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옴니아2 사용자입니다. 지난 해 3월 중순에 구입을 했으니 사용한지 막 1년을 넘겼습니다.
지난 1동안 옴니아2를 사용하면서 참으로 짜증나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짜증난 이유가 흔히 거론되고 있는 함량 미달의 성능 때문만은 아닙니다. 하드웨어의 성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향상되는 것이고, 삼성이 옴니아2를 개발할 당시에는 최선으로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부족한 성능에 분노를 느낀다고는 하지만 저로서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제가 정말로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이유는 바로 탑재되어 있는 OS때문입니다. 아마 옴니아2와 비슷한 시기에 삼성에서 출시되어 성능 역시 옴니아2와 비슷한 걸로, 아니 좀 떨어질 수도 있는 캘럭시A의 사용자들은 아무런 불만이 없다는 것과 맥을 같이 합니다.
제가 옴니아2를 구매했던 2010년 3월...아니 2개월 정도를 더해서 2010년 1월로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스마트폰이라는 것이 애플사에서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세상에 새로운 충격을 주면서 대중화를 앞당긴 것만은 사실이지만, 사실을 얘기하자면 그 이전부터 PDA폰이라는 명칭으로 널리 사용되던 통신장비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주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WinCE 또는 WinCE를 모바일용으로 개량한 Windows Mobile이 OS로 탑재되어 있었고요.
그러던 것이 애플사의 아이폰 출시 이후, WinCE 또는 Windows Mobile로는 아이폰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하여 마이크로소프트사는 Windows Mobile7 개발에 착수하였고, Windows Mobile7 개발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시장에서 잠시 주춤하던 틈새로 구글에서 개발한 리눅스 베이스의 개방형 OS인 안드로이드가 무섭게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가 바로 제가 말씀을 드리는 2010년 1월 쯤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과연 시장이 그렇게 돌아가던 2010년 1월에 삼성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Windows Mobile7을 개발완료하기까지 손가락을 빨고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삼성 역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안드로이드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Windows Mobile 탑재의 옴니아2로서는 아이폰에 대항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안드로이드 기반의 갤럭시S의 개발을 착수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갤럭시S가 2010년 6월에 출시되었다는 사실은 1월에는 이미 갤럭시S 개발이 한창이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부분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Windows Mobile7 개발이 늦어진 것도 하나의 이유일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옴니아2에 탑재되어있는 Windows Mobile6.0 또는 6.5는 Windows Mobile7으로 업데이트가 안 될 것이라는 것이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기 때문에, 같은 시기 대부분의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Windows Mobile 탑재 제품의 생산을 중단한 상태였고 재고털이에 바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삼성은 어떠했는지는 삼성이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타 회사들이 이미 제품으로서의 효용가치가 떨어지는 Windows Mobile 기반의 스마트폰을 헐 값으로 재고털이를 하고 있던 것과는 달리, 마치 아이폰의 대항마는 옴니아2 밖에 없는 것처럼 더더욱 판촉에 열을 올렸습니다.
제가 구입할 당시 판매점에서는 아예 아이폰과 갤럭시A는 상품으로도 생각하지 말라고 할 정도로 험담을 하면서 옴니아2를 권했었습니다. 그리고 구입 이후 딱 3개월 만에 갤럭시S가 출시되고, 시장은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으로 양대 산맥을 이루고, 응용 프로그램(app)들도 안드로이드OS와 iOS에만 맞게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한번 얘기를 합니다. 성능이 비슷한, 아니 어쩌면 좀 떨어질 수 있는 갤럭시A의 사용자는 불만이 없습니다. 오직 옴니아2 사용자만 불만이 있을 뿐입니다. 그 이유는 말이 스마트폰이지, 스마트폰이어서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전혀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OS와 응용 프로그램들로 인해 잦은 오류로 일반 휴대전화보다 더 사용이 불편하기까지 합니다.
저는 삼성의 옴니아2의 보상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많습니다. 하지만, 삼성이 함량미달의 제품을 팔았기 때문은 아닙니다. 다만, 회사 내부에서는 이미 버린 자식이었던 옴니아2를 갖고, 자사의 신제품 갤럭시S가 곧 출시되면 옴니아2는 쓰레기보다도 못 할 것을 뻔히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실을 소비자에게는 전혀 알리지 않고 감추고 속이면서 제품을 정상가에 팔아 치웠기 때문입니다.
사실, 옴니아2 사용자들이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하는 펌웨어 개발을 요구하기도 했었습니다. 하드웨어가 먼저 만들어지고, 거기에 OS를 포팅 시키고 그 다음에 각종 응용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인 제품 개발의 흐름이라고 한다면, 옴니아2 하드웨어에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하는 것도 충분이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삼성에서는 회사차원에서의 지원을 거부했습니다.
현재 시중에 돌아 다니는 이름 바 '옴니로이드' 역시 삼성이 지원한 것이 아니라 외국의 옴니아2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국 사용자들은 왜 보상을 요구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옴니아에 안드로이드OS를 얹힐 생각을 했을까요? 그들은 국내 소비자와는 달리 삼성의 기만행위를 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다 보니 자기가 갖고 있는 옴니아2가 퇴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수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당연히 삼성에 보상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기계를 갤럭시S로 바꿔주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현재 스마트폰 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각종 편의 app(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게만 된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삼성은 통신사 핑계, 해외 사용자의 영향 등등 그럴듯한 핑계거리만을 늘어놓지 말고, 옴니아2 사용자들이 왜 화가 났는지에 대해서 진심으로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