸으시면 바로 보여요. 근데 곧 문닫을 시간이니 가려면 빨리 가셔야 할텐데...

 

도 : 아 그렇구나~ 정말 고마워요~ 사실은 저희가 지방에서 올라왔는데요~

 

나 : (뭔가 낌새가 이상함... 다시 시계 한 번 쳐다봄)

 

도 : 저희가 대구에서 올라왔는데요~ 서울 사람들 각박하다고 들었는데 안 그렇네요 ㅎㅎ 이렇게 친절하시고 ㅎㅎㅎㅎ

 

나 : .........???????????

 

도 : 저희가 계속 물어봐도 무시하고 안 가르쳐 주시고 그러시더라고요~ 근데 이렇게 친절하게 알려주셔서요~ 저희가 너무 감사헤요~.

 

나 : -_-;; 아 근데 지금 백화점 문 닫을 시간이 다되서... 제가 좀 급하거든요. 명동교자는 명동쪽 가셔서 다시 물어보시고 신세계 가실거면 지금 빨리 가셔야 할 거예요. 전 그럼 바빠서...

 

 

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손목을 덥석!!!!!! 잡는 그 여자들 ㅡㅡ;;

 

도 : 아 저기요~ 제가 정말 고마워서 그러는데요~ 제가 사람 공부를 하고 있거든요~ 답례로 좀 봐드리고 싶은데~ 혹시 위가 안 좋으세요?

 

나 : (한발자국씩 뒤로 물러섬. 근데 똑같이 한 발자국씩 따라옴...) 위야 누구나 조금씩 아프지 않나요?ㅡㅡ;

 

도 : 아 물론 그건 그런데~ 님 얼굴이 안 좋아 보여서요~ 혹시 남자친구는 있으세요? 올해나 내년 안에는 절대 결혼하시면 안돼요~ 남자친구랑 많이 싸우시죠? 님 몸이 다 망가지고 아플거예요~. 제가 얘기 좀 들어드릴게요~.

 

 

 

여기까지 듣고는....... 아... 더이상 상종을 하면 안되겠구나 ㅡㅡ 아까운 내 시간...ㅠㅠ

 

낌새는 이상했지만 진짜 지방 사람일 수도 있으니 나름 성심껏 웃으며 바쁜 와중에 대답해줬건만...

너무 열받아서 "이보세요, 도를 아십니까로 오해받고 싶지 않으면 그냥 이쯤하고 가세요. 남의 일에 신경 끄시고. 물어봤으면 갈길이나 가시죠. 백화점 문 닫을 시간이니." 하고 그냥 돌아섰습니다. 뒤에선 계속 저기요~ 저기요~ 제 말 명심하셔야 해요~............ㅡㅡ;;;;;;;;;;;

 

 

 

진짜 이때 엄청 화 났었거든요.

시간도 촉박한 그 와중에 사람 심리 이용해 먹으면서 착하세요/저희가 지방사람이라/다른 사람들이 대꾸도 안해줘서/지방이라 무시해서 <-하면서 이야기 하는 게 너무 심보가 못된 거예요.

 

차라리 대놓고 하면 모르겠는데 애꿎은 지방사람 들먹이고... 아니 지금이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지방=시골 / 서울=도시 이런 거 아니잖아요ㅡㅡ;; 뭐랬더라 서울은 눈감으면 코베어 간다고 했는데 친절히 알려주시고 좋은 분이시네요~ㅎㅎㅎㅎㅎ  ㅡㅡ;;;;;

 

 

 

 

 

 

 

 

암튼 그러고 말았는데... 며칠전에 명동에서 또 같은 무리를 만났습니다.

 

 

 

 

이번엔 밀리오레랑 사주카페를 물어보더라고요.

 

밀리오레가 어디 있어요? 할때부터 촉이 왔는데(명동교자 쪽 골목으로 뒤돌아 서면 바로 밀리오레가 보임 ㅡㅡ;) 진짜 모르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 말해줬는데 이번엔 사주카페 물어봄... 그때와 똑같음 연관성 전혀 없음;;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 저희가 지방에서 올라왔는데~ 사람들이 물어봐도 잘 대꾸를 안해주더라고요~ 정말 감사드려요~ ㅎㅎ 서울은 무서운 도시라고 들었는데~ ㅎㅎㅎ

 

 

ㅡㅡ;;;;;

 

나 : 저기요, 저 저번에도 걸렸었거든요?

