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볼레로를 입거나, 또는 볼레로를 입은 듯 디자인한 드레스들을 소개한다. 눈에 띄는 공통점이라면 어깨의 장식성이 두드러진다는 점. 가을 겨울 결혼식에 큰 힘이 될 볼레로 스타일, 이왕이면 트렌디하게 도전하자.

1 Jesus Peiro
2 Novia Dart
3 Cymbeline
4 Pepe Botella
5 Raffaello
‘볼레로’는 투우사들이 앞을 잠그지 않고 입는 짧은 재킷을 부르는 말로 스페인에 뿌리를 두고 있는 복장. 투우사의 복장이 일반 패션계로 넘어온 것은 19세기 중반 나폴레옹 3세의 부인인 유제니아에 의해서였다. 유제니아는 당시 유럽의 패션 리더 역할을 했던 인물. 스페인 출신인 그녀가 패션을 이끌면서 자연히 스페인 스타일이 유행하게 되었고, 볼레로까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이다. 투우사의 복장에서 시작한 지극히 남성적인 성격의 옷인 볼레로가 자연스럽게 여성 패션으로 정착하고, 이제 그 가운데서도 가장 여성스러운 의상이라고 할 수 있는 웨딩드레스와 찰떡궁합 아이템이 되었다는 사실이 꽤 흥미롭다. 물론 이번 강한 어깨 장식으로 변화를 꾀한 볼레로 디자인이 더 재미있기는 하지만….
먼저 심벌린Cymbeline의 드레스를 보자. 양쪽 어깨에 커다란 꽃을 붙인 볼레로는 웨딩드레스계에 자리 잡은 파워 숄더 경향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스타일. 소매는 길게 디자인해 재킷을 입은 듯 패셔너블한 느낌을 가미하고, 어깨를 강조한 만큼 드레스 자체는 심플한 스타일로 매치시켰다. 심벌린이 큰 꽃으로 과감하게 포인트를 주었다면 노비아 다르트Novia Dart와 페페 보테야Pepe Botella는 잔잔한 꽃 느낌으로 여성스러움을 살렸다. 꽃처럼 보이도록 셔링을 잡아 어깨를 감싼 노비아 다르트의 드레스는 끝자락에도 같은 방식으로 셔링을 넣어 세트 느낌을 강조했다. 한편 페페 보테야는 심플하되 은은하게 꽃 패턴이 들어간 원단을 사용해 입체 플라워 볼레로와 통일감 있게 연출했다. 이 볼레로는 따로 보관해두었다가 가벼운 파티 룩으로 이용해도 좋을 만큼 활용도가 높은 디자인. 반면 꽃으로만 어깨 볼륨이 살아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준 것이바로 헤수스 페이로Jesus Peiro의 드레스이다.
헤수스 페이로는 이번 컬렉션에서 별다른 장식 없이 셔링으로만 드레스를 만들어도 얼마나 우아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실제로는 드레스와 붙어 있지만, 볼레로를 입은 듯하게 어깨를 풍선처럼 부풀린 것이 트렌디한 포인트. 어깨를 한껏 과장했지만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마지막으로 장식성이 강한파워 숄더 볼레로의 전형을 보여줄 디자이너는 라파엘로Raffaello이다. 강렬한 머리 장식부터 시작해 꽃을 구조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 인상적인 볼레로와 층층이 물결치는 드레스는 절묘하게 어우러져 마치 기하학적인 건축물을 보는 듯한 느낌. 그의 실험적인 디자인 정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