 

도 : ?

 

나 :댁 같은 분들에게 많이 걸려봤으니까 오해받기 싫으면 갈 길 가시죠.

 

도 : 아~ 저희 같은 사람이요? 아 그러셨구나... 근데 저희는 지방에서 올라와서~ 서울은 처음이거든요~

 

 

 

그냥 말 다 듣지도 않고 제 말만 하고 딱 뒤돌아 섰네요.

그나마 짧게라도 대꾸해준 내가 바보같았구나 ㅡㅡ;;

 

 

진짜 웃긴게 댁같은 무리라고 말했는데 눈빛에 변화가 없음 ㅡㅡ;

일부러 무시하듯 말했는데 그냥 진짜 눈빛 변화 없이 지그시 쳐다 봅니다. 좀 놀라는 척이라도 해야 아닌가? 싶지 이건 뭐..ㅋㅋ

지 할말만 계속 하고 ㅋㅋ 제가 지방에서 올라와서 아무것도 몰라서요~ .....ㅡㅡ;;;

 

 

 

수법이 너무 못되지 않나요?

사람 착한 마음 이용해 먹으려고 드는 수법...

일단 말의 물꼬를 트고 그걸 계기로 계속 사람 말하게 만듬.

 

이런 사람 마음 이용해 먹는 나쁜 일들이 계속 생기니까 누가 길에서 붙잡으면 경계부터 하게 되고 무시부터 하게 되고 도와줄 상황 되도 안 나서죠ㅡㅡ;

저 강남에서 무시 당했을때 진짜 기분 나빴지만 이해는 가덥니다...ㅡㅡ;

 

이러한 행동들이 더욱 삭막하고 인정 없는 사회를 만드는 것 같네요.

 

 

 

길을 물어보면서 자꾸 본인들의 신상 이야기를 하려 하고, 대화를 유도하는 화법을 씁니다.

 

인상착의는... 대부분이 여자 둘에 정말 지방에서 올라온 것 처럼 보이게 하고 다닙니다.

지방이라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TV나 전원일기 같은 데서 보면 그... 지방이라는 이미지 있죠? 한 8-90년대쯤의... 잘 못 꾸미고 약간은 촌스럽고... 생머리 그냥 질끈 묶고 화장기 전혀 없는 맨얼굴에 옷차림도 요즘애들 안 같은(?) 옷차림. 그리고 사투리.

(지방이 이렇다는 건 아녜요.; 90년대 초반 쯤의 드라마 같은데서 보여지는... 흔히 보여지는 시골 도시의 이미지라는 말임ㅠㅠ 악플달릴까봐 무서움...;)

 

일부러 지방에서 올라왔다는 걸 어필하려고 일부러 저렇게 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그게 더 괘씸해요 ㅡㅡ;

지금이 뭔 80년대도 아니고... 80년대도 그렇진 않았네요 ㅋㅋㅋㅋ 서울은 눈 감으면 코 베어가고 사람들은 삭막하고 삐까 뻔쩍하고 세련되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나 마음 착한 분들, 이야기 끊어내는 거 잘 못하시는 분들은 이렇게 대화를 이끌어내는 수법에 말려서 끌려다니지 마세요.

 

누가 멍청하게 그러느냐 ㅋㅋ 하면서 웃는가 싶어도 실제로 제 대학 동기가 한번 끌려갈 뻔 한 걸 어떤 아주머니가 구해주셨습니다 ㅡㅡ; 그 동기도 성격이 말랑한 애는 아닌데...

 

 

 

업그레이드 된 수법도 너무 뻔하다 싶지만 의외로 직접 당하면 말리는 경우 많습니다.

 

 

 

그래도 길 물어 보는 사람들은 너무 경계하지 마시고요...ㅋ

저 역시 이렇게 자꾸 잡힌다 하더라도 일단 누가 다가오면 들어보긴 합니다. 진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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